스페인에 있는 가족들과 매일 전화 통화
어떤 상황이 와도 선수로서 본분 다해야
올시즌 나에게 80점 주고 싶다
리그 재개후 목표는 당연히 우승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힘든 상황이지만 인내심을 가져야 해요. 서로 배려를 한다 생각하고 조심했으면 좋겠어요."
대한항공은 2016~2017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함께한 가스피리니와 작별하고 올 시즌 새로운 외국인 선수와 함께 하고 있다. 바로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비예나다.
비예나는 큰 신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의 신장은 역대 V-리그 남자부를 거쳐간 선수 중 가장 작은 194cm에 불과하다. 하지만 비예나는 자신의 약점을 이겨내고 공격 지표 전 부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득점(786점), 공격 성공률(56.36%)은 1위, 서브(세트당 0.63개) 2위, 오픈 공격-후위 공격 성공률은 3위에 달리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 시즌 트리플크라운만 여섯 번을 달성했고, 라운드 MVP만 두 번 수상했다. 그야말로 복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비예나는 최근 <더스파이크>와 인터뷰를 가졌다.
비예나는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중단됐다. 훈련이나 숙소 생활 모두 조심하고 있다. 나에게도 시즌 중 리그 중단은 처음이어서 당황스럽다. 언제 리그가 재개될지 모르니 힘들다"라고 말했다.
현재 비예나의 고국인 스페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기준으로 28.572명의 확진자와 1,72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비예나는 "매일 가족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근래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생겨서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
하지만 비예나는 한국에서 프로 선수로서의 본분을 다할 생각이다. 삼성화재 산탄젤로, IBK기업은행 어나이, 한국도로공사 산체스 등이 한국을 떠났지만 비예나는 한국을 떠날 생각이 없다. "선수로서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는 책임감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어떤 상황이 와도 내 본분을 다 해야 한다."
리그 중단 전까지 대한항공(승점 65점 23승 8패)은 9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선두 우리카드(승점 69점 25승 7패)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비예나에게 한 시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부탁했다.
"중간중간에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불행한 순간도 있었다. 예를 들어 한선수, 정성민의 부상이나 대표팀 차출이다. 복잡했던 시즌이지만 그런 아찔한 부분들이 없었다면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비예나의 말이다.
비예나는 리그 재개 후 대한항공이 보완해야 될 점에 대해 한마디를 보탰다. 그는 "우리는 공격이 강점이지만 수비 및 블로킹은 보완해야 한다. 그 부분에 기복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카드전을 승리한다면 우승에 유리하다. 남은 네 경기 모두 챔프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해 집중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비예나는 194cm의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타점 높은 공격으로 상대방을 흔들었다. 6번의 트리플크라운은 비예나의 올 시즌 활약을 증명해 준다.
그는 "높이에 대해서는 생각 안 한다. 오히려 컨디션이나 체력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한 뒤 "나에게 80점 정도 주고 싶다. 기복도 많이 없었고 부상 때문에 경기를 빠진 적이 없었다. 100점을 주지 않은 이유는 아직도 더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이유에는 뛰어난 실력도 있지만 한국리그의 빠른 적응과 한국 문화에 대한 빠른 이해도도 한몫했다. 비예나도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지낸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편하게 생활을 하고 있다. 선수들이 많이 다가와 주기에 더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이 경기를 할 때도 많은 영향력을 주기에 선수들과 더 잘 지내려고 노력한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박기원 감독님도 너무 좋은 감독님이다. 해외리그 감독 경험이 있으신 게 큰 장점이다. 본인보다는 선수나 팀을 위해 헌신하는 분이다. 선수들이 100% 이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신다"라고 설명했다.
비예나는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도 감사함을 표했다. "우리가 경기를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팬분들 때문이다. 무관중 경기를 할 때 팬들이 없어 슬펐다. 나를 많이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나는 복을 받았다. 팬분들과 이 위기를 함께 이기고 싶다. 빨리 상황이 정상화되어 팬분들이 경기장으로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 보고 싶다."
비예나는 마지막으로 스페인에서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자국민들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힘든 상황이지만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서로 배려를 한다 생각하고 조심했으면 좋겠다. 빠른 시일 내에 이 상황이 호전될 거라 믿는다"라고 희망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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