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세트 성공 OK저축은행 이민규 "기회 준 감독님에게 감사하죠"

대전/류한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2 11:17:5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21일 삼성화재와 원정 경기서 V-리그 남자부 통산 6번째로 이름 올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어요." 남자프로배구 OK저축은행 세터 이민규가 V-리그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는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삼성화재와 첫 경기이자 원정 경기에서 선발 세터로 나왔다.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에 3-2로 이겨 첫 승을 올렸고 이민규는 47세트 성공을 기록, 개인 1만15개 세트 성공이 됐다.

1만 세트 성공 달성선수로 V-리그 역대 6번째 주인공이 됐다. 1만 세트는 최태웅(전 현대캐피탈 감독, 현 SBS스포츠 배구해설위원)이 첫 달성했다. 이후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 한선수, 유광우(이상 대한항공) 황택의(KB손해보험)이 1만 세트 성공을 기록했다.

이민규는 삼성화재전을 마치고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사실 1만 세트를 당연히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군 입대 전인 지난 2021년에 9000개를 넘어섰기에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1만 세트 성공 달성엔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군 복무 기간도 있었지만 전역 후 소속팀으로 돌아왔을 때 부상 이슈도 있었고 무엇보다 코트로 나오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이 팀 지휘봉을 잡았을 시기에는 이민규는 코트 보다 웜업 존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팀에 변화가 있었다. 오기노 감독이 사임하고 신영철 전 우리카드 감독이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현역 선수 시절 국내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세터 중 한 명이던 신 감독은 "주전 세터는 이민규"라고 강조했다.

이민규는 "1만 세트가 늦어져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러한 기록을 달성할 수 있게 기회를 준 신 감독께 감사드린다"며 "세터 출신이라 아무래도 주문을 많이 하지만 내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웃었다.

이날도 경기를 앞두고 이민규와 신 감독은 '커피 타임'을 가졌다. 신 감독은 "(이) 민규가 어제(20일)까지는 토스(패스)가 썩 좋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21일) 오전 연습때 보인 모습이 괜찮더라, 그래서 '하던 대로 가자'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민규도 "서로 생각 차이가 있었다. 감독님이 '공끝이 많이 살아서 좋았다'고 말하셔서 경기가 시작된 뒤 이 부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며 "공끝을 살리라는 건 안테나를 기준으로 공이 떨어지지 않게 공격수에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타점을 잡는데 미세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타임에선 토스 뿐 아니라 경기를 풀어갈 전략에 대헤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신 감독은 "미들 블로커 박창성의 위치와 서브 공략에 대해 말했다. 김우진(삼성화재)의 리듬을 흔들어야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창성은 1세트에서만 5차례 상대 공격을 가로막았고 이날 블로킹으로만 8점을 올렸다. 김우진에 대한 목적타 서브도 효과적이었다. 이민규는 서브 길이를 조정했다. 신 감독은 "3세트 이후부터는 짤은 서브를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미들 블로커 오데이(호주)와 속공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민규는 "1~2세트까지는 디미트로프(불가리아)를 주로 토스를 보냈고 3세트부터 오데이를 좀 더 활용하기로 했다. 상대가 속공 견제를 좀 안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렇게 했다. (커피타임에서) 감독님과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민규는 "시즌 초반이라 오데이, 디미트로프와 더 자주 이야기하며 손발 맞추기에 신경쓰고 있다"며 "무엇보다 한 시즌 동안 코트에 더 많이 나오며 그동안 내게 따라다닌 부상 이슈를 떨처야겠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그는 "감독님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된다'고 했다. 예전과 비교해 긍적적인 생각이 더 들고 동기부여도 충분히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KOVO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