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한일전 승리와 함께 8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을까.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9일, 8강 진출 여부를 가장 크게 좌우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5세트 끝에 3-2 승리를 거뒀다. 2승 1패, 승점 5점으로 A조 3위에 오른 한국은 8강 진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아직 8강 진출이 확정된 건 아니다. 도미니카공화국이 3패긴 하지만 두 차례 5세트 승부로 승점 2점을 챙겨 남은 경기에서 2승을 챙기고 한국이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그래서 31일 일본전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전에서 승리하면 한국은 8강 진출을 확정한다.
일본과 가장 최근 맞붙었던 2021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는 0-3으로 패했다. 일본의 안정적인 리시브를 흔들지 못하면서 좌우로 빠르게 뽑아주는 측면 공격을 견제하지 못했다. 일본이 빠른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은 반면 한국은 불안한 리시브와 연결로 공격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한국은 서브가 살아난 3세트 들어서 반격에 나섰다. 듀스 끝에 결국 패했지만 활로를 찾았던 3세트였다.
이번 맞대결에서도 서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모미 아키를 주전 세터로 내세운 이후 일본의 빠르게 전개되는 좌우 날개 공격은 위력을 더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서브가 필요하다. 일본은 날개 공격수 신장이 크지 않은 팀인 만큼 더욱 리시브가 중요한 팀이다. 올해 VNL 맞대결 3세트처럼 일본 리시브 라인을 흔든다면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한국에 긍정적인 부분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서브 위력이 VNL과 비교해 올라갔다는 점이다. 직전 경기였던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도 이긴 세트에서는 서브 공략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도미니카공화국의 어려운 공격을 유도했고 주도권을 가져왔다. 여기에 베테랑 김수지와 양효진이 이루는 센터 블로킹이 나쁘지 않고 김희진 합류로 좀 더 높아진 사이드 블로킹 높이 역시 이전 VNL 맞대결 때보다 웃어주는 부분이다.
일본 자체 변수도 있다. 올해 VNL 맞대결에서 한국 상대로 20점을 기록한 코가 사리나가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코가 사리나를 대신해 이시이 유키가 선발 출전하는 가운데 하야시 코토나도 교체로 자주 코트를 밟고 있다. 특히 브라질전에는 2세트 교체 투입 후 3세트 선발로 나서 8점을 기록했다(8/15). 한국전 역시 언제든 조커로 나설 수 있어 추가로 경계해야 하는 선수다.
일본 리시브를 흔듦과 동시에 우리 리시브가 얼마나 버티느냐도 중요하다. 도쿄올림픽에서는 김연경 윙스파이커 파트너로 출전하는 박정아가 상대 서브 집중 공략 대상이 되고 있다. 브라질전과 케냐전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은 게 박정아였다.
박정아의 불안한 리시브를 가리기 위해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는 김연경이 좀 더 많은 리시브 범위를 커버했다(김연경 팀 내 리시브 시도 최다).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플레이에 능한 일본인 만큼 리시브가 상대적으로 약한 박정아가 공략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얼마나 잘 버텨내느냐도 중요하다.
공격에서는 특히 김희진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이 후위로 갈 때 전위로 올라가는 박정아 역할 역시 중요하지만 반대쪽에서 공격을 함께 풀어가야 하는 김희진이 터져줘야 일본 수비와 블로킹을 분산시킬 수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전의 경우 시작은 좋지 않았다. 세터와 호흡도 완전하지 않았고 타이밍이 조금씩 어긋나면서 힘 있는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세트를 치르면서 김희진을 살리기 위해 중앙으로 파고드는 시간차 공격과 미들블로커로도 뛴다는 점을 활용해 이동 공격을 활용하기도 했다. 2세트까지 공격 성공률 21.74%(5/23)에 그쳤던 김희진은 3세트 이후 공격 성공률 47.62%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3, 5세트에는 공격을 좀 더 수월하게 풀 수 있었다.
김희진은 일본 상대로는 최근 좋은 기억이 있다. 2년 전 이긴 하지만 2019년 두 차례 일본과 경기에서 승리할 당시 모두 활약이 좋았다. 보령에서 열렸던 2019년 VNL 맞대결에서는 21점, 공격 성공률 51.35%를 기록했고 2019년 FIVB 월드컵 당시에는 17점, 공격 성공률 45.45%를 기록했다. 김희진이 그때와 같은 활약을 재현한다면 한국의 승리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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