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툴 네 팀이 모두 정해졌다.
4일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 네 경기가 펼쳐졌다. 8강 결과 한국과 브라질, 미국과 세르비아가 4강에서 만난다. 한국은 조별리그에 이어 다시 한번 브라질을 상대한다. 여자배구 4강 경기는 6일 열린다.
브라질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꺾고 4강에 올랐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중국에 패해 8강에서 물러난 브라질은 9년 만에 올림픽 4강 무대에 복귀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이후 17년 만에 4강 진출에 도전한 ROC는 자신들에게 흐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지하지 못하며 다시 한번 8강에서 짐을 싸야 했다.
1세트부터 2세트 중반까지 흐름은 ROC 쪽이었다. 1세트 나탈리아 곤차로바와 아리나 페도로프체바가 각각 7점, 6점을 올리는 등 결정력에서 앞선 ROC가 먼저 세트를 가져왔다. ROC는 2세트 중반 14-8까지 앞서며 기세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흐름을 바꾼 건 선수 교체와 이후 터진 브라질 속공이었다. 브라질은 2세트 8-12로 뒤진 상황에서 먼저 세터를 로베르타 라츠케에서 부상으로 선발에서 빠져있던 페르난다 마크리스로 바꿨다. 이어 탄다라 카이세타를 대신해 호사마리아를 투입했고 이 교체는 성공적이었다. 마크리스 투입 후 캐롤라인 가타즈와 아나 캐롤라이나의 속공이 살아나며 격차를 좁혔고 역전에 성공했다. 역전승으로 2세트를 가져온 브라질은 3, 4세트도 내리 가져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브라질에서는 가브리엘라 브라가 구이마레스(가비)가 18점을 올렸고 교체 투입된 호사마리아도 16점을 기록했다. 가타즈 역시 16점을 보탰다. ROC에서는 페도로프체바가 20점으로 분전했지만 곤차로바가 11점, 공격 성공률 27.27%(9/33)로 부진한 게 뼈아팠다.
한국은 5세트 끝에 터키를 꺾고 9년 만에 다시 한번 올림픽 4강 무대에 올랐다. 터키는 처음으로 올림픽 여자배구에서 8강에 오른 데 이어 내친김에 4강까지 도전했지만 한국을 넘지 못했다.
한국 서브 공략이 빛난 경기였다. 1세트를 내준 한국은 2세트, 날카로운 서브로 터키 리시브를 흔들며 초반부터 기세를 잡았다. 1세트를 큰 점수차로 내주면서 자칫 크게 무너질 뻔했지만 2세트를 역으로 여유로운 격차와 함께 가져오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5세트 10-10에서 13-10을 만드는 과정에는 박은진 서브가 있었다. 박은진 서브에 터키 리시브는 크게 흔들렸고 김연경이 두 차례 다이렉트 득점으로 연결해 격차를 벌렸다.
경기를 끝내는 득점까지 책임진 김연경은 이날 총 28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올렸다. 박정아가 16점, 양효진은 블로킹 6개 포함 11점을 보탰다. 터키에서는 메르엠 보즈와 에다 에르뎀으로 이어지는 두 베테랑이 각각 24점, 15점으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현재 여자배구 최고 아포짓 스파이커로 불리는 두 선수, 티야나 보스코비치와 파올라 에고누 맞대결로 주목을 받은 세르비아와 이탈리아 경기에서는 세르비아가 3-0으로 승리했다.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개인 기록에서도 보스코비치 승리였다. 보스코비치는 이날 24점, 공격 성공률 52.5%(21/40)를 기록해 16점, 공격 성공률 33.33%를 기록한 에고누에 우위를 점했다. 세르비아는 에고누 공격 코스를 철저하게 막았고 에고누는 상대 디그에 공격이 걷어 올려짐과 동시에 범실도 늘었다.
에이스 맞대결 승리와 함께 리시브와 범실 싸움에서도 세르비아가 앞섰다. 이탈리아가 범실 20개를 기록하는 사이 세르비아는 14개를 기록했고 리시브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이탈리아는 세터와 공격수 호흡도 아쉬웠다. 오펠리아 말리노프가 선발로 나섰지만 2, 3세트는 알레시아 오로를 내세웠다. 이탈리아는 3세트의 경우, 중반까지 리드를 잡으며 한 세트를 만회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범실과 리시브 불안으로 리드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고 3세트도 역전패를 당하며 무너졌다.
미국은 도미니카공화국을 3-0으로 완파하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9년 만에 다시 오른 8강 무대에서 다시 한번 미국에 가로막혔다. 도미니카공화국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8강에서 미국을 상대했고 그때도 0-3으로 패했다.
부상을 입은 조던 톰슨을 대신해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고 있는 안드레아 드류스가 21점으로 맹활약했고 미셸 바치-해클리도 13점을 보탰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브라옐린 마르티네스가 16점으로 팀 내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추가 화력 지원이 여의치 않았다. 1, 2세트 선발 출전한 베따니아 데라크루즈(베띠)는 2점에 그쳤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 결과
한국 3-2 터키 (17-25, 25-17, 28-26, 18-25, 15-13)
미국 3-0 도미니카공화국 (25-11, 25-20, 25-19)
세르비아 3-0 이탈리아 (25-21, 25-14, 25-21)
브라질 3-1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23-25, 25-21, 25-19, 25-22)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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