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아쉬움 털고, 다음 시즌 믿음직한 모습 보여드릴게요."
페퍼저축은행 박은서는 데뷔 시즌이었던 2021-2022시즌을 많은 아쉬움만 안고 마무리해야 했다. 팀이 힘들 때마다 들어가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흥국생명 정윤주, 도로공사 이윤정과 함께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던 박은서다. 23경기(48세트)에 출전해 101점, 공격 성공률 39.57%를 기록 중이었다. 지난 12월 25일 흥국생명전에서는 개인 최다 18점을 올리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배구 팬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일신여상 재학 시절부터 박은서를 괴롭혀 온 왼쪽 발목이 문제였다. 김형실 감독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박은서의 수술을 결정했고, 박은서는 결국 지난 2월 초에 수술을 받았다. 2월 3일 KGC인삼공사전이 데뷔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최근 <더스파이크>와 이야기를 나눈 박은서는 "감독님이 나의 상태를 보고 일찍 수술을 하는 게 낫다고 말씀하셨다. 물론 시즌을 완주하고자 하는 욕심도 컸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빨리 수술하는 게 나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면, 아무리 빼어난 활약과 임팩트를 보였어도 신인왕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은서는 "신인왕보다는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게 더 아쉬움이 크다. 윤주나 윤정 언니가 워낙 잘 했기에 괜찮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박은서는 일신여상 시절부터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공수 양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프로는 냉정했다. 공격은 통했을지 몰라도, 언니들의 서브를 버티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데뷔 시즌 리시브 효율은 단 8%에 불과했다.
데뷔 시즌을 돌아본 박은서는 "리시브가 정말 힘들었다.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내 앞에 높고, 견고한 언니들이 있다 보니 뚫어내는 게 쉽지 않았다. 모든 게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형실 감독은 박은서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선발보다는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교체 멤버로 활용했다. 그래도 교체보다는 선발로 뛰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큰 게 모든 선수들의 솔직한 속내다.
박은서는 "선발 욕심은 물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들어가서 다른 언니들처럼 잘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됐다. 불안감이 조금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교체로 들어가는 게 나았다. 교체로 들어갔기에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다"라고 힘줘 말했다.
박은서는 프로에서 첫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염색도 해보고, 시즌 때 자주 못 만났던 가족들과 친구들도 만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또한 모교인 일신여상에도 방문했다. 일신여상에는 박은서의 친동생 박은지(177cm)도 선수로 활약 중이다. 박은지는 고등학교 3학년으로 세터 포지션을 맡고 있다.
박은서는 "동생을 보고 왔는데 열심히 하고 있더라. 키는 컸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비슷한 것 같다"라고 웃었다.
말을 이어간 그는 "동생과 나는 포지션이 다르다 보니 프로에 오면 분명 느끼는 부분이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잘 하고 있기에 프로에 와도 잘 적응할 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페퍼저축은행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박은서는 비시즌, 굵은 땀방울을 흘릴 예정이다. 박은서는 "첫 시즌은 준비 기간이 짧았다. 분명 첫 시즌보다 나을 거라 생각한다. 지난 시즌보다 코트 위에서 믿음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한 시즌 동안 너무 많은 응원을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 다음 시즌에도 좋은 모습 보여 드릴 테니까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_광주/이정원 기자, 더스파이크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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