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서영욱 기자] 1세트 부진했지만 이후 활약하며 중요한 승리를 가져오는 데 앞장선 러셀이다.
한국전력 러셀은 20일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익숙한 자리로 돌아왔다. 17일 대한항공전에는 박철우 결장 여파로 아포짓 스파이커로 출전했다. 20일 경기에는 다시 윙스파이커로 돌아왔고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는 이태호가 채웠다.
20일 경기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1세트에 5점, 공격 성공률 30.77%에 그쳤다. 1세트 12-15로 뒤진 상황에서 잠시 교체됐을 때는 장병철 감독이 러셀에게 다가와 뭔가를 주문하며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한 장면도 포착됐다. 이후 러셀은 다시 주 공격수다운 활약을 펼쳤다. 2세트부터 4세트까지 모두 팀 내 최다득점을 올리며 공격 성공률도 50% 이상을 기록했다. 5세트에도 5점을 보탠 러셀은 이날 총 40점을 기록하며 한국전력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40점은 러셀이 V-리그에 입성한 이후 기록한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러셀은 “중요한 경기에서 거둔 승리다. 박철우를 비롯해 몇몇 선수가 부상으로 고생 중인 와중에 기록한 값진 승리다”라며 “남은 세 경기를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박철우가 결장하면서 공격에서 러셀이 책임져야 할 비중은 더 커졌다. 앞선 17일 대한항공전에는 다소 아쉬웠지만(21점, 공격 성공률 41.3%) 20일 경기에서는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을 기록하는 등 부족함이 없었다. 러셀은 박철우 공백을 언급하며 이에 따른 부담과 책임감을 돌아봤다. 러셀은 “박철우가 없다는 걸 떠올리면 부담이 생긴다. 그래서 최대한 의식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라며 “40점을 올린 건 정말 기분 좋다. 박철우가 빠지면서 생긴 공격에서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채울 만큼 득점을 올린 기분이다. 내 역할을 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1세트 부진하며 세트도 내줬다. 잠시 교체된 사이 감독으로부터 강한 주문을 듣기도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장병철 감독은 “싸움꾼이 되라고 주문했다. 특히 오늘 경기 전부터 그런 면을 강조했는데 1세트 초반에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아 강조하기 위해 그런 주문을 했다”라고 밝혔다.
러셀은 당시 교체가 경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감독님께서 와서 더 공격적으로 해달라고 했다. 오늘 승리를 위해서는 내 활약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라고 1세트를 돌아본 러셀은 “확실히 교체되고 잠시 숨을 고르고 들어가니 리듬을 다시 찾는 데 도움이 됐다. 앞선 경기에는 장염도 있었고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기도 했다. 리듬을 찾을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 리듬을 찾은 후에는 잘 풀렸다”라고 말했다.
아슬아슬하게 이어간 연속 서브 에이스 기록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러셀은 출전한 32경기에서 모두 서브 에이스를 기록해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최장기간 연속 서브 에이스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다. 33번째 경기였던 20일 경기에는 4세트까지 서브 에이스가 나오지 않아 기록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5세트 5-2 상황에서 네트 상단을 맞고 행운의 서브 에이스를 만들어내면서 기록은 이어졌다.
러셀은 “연속 서브 에이스 기록을 크게 의식하진 않았다. 다만 그전까지 몇 차례 서브가 아깝게 나간 게 있었다. 리듬을 찾는 데 주력했다”라며 “마지막에 운 좋게 서브 에이스가 나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20일 경기 승리로 한국전력은 OK금융그룹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이제 남은 경기는 세 경기. 봄 배구 확정을 위해서는 막판까지 전력 질주해야 하는 상황이다. 러셀은 “우린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남은 세 경기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더 열심히 임하면서 전진하겠다”라며 마지막 세 경기를 향한 각오를 내비쳤다.
사진=수원/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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