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뭐 잘못한 줄 알았어요”
GS칼텍스는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IBK기업은행과 3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6, 25-14, 25-13)으로 완승을 거뒀다.
모든 게 잘 풀렸다. 매 세트 큰 점수 차로 가져왔다. 차상현 감독도 여러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웜업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이날 경기에서 16명의 GS칼텍스 선수가 코트를 밟았다.
모든 선수가 코트에서 제 몫을 다했지만 김유리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었다. 2세트 스타팅으로 들어선 김유리는 이날 경기를 통해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7점)에 이어 한 세트 최다 득점(5점)까지 갈아치웠다. 공격 성공률은 75%에 달했다.
올 시즌 첫 인터뷰실 방문이었다. 김유리는 “조금 놀랬다. ‘내가 왜?’하는 생각도 들고 뭐 잘못 한 줄 알아서 놀란 마음이 컸다”라고 소감을 들었다.
오랜만에 긴 시간 동안 코트를 밟았다. 김유리는 “코트에 들어갈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 3세트쯤 들어갈 줄 알았는데 2세트부터 투입됐다. (안)혜진이랑 호흡이 좋았다. 나를 믿고 써줬는데 잘 통하면서 경기도 잘 풀어졌다”라고 설명했다.
확실히 이전보다 코트보다 웜업존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김유리는 팀을 먼저 생각했다. 김유리는 “코트에 못 들어가서 아쉽다는 생각은 없다. 더 잘 뛰는 선수가 뛰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웜업존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 않는다. 분위기 메이커로 응원에 앞장설 뿐만 아니라 후배들을 다독이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김유리는 “흐름에 맞춰 준비를 해야 할 선수가 있으면 힘을 실어준다. 블로킹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자리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잘할 수 있다고 북돋아 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성격은 굉장히 내성적이고 낯가림에 부끄럼도 많다. 하지만 성격이 변한 것 같다. 장난도 먼저 치려고 하고 선수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면서 밝아졌다”라고 덧붙였다.
차상현 감독 역시 김유리의 헌신을 잘 알고 있었다. 차 감독은 “유리가 우리 팀 고참이다. 우리 팀에 오래 있었는데 웜업존에 빠져있으면 본인 스스로 다운될 수 있다. 불구하고 웜업존에서 분위기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들어가면 제 몫을 다 해주는 선수라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칭찬을 들었다.
차상현 감독과 스스럼없이 장난도 치는 사이다. 차상현 감독은 “유리가 지나갈 때마다 나를 툭툭 친다”라고 언급한 이야기를 듣자 김유리는 “감독님께서 잘 받아주셔서 더 하는 것 같다”라고 웃었다.
지난 시즌과는 확실하게 달라진 팀 컬러로 시즌을 치르고 있는 GS칼텍스다. 김유리는 “지난 시즌에는 러츠의 힘이 강했다. (이)소영이랑 (강)소휘가 함께 득점을 올리는 게 많았다. 올 시즌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한다. 끝에는 우리가 위에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하고 있다. 감독님 말을 믿으니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진_더스파이크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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