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패기 그리고 성장’ 앞세워
도약을 노린다
남자부는 최근 순위표에서 익숙한 그림이 반복되었다. 현대캐피탈-대한항공이 꾸준히 최상위권을 지키는 와중에 최근 두 시즌에는 우리카드가 추가됐다. 이 세 팀과 나머지 팀의 격차는 꽤 컸다. 다가올 2020-2021시즌에는 새로운 그림이 나올 수 있을까? 마침 시즌을 앞두고 첫 외국인 감독 부임과 여러 흥미로운 트레이드 등 변화 요소가 많았다. 남자부 여섯 번째 순서는 새 사령탑과 외국인 선수와 함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려는 KB손해보험이다.
Strength(강점) 케이타, KB를 부탁해
KB손해보험에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합류한 노우모리 케이타가 존재한다. 케이타는 206cm에서 나오는 점프력과 타점이 엄청난 위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컵대회는 호흡 맞출 시간이 부족해 동행하지 않았지만 이후 연습경기서 파괴력이 넘쳤다. 코트 곳곳을 찌르는 공격은 물론 서브에서도 강력함을 보였다. 강하게 밀어붙이는 만큼 범실도 있었지만 이는 시간이 흐르고 적응력을 키운다면 해결될 부분이다.
만 19세인 케이타의 가장 큰 무기는 ‘성장 가능성’이다. 이상렬 감독은 케이타의 잠재력을 높이 샀다. 매 시즌 외국인 선수 ‘운’이 닿지 않았던 KB손해보험이기에 케이타가 악연을 끊어주길 바란다.
Weakness(약점) 확실한 날개 부재와 리시브 불안
확실한 주전 날개 공격수가 없다. 한방을 책임져 줄 선수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첫 번째 옵션으로 통하는 김정호는 2018-2019시즌 후반부터 주전으로 나섰지만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에서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한 김학민이 공격에서 소방수로 등장했지만 여전히 리시브가 불안하다. 지난 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입단한 홍상혁도 성장이 더디다. 컵대회 1경기 1세트 출전에 그쳤다. 비시즌 전력 보강이 없었기에 내부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전 리베로 정민수의 입대로 인한 공백도 크게 다가온다. 정민수가 빠진 KB손해보험은 컵대회 팀 리시브 효율 28.70%에 머물렀다.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20%대를 기록하며 약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Opportunity(기회) 깜짝 활약, 시즌 때도 이어질까
프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윙스파이커 김동민의 성장세가 무섭다. 컵대회에서 팀은 전패를 당했지만 김동민의 활약은 위안으로 다가온다. 지난해 입단한 김동민은 공격보다는 수비 강화를 위해 투입됐다. 컵대회에선 달랐다. 김동민은 공격 선봉에 나서 김정호와 함께 득점포를 가동했다. 블로킹을 이용해 득점 내는 기술이 한층 좋아졌다. KB손해보험에 불안했던 윙스파이커 한자리를 꿰찰 확률이 상승했다. 이상렬 감독도 김동민의 성장 곡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들블로커 구도현의 활약도 눈여겨 볼만하다. 교체로 출전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주전으로 뛴 컵대회에서 황택의와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구도현의 속공 성공률은 75%에 달하며 1위에 올랐다. 이는 황택의의 공격 옵션을 넓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Threat(위협) 무시 못 하는 체력부담
베테랑 선수들의 급격한 체력 저하가 눈에 띈다. 김학민과 곽동혁은 어느덧 37세다. 김학민은 특유의 체공력을 이용한 오픈과 후위 공격에 능한 선수다. 하지만 컵대회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타점과 파워가 떨어졌다. 지난 시즌 공격 성공률(49.13%)에 훨씬 못 미친 성공률(37.74%)이 나왔다. 리베로 곽동혁은 정민수의 입대와 동시에 다시 주전을 꿰찼지만 시즌 전체를 책임지기엔 체력 부담을 안고 있다.
X-팩터 곽동혁
곽동혁은 프로 13년 차 베테랑 그리고 수비의 핵 리베로다. 어느 면으로 보나 팀 중심을 잡아야 할 위치에 서 있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리베로로 활약한 정민수는 군입대로 자리를 비웠다. 정민수는 2019-2020시즌 리시브 5위, 디그 2위로 후방 수비에 앞장서며 존재감이 컸다. 이제는 곽동혁이 공백을 메워야 한다. 지난 시즌 11경기 21세트 출전에 그쳤고 리시브 효율 25.86%로 좋지 못했다. 2020 컵대회에서 41.67%를 기록했지만 점유율이 적었고, 한 시즌을 이끌어가기엔 만 37세로 체력적 부담을 안고 있다. 다양한 패턴플레이를 가져가기 위해선 곽동혁의 안정감이 필요하다.
BEST & WORST 시나리오
베스트
케이타의 위력이 어마어마하다. 2인분 이상을 해낸다. 황택의 역시 최고연봉자다운 패스웍을 보이며 봄배구를 맛본다.
워스트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치솟는다. 윙스파이커들이 자리 잡지 못하며 흔들린다. 팀은 최하위권에 머무른다. 언제나 그랬듯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바라본다.
글/ 서영욱, 이정원, 강예진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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