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건의 활약을 지켜본 수장과 배구여제는 아낌없는 칭찬을 건넸다.
흥국생명은 13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IBK기업은행과 A조 예선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16, 25-23, 24-26, 28-26)을 꺾으며 승전보를 울렸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권순찬 감독은 이번 시즌 빠른 배구를 지향하는 동시에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여기에 ‘배구여제’ 김연경이라는 천군만마를 얻었다.
하지만 컵 대회에 앞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악재를 만났다. 부상선수까지 겹치면서 8명으로 대회에 나선 흥국생명은 한 줄기 희망을 발견했다.
4년 차에 접어든 아웃사이드 히터 김다은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로 코트를 밟은 김다은은 양 팀 최다 득점인 22점을 터트렸고, 공격 점유율도 33.55%로 제일 높았다.
갑작스러운 포지션 변경이었지만 오히려 기회로 만들었다. 김다은은 “지난 시즌에 아포짓으로 뛰었기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 내가 제일 자신있는 공격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언니들이 잘 해줬고, 나는 최대한 공격력을 높이려고 했던 게 승리로 이어졌다”라고 이야기했다.
리시브 시도는 10개에 그쳤지만, 본인에게 향하는 목적타를 받아내면서 30%라는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제 몫을 다 한 김다은은 “지금까지 연습했던 걸 보답받는 느낌이라 기쁘다. 또 많은 팬분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전력 이탈이었지만, 흥국생명 선수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김다은은 “사실 엄청나게 떨렸다. 제발 이기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누가 빠지더라도 그 자리를 옆 사람이 채워주고 도와가면서 했다.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코트 안에서 이야기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많은 출전 기회를 얻고, 이를 잘 살리고 있는 김다은. 어린 선수의 성장은 반가울 따름이다. 권순찬 감독은 “다은이가 부상 없이 훈련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했다”라고 칭찬하면서 “다은이를 처음 만났을 때랑 지금을 비교하면 훨씬 좋아졌다. 리시브에도 자신감이 많이 붙었고, 공격력도 많이 올라왔다”라고 덧붙였다.
김연경 역시 김다은에게 엄지척을 건넸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김연경은 “수훈 선수 인터뷰에 다은이가 왔어야 했다. 기량이 훨씬 좋아져서 지금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본인을 향한 기대를 이제 실력으로 증명하고자 한다. 김다은은 “이날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 같이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순천/문복주 기자
영상 촬영 및 편집_순천/이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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