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태극마크를 단 김다은(흥국생명)이 국제대회에서 값진 경험을 쌓고 있다.
김다은은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앞두고 여자배구대표팀에 발탁됐다.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 1주차 14인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2주차를 앞두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VNL 데뷔전을 치렀다.
2001년생의 180cm 아웃사이드 히터 김다은은 대표팀에서 아포짓으로 기용되고 있다. 2주차 첫 경기였던 브라질전에서는 서브 1개, 블로킹 1개를 성공시키며 11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27일 한국 수원에서 열린 3주차 첫 경기 불가리아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19득점으로 분전했다. 1세트에만 7득점을 올렸다. 이날 한국 내에서는 가장 많은 공격 비중을 가져갔다. 총 49회 공격 시도해 17득점을 챙긴 것. VNL에서 총 5경기를 경험했다. 아직 완벽한 아포짓은 아니지만 꾸준히 성장 중이다.
불가리아전 3세트 23-24 상황에서도 김다은이 상대 블로킹을 이용한 공격으로 득점을 챙기면서 듀스를 만들었다. 바로 표승주의 서브 득점까지 나오면서 한국이 3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4세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1-3(22-25, 18-25, 26-24, 15-25)으로 패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김다은은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좋지 않아서 아쉬웠다. 다음 경기가 또 있으니 더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3세트 23-24에서 나온 공격 득점에 대해서는 “자신 있는 공격 코스가 직선이다. 상대 블로킹이 높기 때문에 막힐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서 쳐내서 득점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첫 VNL 무대에 오른 김다은은 즐기고자 한다. 그는 “비행시간이 길어서 힘들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 빼고는 괜찮았다. 힘든 것보다 즐기려고 했다”면서 “또 세계적인 선수들을 많이 보고 왔다. 그 선수들의 기술적인 부분을 보면서 따라해보려고도 했고, 내 것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며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느낀 소회도 전했다.
세자르 감독도 김다은을 두고 ‘성장’을 언급했다. 세자르 감독은 “이번에 처음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것 역시 대표팀이 나아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그동안 아웃사이드 히터들의 공격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정통 아포짓이 전무한 상황에서 일본처럼 아웃사이드 히터 3명을 기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포짓 자리에 들어서는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포짓에서 랠리 매듭을 지어야 원활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의 중요성은 크다. 독일 대표팀도 2007년생 아웃사이드 히터 레나 그로저를 3주차 명단에 포함시킨 이유도 ‘경험’이다. 독일의 비탈 헤이넨 감독은 “그로저는 배우러 왔다. 기자회견도 처음인 만큼 모든 것을 배우고 있다. 기회를 얻고, 경기를 뛰면서 지는 경험도 필요하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데리고 왔다”고 했다.
한국의 김다은도 VNL 9연패 속에서 발견한 희망이다.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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