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시즌도 포스트시즌만 남았다. 남자부 대한항공, 여자부 현대건설 모두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1위를 확정 짓고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획득했다. 스무번째 V-리그 왕좌에 오를 팀은 누구일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역대급 1위 싸움으로 시선이 집중됐다. 2024년 봄배구 역시 예측불허의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치열한 다툼 속에 마지막에 웃을 팀 그리고 누가 ‘별중의 별’ MVP의 주인공이 될지 예측해봤다.
남자부 대한항공vs우리카드vsOK금융그룹
우승 향방도 예측 불허
SBS스포츠 최천식 해설위원
대한항공이 큰 경기 경험이 많고 세터가 안정적이지만 단기전에서는 1차전이 가장 중요할 거다. 1차전에서 이기는 팀이 가장 유리할 거라고 생각한다.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서브 전술을 정규리그 때처럼 한다면 힘들다고 본다. 어느정도 도박을 해야 한다. 그런데 OK금융그룹이 챔프전에 간다면 우승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들어가기 전에 챔프전에서 만날 상대로 대한항공과 OK금융그룹을 예상했다. 미들블로커 한 자리와 세터에 물음표가 있었지만 나머지는 탄탄했다고 생각했다. 특히 레오가 제 몫을 충분히 해줬다.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아포짓을 오갔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정답을 찾았다. 레오 공격 점유율을 올리고 (신)호진이의 리시브 점유율을 키우면서 최적의 전술을 찾았다. 다만 단기전에는 과감한 서브가 필요할 거다.
레오라는 확실한 공격수가 있다. 결국 세터가 볼을 정확하게 올려야 한다. 곽명우가 중요한 키를 가지고 있다.
유력한 MVP 후보를 예상하면 OK금융그룹은 당연히 레오다. 이유가 필요 없다. 대한항공은 지금 흘러가는 걸 봤을 때 임동혁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예년에 비해 한선수가 많이 흔들렸다. 챔프전의 활약을 봐야겠지만 다른 팀은 확실하게 답을 내리긴 어려울 것 같다.
KBSN 스포츠 김민철 해설위원
남자부 챔프전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은 우리카드다. 마테이의 부상 공백에도 불구하고, 송명근과 잇세이의 활약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발 빠르게 아르템을 영입하면서 공수의 조직력을 강화했다. 5라운드까지 팀을 선두권으로 이끌었던 김지한-한성정의 공격력과 수비력도 여전히 위력적이라서 교체 자원까지 풍부하다. 다만 송명근-아르템의 리시브 불안과 전력의 핵심인 한태준의 큰 경기 경험 부족은 리스크다.
우리카드가 우승한다면 남자부 챔프전 MVP로는 한태준이 유력하다. 우리카드는 레오 같은 압도적 공격력을 가진 외국인 공격수가 없기 때문에, 우승을 하는 데 있어서 한태준의 볼 배분과 세트 성공률이 매우 중요하다.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가정 하에 한태준의 챔프전 MVP 수상을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MK스포츠 이정원 기자
남자부 우리카드 기세가 대단하다. 마테이가 빠지면서 위기가 올 거라 했지만 아르템이 의외로 해주고 있고 송명근이 터졌다. 여기에 블로킹 1위 이상현까지. 물론 대한항공과 OK금융그룹의 경험도 무시 못하지만 시즌 전 약체 평가에도 1위 싸움을 하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유력한 MVP 후보는 송명근이다. 시즌 초반과 중반에는 코트가 아닌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나 후반 들어 우리가 알던 송명근으로 돌아왔다. 호쾌한 스윙이 장점인 송명근은 마테이가 빠져 위기에 빠질 뻔한 우리카드를 구한 선수. 송명근은 챔프전 우승 두 번의 경험에 챔프전 MVP 출신이다. 후반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우리카드의 창단 첫 우승도 꿈은 아니다.
스포츠서울 강예진 기자
OK금융그룹의 챔프전 우승 확률이 높아 보인다. 오기노 감독 체제서의 변화가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범실 등으로 흐름을 내주는 경우가 눈에 띄게 줄었다. 여기에 에이스 레오까지 맹활약 중이다. 단기전은 아무도 모르지만, 레오라는 특출난 선수 한 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유력한 남자부 챔프전 MVP 역시 레오다. 단연 레오다. 레오가 없었으면 봄배구 자체도 어려웠을 듯하다.
더스파이크 이보미 기자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우리카드다. 물론 대한항공의 우승 DNA는 강하다. 베테랑 선수들의 노련함도 돋보인다. 비시즌 부상을 당했던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 미들블로커 김민재 등도 제 컨디션으로 끌어 올렸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해볼 때 좀처럼 매끄러운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대체 외국인 선수 무라드 칸이 아포짓으로 나서고 있지만, 임동혁의 공격력이 더 무섭다. 하지만 임동혁은 정규리그 막판 경미한 부상으로 결장하기도 했다. 소방수가 아닌 아포짓 한 자리를 차지하며 봄배구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말한 임동혁이다. 정지석도 꾸준히 코트를 밟고 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공격과 서브에서 아직 100%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아웃사이드 히터 공격력을 100%로 끌어 올리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우리카드는 마테이가 부상으로 팀을 떠났지만, 아르템을 데려왔다. 공격 자원을 고루 활용하며 여러 조합을 확인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아르템과 아포짓 잇세이,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과 송명근, 한성정까지 보유하고 있다. 파이팅이 넘치고 OK금융그룹에서 우승 경험까지 있는 송명근이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는 송명근이다. 아울러 시즌 막판에는 세터 한태준의 속공 타이밍도 인상적이다. 반격 상황에서도 상대 허를 찌르는 속공 득점을 합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블로킹 1위, 속공 6위 이상현은 연습 때 맞춰온 결과라고 했다. 2004년생의 프로 2년차 세터 답지 않은 침착함으로 코트 위에서 팀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비하면 경험이 부족한 우리카드이지만, 그 기세가 심상치 않다.
우리카드가 우승할 경우 MVP 역시 한태준이 유력하다. 처음으로 주전 세터 자리를 맡았지만, 큰 위기 없이 제 자리를 지켰다. 경험이 부족하기에 굴곡이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외국인 선수 부상과 교체로 변화가 큰 상황에서도 한태준은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드러내며 우리카드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역대 최연소 MVP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스파이크 김하림 기자
OK금융그룹의 챔프전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시즌 후반 레오의 공격 점유율이 올라간 이후 달라진 플레이는 모든 팀들을 무섭게 만들었다. 실제로 4라운드에는 전승을 달리며 쾌조를 알렸고, 공격과 함께 서브가 터지는 날에는 상대편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기가 많았다.
대한항공에는 상대 전적에서 2승 4패로 밀리지만 최근 맞대결에선 수비와 결정력에서 앞선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우리카드에는 4승 2패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단기전에서는 미친 선수 한 명이 나와야 하는데, OK금융그룹은 신호진이 돼야 한다. 레오의 리시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리시빙 아포짓으로 뛰고 있는 신호진은 수비부터 공격까지 본인의 역할을 십분발휘해야 한다.
OK금융그룹이 우승한다면 레오가 챔프전 MVP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긴 이유는 필요 없을 것 같다.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것 같다.
더스파이크 김희수 기자
대한항공의 2023-24시즌 정규리그는 순탄치 않았다. 대한항공 왕조를 건설했던 지난 몇 시즌을 돌아봐도 가장 고비가 많았던 정규리그였을 듯하다. 정들었던 외인 링컨 윌리엄스의 이탈과 정지석-김민재의 부상 공백 등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이 많았다. 이로 인한 기복도 심했지만, 이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
챔프전에 직행한 대한항공이다. OK금융그룹을 상대로는 상대전적의 우위를 살리는 것이 가능해보이고, 우리카드를 상대로는 한태준보다 큰 경기 경험이 압도적으로 많은 한선수-유광우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MVP 유력한 후보는 정한용이다. 사용구가 미카사로 교체된 뒤 V-리그는 전반적으로 서브 득점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스파이크 서버들에게는 불리하고, 플로터 서버들에게는 유리할 것이라는 기존의 예측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정한용은 다르다.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세트당 평균 서브 득점이 크게 올랐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서브 한 방이 갖는 파괴력이 얼마나 강한지는 그간 대한항공이 가장 잘 보여줬다. 링컨 윌리엄스도, 정지석도 서브로 결정적인 순간 존재감을 발휘했고 결국 챔피언결정전 MVP를 거머쥐었다. 이제는 떠오르는 별 정한용의 차례다.
여자부 현대건설vs흥국생명vs정관장
정관장의 기세가 변수
SBS스포츠 장소연 해설위원
김연경이라는 선수는 다 알고는 있지만 참 대단한 것 같다. 김연경이라는 선수가 있어서 흥국생명이 우승할 것 같다. 다만 정관장이 챔피언결정전에 가서 (이)소영이가 뛴다면 정관장이 우승할 확률이 높아질 것 같다. 정관장이 챔피언결정전에 간다면 이소영의 출전 여부가 관건이 되겠다.
MK스포츠 이정원 기자
여자부 정관장의 기세가 대단하다. 시즌 막판 보여준 퍼포먼스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소영이 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지만 지아-메가 쌍포가 있고 박혜민, 이선우가 그 자리를 메운다. 정호영-박은진 중앙 듀오도 존재감을 보이고 있고, 염혜선도 농익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 잡은 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연속 실점이라는 약점만 피한다면 12년 만의 챔피언 등극도 꿈은 아니다.
스포츠서울 강예진 기자
정관장의 우승이 점쳐진다. 포스트시즌을 확정한 3팀 가운데 가장 기세가 좋다. 7연승의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타 팀 감독들 역시 정관장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현대건설, 흥국생명과 비교했을 때 모자란 포지션이 없다. 삼각편대가 고른데, 세터 염혜선이 이를 잘 조율하고 있다. 이소영의 부상이 변수로 작용하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다. 자신감, 승리 DNA가 장착됐다.
유력한 MVP 후보는 메가다. 시즌 초 불안하던 서브까지 안정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공격은 말할 것도 없다. 단기전은 미치는 선수가 나오기 마련인데 메가가 주인공일 듯하다.
더스파이크 이보미 기자
시즌 후반기 기세가 좋았던 정관장이다. 하지만 정규리그 6라운드 막판 흥국생명의 기세도 이에 못지 않았다. 현대건설과 맞대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포효했기 때문. 여전히 리스크를 안고 있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다. 현대건설은 정지윤이 있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공격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양효진도 목 쪽에 경미한 부상을 안고 있는 가운데 양효진을 상대하는 팀들의 수비도 철저해졌다. 결국 현대건설은 모마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공격을 뚫어주면서 상대 블로킹을 따돌릴 수 있다면 현대건설이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흥국생명의 세터 리스크를 보완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 이원정을 기용하고 있지만 정규리그 마지막에 무릎 관리를 위해 결장하기도 했다. 세터가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공격력이 좋은 레이나와 윌로우가 랠리 매듭을 지어준다면, 김연경-윌로우-레이나 삼각편대는 무서워진다. 시즌 후반 베테랑 김수지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속공도 구사하고 있고, 결정적인 순간 상대 공격을 가로막으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흥국생명의 강점은 공격력이다.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공격력을 뽐낸다면 승산이 높다. 김연경이 유일하게 전 경기를 소화하며 팀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윌로우-레이나의 컨디션이 관건이다.
챔피언결정전 MVP 역시 김연경이 유력하다. 올 시즌에도 팀 내 가장 공헌도가 높은 선수가 김연경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김연경이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 김연경은 프로 데뷔 시즌인 2005-06시즌, 2006-07시즌과 2008-09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를 거머쥔 바 있다. 개인 통산 4번째이자 15년 만의 ‘별중의 별’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김연경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시즌이다. 김연경은 지난 12일 현대건설전이 끝나고 은퇴 여부에 대해 “고민 중이다. 노코멘트다”고 했다.
더스파이크 김하림 기자
흥국생명의 챔피언 등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흥국생명에는 결국 김연경이라는 믿고 보는 해결사가 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도 김연경의 활약 덕분에 흥국생명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봄배구에 함께 올라온 현대건설과 정관장 대부분의 선수들은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하지 못한 반면 흥국생명은 직전 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을 다녀왔다. 챔피언결정전의 경험 여부도 크게 작용할 거라고 본다.
김연경이 없는 흥국생명이라면 지금의 자리에 있지 못할 수도 있을 거다. 그만큼 팀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굉장하다. 또 베테랑으로 큰 경기 경험도 많다. 팀원들이 흔들리더라도 평정심을 잡을 여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더스파이크 김희수 기자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으로 정관장을 뽑겠다. 정관장은 여자부에서 라이트 백어택과 파이프의 점유율과 성공률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보여주는 팀이다. 다른 팀이 두 개의 공격 옵션을 쓸 수 있는 상황에서 정관장은 네 개까지도 옵션의 개수를 늘릴 수 있다.
당연히 막는 입장에서는 신경 쓸 게 많아지고, 경기 내내 불리한 수 싸움을 벌여야 한다. 그렇다고 공격력만 강한 팀도 아니다. 정호영과 박은진이 지키는 중앙의 높이는 상당하고, 시즌 내내 폼이 불안하던 노란까지 막바지에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방패의 단단함도 만만치 않은 팀이다. 이소영의 부상 이탈이 변수지만, 정관장은 박혜민이 뛰었던 1라운드에도 충분히 좋은 팀이었다. 우승을 향한 정관장의 염원이 이제는 이뤄질 순간이 온 것 같다.
정관장이 우승한다면 MVP로는 염혜선이 유력해보인다. 상술했듯 정관장이 강팀인 이유는 타 팀보다 많은 유효 공격 옵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유효 옵션들의 공격이 득점으로 이어지려면 세터 염혜선의 좋은 선택과 연결이 필수다.
염혜선은 정규리그 후반부에 쾌조의 컨디션으로 이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제는 본인이 그토록 갈망해왔던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조립할 시간이고, 염혜선은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 비록 이소영의 이탈로 염혜선의 경기 운영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지만, 1라운드 초반의 좋았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지금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수 있다. 고희진 감독이 자랑하는 코트 위의 요리사 염혜선이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글. 더스파이크 편집부
사진. KOVO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4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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