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심한테 가 (양)효진이 때문에 못 하겠다고 했다(웃음)."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이 31일 현대건설전 종료 후 남긴 이야기다.
현대건설 주전 미들블로커 양효진은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미들블로커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선수다. 블로킹은 양효진의 최대 장점이다. 통산 블로킹 1,345개를 기록하고 있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거미손'이라는 별명처럼 190cm의 큰 신장을 활용해 상대의 무수한 공격을 모두 차단한다.
블로킹만 뛰어나냐? 당연히 아니다. 양효진은 속공도 좋다. 올 시즌 속공 1위(56.68%)의 주인공도 양효진이다. 연타, 시간차 공격, 페인트 공격, 다이렉트 공격 등 중앙에서 여러 가지 방법을 득점을 올릴 줄 아는 능력자다. 서브도 예리하다.
31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도 양효진의 활약은 빛났다. 양효진은 이날 블로킹 6개 포함 17점을 올리며 팀의 3-0(25-17, 25-22, 25-12) 완승을 이끌었다.
양효진은 고비 때마다 상대 공격을 블로킹했다. 또한 상대 수비 위치를 보고 구석구석에 공을 찔러 넣으며 득점을 만들었다. 상대는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어떠한 수를 써도 양효진의 공격을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상대가 수비 위치를 당기면 엔드 라인 쪽으로 공을 보내 득점을 올렸고, 뒤로 물러나 있을 때는 네트 앞에 공을 뚝 떨어뜨리며 득점을 만들어냈다.
경기 후 김형실 감독은 "부심한테 가 (양)효진이 때문에 못 하겠다고 했다(웃음). 양효진 공격에 힘이 빠진다. 단타든 연타든 어떤 공격이든 다 한다. 힘들었다"라고 웃었다.
적장만 그렇게 본 게 아니다. 수장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도 "효진이는 워낙 기본적인 실력이 있는 선수다. 세트를 치르면 치를수록 타이밍이 잘 맞았다. 효진이는 결국 경기에 적응해 자기 플레이를 하더라. 위치 선정도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현대건설 황민경은 "효진 언니를 보면 대단하고 신기하다. 공격하는 보면 정말 타점이 높다. 볼 스피드는 안 빠른 것 같은데 캐치를 잘 해 득점을 잘 올린다. 정말 막기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날도 모두가 양효진의 활약을 보고 입이 '쩍' 벌어졌다. 양효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앞으로도 양효진의 활약은 계속 될 전망이다.
양효진의 활약을 더한 현대건설은 이날 경기 승리를 통해 창단 첫 13연승과 함께 여자부 최다 승점(74점) 신기록, 여자부 최다승(25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제 오는 4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GS칼텍스와 경기를 통해 여자부 최다 연승 타이기록 14연승에 도전한다.
사진_광주/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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