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규 해설위원 "황택의와 케이타의 합만 잘 맞으면 PO 꿈 아니다"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KB손해보험이 다가오는 시즌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6-6-4-6-6. KB손해보험이 지난 다섯 시즌 동안 리그에서 기록한 순위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2010-2011시즌 준플레이오프가 마지막이었다. 이경석, 문용관, 강성형, 권순찬 등 많은 감독들이 KB손해보험을 이끌었지만 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은 다른 팀들이 봄 배구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봐야만 했다.
매 시즌 초·중반 KB손해보험은 흔들린다. 외인이 흔들리거나, 혹은 주축 선수의 부상이 발목을 잡는다. 그러다 시즌 후반 상위권 팀을 잡으며 리그에 조금의 재미를 더했다. 그게 전부였다.
지난 시즌에도 KB손해보험은 6위에 머물렀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외인이었다. 트라이아웃에서 지명한 마이클 산체스는 부상을 당했고, 대체 선수로 데려온 브람도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마지막에 데려온 마테우스만이 어느 정도 제 몫을 해냈다. 하지만 이미 격차는 많이 벌어진 뒤였다.
이번에는 다를까. 지금까지는 예전과 다른 평가가 뒤따른다. 케이타를 바라보는 배구인들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모두가 하나같이 케이타를 칭찬한다. 케이타는 206cm의 장신으로 만 19세 어린 공격수다.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는 훈련 부족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컵대회 종료 후 펼쳐진 연습경기에서 강력한 공격과 서브로 현장을 찾는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케이타의 스파이크 높이는 3m 74cm에 달한다. 케이타가 활발해지자 국내 선수들도 사는 모습이었다.
대한항공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각 팀들을 체크하고 있는데 KB손해보험이 만만치 않다. 케이타가 들어오고 흥미로운 팀이 된 것 같다. 분명 무서운 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BS스포츠 이선규 해설위원은 "케이타가 V-리그 외인 중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가 될 것이다. 신장, 점프력이 정말 위력적이다. 탄력도 좋다. 거기에 나이까지 깡패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 케이타가 터진다면 KB손해보험의 플레이오프 진출도 꿈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물론 케이타만 잘 한다고 해서 KB손해보험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케이타에게 공을 올려주는 세터 황택의의 역할도 중요하다. 황택의는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뛰었지만, 단 한 번도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FA를 앞둔 시점에서 V-리그 연봉킹(7억 3천만 원)으로 등극했다. 또한 케이타-김동민-김정호까지 자기보다 나이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공격을 책임져야 한다. 이제는 마냥 어린 선수가 아니다.
이선규 해설위원은 "그간 황택의가 코트 위에서 그동안 부담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이젠 케이타, 김동민, 김정호 등 자기보다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부담감을 많이 덜었다고 하더라. 코트 위에서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할 수 있어 부담감이 없다는 후문이다. 황택의는 연봉킹도 찍었고 후배 선수들이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정호는 지난 시즌부터 KB손해보험 주전 공격수로 뛰고 있고, 김동민 역시 컵대회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두 선수 모두 실수하더라도 기죽지 않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패턴은 늘 똑같았다. 시즌 초·중반은 부진하다가 시즌 후반에 힘을 내는 모습이었다. 좋게 말하면 '고추가루부대'지만 결국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한 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오명을 벗고자 한다. 이상렬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유'를 주며 선수들의 자신감을 이끌고 있고, 선수들 역시 이상렬 감독과 합이 맞아가고 있다.
이제는 고춧가루 부대를 넘어 진정한 다크호스를 꿈꾸는 KB손해보험. 케이타, 황택의와 함께 'NEW' KB손해보험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KB손해보험은 21일에 현대캐피탈과 연습경기를 갖는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KB손해보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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