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후배들아, 수고했고 고맙다!” 대한항공 세 코치가 전하는 메세지

강예진 / 기사승인 : 2021-04-21 00: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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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에서 차례로 장광균, 최부식, 문성준 코치 

 

[더스파이크=용인/강예진 기자] "후배들아, 수고했고 고맙다."

 

대한항공 선수 시절엔 이루지 못했던, 통합우승. 후배들이 숙원을 풀어냈다. 대한항공은 2020-2021 V-리그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기뻐하는 선수들 뒤에서 남모르게 눈물 닦은 세 코치. 장광균, 최부식, 문성준 코치. 코치 3인 방을 20일 용인에 위치한 대한항공 신갈 연수원에서 만났다.

 

최부식 코치는 2000년, 문성준 코치는 2002년, 장광균 코치는 2003년부터  대한항공에서 선수 생활을 보내고 첫 지도자까지. 대한항공에 몸담은 원클럽맨이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이번 우승은 더 뜻깊게 다가왔다. 세 코치는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통합 우승’이란 단어 앞에 감회가 남다른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당시를 떠올린 최부식 코치는 “우승이 확정된 순간 ‘아 이제 해구나, 이제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챔피언결정전서 우승했을 땐 눈물 안 흘렸는데, 이번엔 힘들었던 과정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라고 말했다.

 

문성준 코치는 “결정 후 코칭 스탭, 감독 모두가 부둥켜안았을 때까지만 해도 눈물은 안 났다. 지석이가 MVP 받고 울 때 갑자기 확 뜨거워지더니 울컥했다”라고 전했다. 장광균 코치는 “졌으면 ‘선수들이 얼마나 슬퍼하고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진했을 때 선수 본인들도 마음 아팠을 거다. 모두가 살아난 상태에서 우승했고, ‘이제는 선수들이 한 단계 올라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5차전까지 치열했던 승부. 세 코치 모두 이렇게 힘겨울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장광균 코치는 “우승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기대, 시선이 있었다. 선수들도 거기에 부담됐을 거다. 그래도 너무 잘 끝나서 좋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감독과 함께 시즌을 치렀던 것. 여태껏 해오던 방식과 사뭇 달랐지만 그 속에서 믿음이 생겼다. 최부식 코치는 “훈련이 너무 좋았다. 주전, 비주전으로 나누지 않았다. 모든 선수를 섞었고, 어느 누가 들어가더라도 밸런스가 맞춰졌다. 선수를 믿고 기용한 게 대단하다”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에서 전력분석을 담당했던 문성준 코치는 “올레니 코치의 분석은 우리와 비슷한 부분도 있었지만, 달랐다. 우리는 선수가 코트에 들어갔을 때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방식을 행했다면, 올레니 코치는 전체적인 데이터를 모아서 선수들이 그 데이터를 시각화할 수 있게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정규리그 우승 경험은 있지만 은퇴하기 전까지도 챔피언결전전 우승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코치가 되고 나서야 첫 번째 별(2017-2018시즌)과 두 번째 별(2020-2021시즌)까지 달게 된 것. 최부식 코치는 “대한항공에 20년 가까이 있으면서 어떻게 보면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짐을 던져주고 지도자로 왔다. (한)선수가 주장이 되고 많이 힘들었을 거다. 잘 이끌어줘서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장광균 코치는 “우리도 선수 시절, 한 번은 해 보고 싶었다. 진작에 좀 잘 하지”라며 웃었다. 

 

 

 

빼놓을 수 없는 건 임동혁, 오은렬의 성장이다. 임동혁은 외인 공백 속 본인 역할 그 이상을 해줬고, 2년차에 주전 리베로로 발돋움한 오은렬 역시 리시브 1위(효율 45.17%)에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는 장 코치와 최 코치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다.

 

이에 장광균 코치는 “(동혁이) 본인이 잘한 부분이다. 동혁이가 해낸 것”이라면서 “1-2년차 땐 잘 안 되다 보니 힘들어했다. 잠깐씩 코트를 밟았고, 하나 범실 나면 교체되곤 했다. 아마 쫓기는 기분이 들었을 거다. 이번엔 컵대회 때부터 감독님께서 밀어줬다”라며 웃었다.

 

옆에 있던 최부식 코치는 쑥스러워하면서 “은렬이가 나한테 욕을 많이 먹어서 그렇다. 충분히 자질 있는 선수였다. 말 그대로 잘 버텨줬다. 더 성장할 수 있던 건 승석, 지석이가 옆에서 리드를 잘 해주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자신감이 쌓이니까 더 빠르게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고생한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말을 남겼다. 문성준 코치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좋게 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이번의 우승이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할 때 큰 자산이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최부식 코치는 “이제 어떻게 동기부여를 줘야 할까...?”라며 미소 지었다.

 

 

사진_용인/유용우 기자, 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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