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부는 최근 순위표에서 익숙한 그림이 반복되었다. 현대캐피탈-대한항공이 꾸준히 최상위권을 지키는 와중에 최근 두 시즌에는 우리카드가 추가됐다. 이 세 팀과 나머지 팀의 격차는 꽤 컸다. 다가올 2020-2021시즌에는 새로운 그림이 나올 수 있을까? 마침 시즌을 앞두고 첫 외국인 감독 부임과 여러 흥미로운 트레이드 등 변화 요소가 많았다. 남자부 마지막 순서는 컵대회 우승 기운과 함께 최하위 탈출을 노리는 한국전력이다.
컵 대회 우승의 기운을
정규시즌까지
Strength(강점) 장신군단이라 소개해주오
한국전력은 2019-2020시즌 블로킹 6위에 그쳤다. 올해 컵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달랐다. 이제 어느 팀도 무시할 수 없는 장신군단으로 거듭났다. 사이드 블로커 높이가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미들블로커들도 이득을 보고 있다. 장신세터 김명관은 블로킹 능력 자체가 좋은 편이다. 대각을 이루는 박철우도 신장이 좋다. 러셀 역시 205cm에 달한다. 사이드 블로커가 한 코스를 확실히 막아주니 미들블로커도 상대 공격을 더 확실히 잡아냈다.
후방 수비 부담도 줄었다. 수비 후 반격을 통해 분위기를 바꿀 가능성도 커졌다. 실제로 컵 대회에서는 러셀-박철우 좌우 쌍포 존재감이 더해졌다. 블로킹 강화가 가져오는 효과는 정규시즌에도 빛을 발할 예정이다.
Weakness(약점) 외인 리시버가 가지는 불안요소
외국인 선수가 리시브를 받는 팀은 불안요소를 시즌 내내 안고 갈 수밖에 없다. 거의 모든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는 상대 서브 공략 대상이 된다. 다른 두 리시버의 부담도 커진다. 최대한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하기 때문이고 컵대회에서 한국전력도 그랬다. 장기 레이스에서는 체력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 외인 리시버가 가지는 필연적인 불안요소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Opportunity(기회) 두 번의 뎁스 보충 기회
두 번의 선수 보강 기회 중 먼저 맞은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임성진을 1라운드 2순위로 지명했다. 포지션만 놓고 보면 중복 자원이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망주였다. 당장 출전 시간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지만 장신에 리시브 능력도 준수한 자원이기에 활용도는 충분하다. 2라운드부터는 팀에 필요한 포지션에 선수를 채웠다.
여기에 보강이 가장 필요했던 미들블로커진에는 11월 안우재가 합류한다. 안우재는 미들블로커로서 속공에는 강점이 있다. 한국전력 미들블로커진은 컵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정규시즌까지 확실한 믿음을 준 건 아니기에 새로운 자원 합류는 한국전력에 긍정적인 소식이다.
Threat(위협)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낼 김명관
한국전력은 일찍이 김명관을 주전 세터로 내정하고 비시즌을 보냈다. 김명관은 비시즌을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고 컵대회 우승까지 이끌며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아직 경기 운영에는 뭔가 부족한 게 보인다. 대한항공과 벌인 결승전 4세트에 역전을 허용할 때 그런 약점을 노출했다. 아직 프로 무대 경험이 부족한 탓에 한 번 흔들리면 급격히 무너지는 경향도 있다. 향후 보강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모르지만 백업 세터 이승호 역시 프로 무대 경험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현재로선 김명관이 프로 2년차 시즌을 풀타임 주전으로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명관이 최대한 버텨줘야 한국전력도 시즌 운영을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다.
X-팩터 이승준
주전 윙스파이커 조합은 러셀-이시몬으로 굳어졌다. 이승준은 이를 받쳐주는 역할로 대기중이다. 컵대회와 마찬가지로 러셀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옵션은 이승준이다. 좋은 신장과 탄력에서 오는 공격 타점은 한국전력 국내 선수 중에는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장병철 감독이 예고한 것처럼 박철우가 체력 안배를 위해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을 때는 그 자리를 이승준으로 메울 수 있다.
BEST & WORST 시나리오
베스트
컵대회 우승은 정말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박철우는 자신의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펼친다.
워스트
컵대회 우승이 마치 신기루처럼 느껴진다. 러셀 리시브를 향한 불안한 눈빛이 이어진다. 김명관이 자기 머리를 감싸쥐는 날이 늘어간다.
글/ 서영욱, 이정원, 강예진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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