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안산/서영욱 기자] “욕심을 너무 부리는 것도 그렇지만 조금은 필요한 것 같아요. 하던 대로 준비하면 잘 되리라 생각해요.”
KB손해보험 구도현(28)은 2020년 비시즌을 바쁘게 보냈다. 구도현은 이상렬 감독 부임후 적지 않은 기회를 받았다. 구도현은 연습경기부터 꾸준히 출전했고 컵대회에도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했다. 올해 컵대회에서 구도현은 세 경기(11세트)에 출전해 블로킹 3개 포함 13점을 올렸다. 특히 황택의와 속공에서 좋은 호흡을 보였다(속공 성공률 75%).
구도현은 지난 7일 OK금융그룹과 연습경기에도 출전했다. 박진우가 미들블로커 한 자리에 고정으로 투입됐고 구도현은 김홍정과 출전 시간을 나눠 가졌다. 현장에서 연습경기를 지켜본 KB손해보험 관계자는 “감독님이 구도현 선수 폼이 많이 올라왔다고 판단해 꾸준히 기회를 주시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연습경기 후 만난 구도현은 이에 대해 “사실 감독님 마음이 어떤지 100% 알 수는 없다”라며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균등하게 기회를 주신다. 그 기회를 잡는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기회를 주신 만큼 열심히 하려 한다. 주전이 아니더라도 뒤에서 지켜보며 다음을 준비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구도현은 올시즌 주전 자리에 대한 욕심도 생긴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프로에서 경기에 뛰고 싶다는 마음, 그런 욕심은 어던 선수든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욕심만으로 안 되는 게 프로 세계이기도 하다”라면서도 “욕심을 너무 부리지도 말아야 하지만 너무 없는 것도 좋지 않다. 하던 대로 준비하고 잘 해가면 좋은 성적이 나오리라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런 면에서 컵대회는 구도현에게 좋은 무대였다. 팀 내 미들블로커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기회를 잡은 셈이기 때문이다. 구도현은 2019-2020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에서 KB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됐지만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진 못했다(16경기 31세트 출전). 컵대회에서 주어진 기회가 누구보다 값지게 느껴질 만했다.
KB손해보험은 수련선수 김승태를 제외하고 세 명의 미들블로커를 보유 중이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재휘가 합류하기 전까지는 세 선수가 경쟁해야 한다. 박진우가 가장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받고 있지만 이후 경쟁에 따라 입지는 바뀔 수도 있다.
구도현은 “감독님이 부임하시고 첫 공식 대회였다. 모든 선수가 욕심을 있었을 거다. 이전에 뛰지 못하던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었다”라고 컵대회 당시 마음가짐을 돌아봤다. 이어 “ 나나 (김)동민이도 새로운 기회를 잡은 셈이었다. 욕심 가지고 임한 게 잘 된 것 같다. 공격은 나쁘지 않았는데 블로킹이 생각보다 안 돼서 아쉬웠다”라고 덧붙였다.
다가올 시즌 구도현에게는 또 다른 동기부여가 있다. 다음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구도현은 “다음 시즌을 마치면 FA다. 운동선수로서 좋은 평가를 받는 자리에 서는 셈이다. 내 가치를 빛내려면 경기에 많이 뛰고 팀과 개인으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개인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인다면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더스파이크_DB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