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조별리그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8강 진출팀도 모두 정해졌다.
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2020 도쿄올림픽 남자배구 조별리그 마지막 일정이 진행됐다. 8강 마지막 티켓이 달린 A조 일본과 이란, B조 미국과 아르헨티나 경기 결과 일본과 아르헨티나가 극적으로 8강행 막차에 탑승했다.
일본은 이란과 5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면서 승점 2점을 추가해 A조 3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 남자배구가 올림픽 8강에 진출한 건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두 팀 대결은 8강이 달린 만큼 치열했다. 1, 2세트 모두 크지 않은 점수차로 끝났고 3세트는 31-29까지 가는 장기전이었다. 5세트 역시 일본이 12-8로 앞서며 쉽게 가는 듯했던 경기를 이란이 12-13, 한 점 차까지 추격하는 등 치열하게 전개됐다. 결국 니시다 유지가 마지막 득점을 올리면서 일본이 8강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니시다 유지가 30점으로 활약한 가운데 3세트까지 부진하던 이시카와 유키가 4세트부터 살아난 게 결정적이었다. 이시카와 유키는 3세트까지 8점, 공격 성공률 22.73%(5/22)에 그쳤다. 하지만 4세트 이후 12점, 공격 성공률 66.67%(10/15)를 기록하며 살아났다. 5세트에는 팀 내 최다인 6점을 기록했다. 이란은 3, 4세트 선발 세터를 사에드 마루프에서 자바드 카리미로, 아포짓 스파이커도 아미르 가푸르에서 사베르 카제미로 바꾸는 등 선수 교체를 통해 끊임없이 해법을 찾았고 3세트는 따냈지만 5세트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란에서는 메이삼 살레히가 26점으로 분전했다.
B조 8강 막차 주인공은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는 미국을 3-0으로 꺾고 B조 3위로 8강에 진출했다. 세트 스코어는 3-0이었지만 2, 3세트는 25-23으로 끝날 정도로 접전이었다. 아르헨티난 2012 런던올림픽부터 세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고 미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2000 시드니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르헨티나는 서브에서 7-1로 확실한 우위를 점한 가운데 파쿤도 콘테가 서브 에이스 3개 포함 16점, 브루노 리마가 13점으로 활약했다. 미국에서는 토레이 데팔코가 13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은 40%로 좋지 않았고 맷 앤더슨도 11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은 50%에 못 미쳤다(11/23).
A조 1위는 폴란드가 차지했다. 폴란드는 캐나다를 3-0으로 제압하고 A조 1위를 확정했다. 블로킹에서 13-4로 크게 앞섰고 팀 공격 성공률도 64.62%(42/65)에 달했다. 폴란드가 자랑하는 원투펀치, 바토즈 쿠렉과 윌프레도 레온이 각각 17점, 16점으로 활약했다. 쿠렉은 블로킹도 5개 잡아냈다. 캐나다는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없을 정도로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캐나다 팀 공격 성공률 42.86%). 주포 역할을 해야 했던 쉐론 버논-에반스도 8점, 공격 성공률 31.58%에 그쳤다.
이탈리아는 일부 주전에게 휴식을 주면서도 베네수엘라에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이탈리아에서는 주전 세터 시모네 지아넬리와 아포짓 스파이커 이반 자이체프, 미들블로커 시모네 안자니가 출전하지 않았다. 윙스파이커 알레산드로 미치엘레토는 1, 2세트 선발 출전 후 3세트는 빠졌다. 주전 중 3세트까지 쭉 선발 출전한 오스마니 후안토레나가 17점으로 최다득점을 기록했고 1, 2세트 교체 출전 후 3세트 선발로 나선 다니엘레 라비아가 9점을 보탰다. 이탈리아는 4승 1패, 승점 11점으로 A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쳤고 베네수엘라는 5패로 올림픽을 마감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튀니지에 3-0 승리를 거뒀다. ROC는 4승 1패, 승점 12점으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하면서 브라질에 승점에서 앞서(브라질 4승 1패, 승점 10점) B조 1위를 차지했다. 막심 미하일로프가 15점으로 활약한 가운데 튀니지는 결정력에서 오는 차이를 넘지 못했다(ROC 공격 성공률 55.26%, 튀니지 41.33%). 바심 벤 타라와 이스마일 모알라가 각각 14점, 11점으로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고 튀니지는 5패로 도쿄올림픽 일정을 마감했다.
브라질과 프랑스는 2시간 50분에 걸친 장기전을 펼쳤다. 최종 승자는 브라질이었다. 2세트는 39-37까지 가는 초접전이었고 5세트도 20-18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였다. 39-37은 올림픽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세트 점수 기록이다. 역대 최다는 2000 시드니올림픽 당시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 경기 1세트에 나온 40-38이다.
2세트는 리드를 주고받는 양상이 이어진 가운데 세트 후반 프랑스가 22-19 리드를 잡으며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브라질이 연속 3득점을 기록하며 동점이 됐다. 프랑스는 24-23에서 에르빈 은가페 서브 범실로 듀스를 허용했다. 은가페는 긴 듀스 끝에 세트를 가져오는 마지막 득점을 책임졌다.
5세트는 반대였다. 브라질이 4-0으로 출발했고 중반까지도 4점차 리드를 잡으며 분위기를 타는 듯했지만 프랑스는 9-12에서 연속 3득점으로 동점을 만들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2세트처럼 먼저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지만 다시 한번 은가페 서브 범실도 듀스를 허용했다. 마지막 해결사는 브라질 요안디 리알이었다. 리알이 마지막 2점을 모두 책임지며 장기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브라질에서는 월라스 소우자(23점)와 리카르도 루카렐리(21점), 요안디 리알(20점)이 20점 이상을 기록했다. 프랑스에서는 은가페가 29점, 장 패트리가 22점을 기록했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부 경기 결과(1일)
A조
폴란드 3-0 캐나다 (25-15, 25-21, 25-16)
이탈리아 3-0 베네수엘라 (25-22, 25-15, 25-17)
일본 3-2 이란 (25-21, 20-25, 29-31, 25-22, 15-13)
B조
브라질 3-2 프랑스 (25-22, 37-39, 25-17, 21-25, 20-18)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3-0 튀니지 (25-20, 25-22, 25-16)
아르헨티나 3-0 미국 (25-21, 25-23, 25-23)
남자배구 조별리그 최종 순위
A조
1위 폴란드 4승 1패, 승점 13점
2위 이탈리아 4승 1패, 승점 11점
3위 일본 3승 2패, 승점 8점
4위 캐나다 2승 3패, 승점 7점
5위 이란 2승 3패, 승점 6점
6위 베네수엘라 5패, 승점 0
B조
1위 ROC 4승 1패, 승점 12점
2위 브라질 4승 1패, 승점 10점
3위 아르헨티나 3승 2패, 승점 8점
4위 프랑스 2승 3패, 승점 8점
5위 미국 2승 3패, 승점 6점
6위 튀니지 5패, 승점 1점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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