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보강이 필요했던 미들블로커진, OK금융그룹 선택은 신인드래프트였다.
OK금융그룹은 지난 6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0-2021 KOVO(한국배구연맹)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수련선수 한 명 포함 총 네 명을 지명했다. 1라운드 3순위로 한양대 박창성(200.7cm, MB/OPP)을 지명했고 2라운드에서 속초고 함동준(195cm, MB/WS), 3라운드에서 중부대 최찬울(187cm, WS/L)을 선택했다. 마지막 수련선수로는 조선대 문지훈(194cm, MB)을 지명했다.
주목할 점은 미들블로커로 활용 가능한 자원만 세 명을 지명했다는 점이다. 현재 팀 상황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OK금융그룹은 손주형이 이탈하면서 진상헌과 박원빈, 전진선까지 미들블로커 자원은 세 명뿐이었다. 전진선은 어깨 수술로 컵대회 전 연습경기부터 컵대회에 이르기까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다. 이로 인해 OK금융그룹은 이 기간에 사실상 교체 없이 진상헌과 박원빈만으로 미들블로커진을 꾸려야 했다. 이는 컵대회에서 체력 문제로 이어졌고 석진욱 감독도 컵대회에서 두 선수가 예상보다 경기력이 나오지 않은 원인으로 체력을 언급했다. 여기에 박원빈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관리가 필요한 선수다. 미들블로커 보강은 OK금융그룹에는 필수였다.
순위 추첨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OK금융그룹 1라운드 지명 순번이 2순위 이내로 들어왔다면 1라운드 지명권은 윙스파이커 보강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컸다. 2라운드에도 남아있을 만한 선수 중 미들블로커 보강에 도움을 줄 선수는 충분히 남아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2순위 이내였을 경우 지명이 가능했을 임성진이나 김선호를 지나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선호와 임성진이 나란히 앞에서 지명됐고 OK금융그룹은 1라운드 3순위 지명권도 미들블로커 보강에 활용했다.
석진욱 감독은 박창성을 두고 “그 정도 신장에 점프와 스피드도 좋은 편이다. 블로킹도 괜찮았다. 미래를 봤을 때도 좋은 선택이다. 신장에서 오는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박창성은 한양대 시절 아포짓 스파이커와 미들블로커를 모두 소화했지만 OK금융그룹에서는 미들블로커로 활용될 예정이다. 석진욱 감독은 당장 많은 시간을 소화하진 않겠지만 원포인트 블로커 등으로 먼저 코트를 밟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2라운드에서 지명한 함동준도 우선 미들블로커로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석진욱 감독은 “팀에 합류해 윙스파이커 훈련도 해보겠지만 미들블로커로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함동준은 2019년 19세이하유스대표팀 소속으로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한 바 있다. 당시 대표팀을 이끈 남성중 강수형 감독은 기본기에 높은 점수를 준 바 있다.
석진욱 감독은 수련선수로 영입했지만 문지훈 역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했다. 미들블로커로서 신장은 조금 작지만 대학 무대에서 2019년 대학리그 블로킹 2위에 오르는 등 블로킹에서 강점을 보여주기도 했다. 3라운드에서 지명한 최찬울은 3~4학년 시즌인 2019년과 2020년 주로 윙스파이커로 나섰지만 본래 리베로 자원이다. 석진욱 감독은 후위 수비 보강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OK금융그룹은 신인드래프트로 팀에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보강했다. 아직 신인이기에 차기 시즌 팀 전력 상승에 당장 얼마나 기여할 지는 미지수지만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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