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연승을 견인한 아흐메드가 전 소속팀에 대한 존중을 내비쳤다. 그와 동시에 새로운 팀과 함께 반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는 지난 2022-2023시즌 이크바이리라는 등록명으로 삼성화재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을 받았을 만큼 기대치가 높았지만, 선수 본인도 팀도 아쉬움이 남는 시즌을 치르며 동행을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그는 현대캐피탈의 선택을 받으며 도드람 2023-2024 V-리그에서도 한국 팬들 앞에 설 수 있게 됐다. 등록명도 아흐메드로 바꾸며 본격적인 새 출발에 나섰다.
비록 팀이 흔들리면서 시작은 순탄치 않았지만, 1라운드 마지막 경기부터 현대캐피탈이 조금씩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아흐메드의 활약도 더욱 눈에 띄고 있다. 8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도 아흐메드는 60.27%의 공격 성공률로 경기 최다인 40점을 퍼부으며 팀의 세트스코어 3-2(25-23, 23-25, 25-20, 20-25, 15-10)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아흐메드는 “승리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이었는데, 경기 초반에 호흡이 맞지 않아서 경기가 길어진 것 같다. 갈수록 호흡이 맞아갔던 부분이 만족스러웠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높은 공격 점유율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이 있지는 않은지 묻는 질문에는 “팀원들의 도움 없이는 40점을 기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힘들었지만 보람찬 경기였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현대캐피탈과 아흐메드는 개막 후 5연패라는 극악의 상황을 극복하고 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5연패를 하는 동안은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다”고 솔직한 이야기를 꺼낸 아흐메드는 “KB손해보험과의 1-2라운드 연전 승리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회복한 것 같다. 시즌 전에 팀원들끼리 합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는데, 이번 연승이 조직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다”며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흐메드의 자신감은 개인에 대한 평가를 할 때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2년차를 맞아 지난 시즌과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는지 묻자 그는 “지난 시즌에는 한국에 처음 오게 된 거라 적응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그로 인해 만족스럽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인 것 같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훨씬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한다”는 당찬 대답을 내놨다.
아흐메드와의 인터뷰에서는 지난 시즌의 소속팀이었던 삼성화재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나왔다. 달라진 경기력으로 1라운드 1위를 달성한 삼성화재를 보며 자극을 받았는지 묻자 아흐메드는 “삼성화재가 순항하는 것에 대해 리스펙을 보내고 싶다. 그럴 자격이 있는 팀이다”라며 전 소속팀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우리가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조직력을 계속 다진다면 최후의 승자는 우리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끝에 가서는 과거의 동료들을 넘어설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인터뷰를 마치며 아흐메드는 “연패 기간 동안 팬 여러분들이 우리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팀의 일원으로서 죄송함과 책임감을 느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우리가 절대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되겠다는 약속을 전하고 싶다”며 현대캐피탈의 팬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달했다. 삼성화재의 이크바이리에서 현대캐피탈의 아흐메드가 된 그는 팀의 본격적인 반등에 앞장설 작정이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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