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아쉬웠던 결과 속에 숙제도 다시 확인한 한국의 VNL 2주차였다.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2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열린 벨기에와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여자부 예선 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했다. 한국은 2주차 세 경기에서 모두 패하면서 4연패, 2주차까지 1승 5패를 기록했다.
2주차 세 경기를 모두 내줬지만 기회가 없는 건 아니었다. 도미니카공화국전은 1, 2세트 모두 접전이었고 3세트도 초반 리드를 잡았다. 특히 더 아쉬울 만한 경기는 벨기에전이었다. 한국이 이번 VNL에서 처음 치른 5세트 경기였던 벨기에전은 2세트 막판 추격하기도 했고 3세트도 출발은 우리에게 웃어줬다. 하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5세트도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주전 윙스파이커로 나선 김연경과 이소영은 분전했다. 김연경은 벨기에전 27점을 올린 걸 비롯해 2주차 두 경기에서 각각 14점, 27점을 올렸다. 2주차 두 경기 공격 성공률은 46.84%였다. 이소영은 폴란드전과 도미니카공화국전은 다소 아쉬웠지만 벨기에전에 23점, 공격 성공률 52.27%로 맹활약했다. 벨기에전 5세트 승부를 펼친 데에는 두 선수 공이 컸다.
1주차에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결정력이 조금 모자랐던 아포짓 스파이커는 2주차에도 주어진 과제를 깔끔히 해소하지 못했다. 박정아는 폴란드전 8점을 올린 이후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서 9점, 공격 성공률 40.91%를 기록해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지만 벨기에전에 크게 부진했다. 이날 득점은 7점이었고 공격 성공률은 17.86%에 그쳤다. 아포짓 스파이커가 주로 공격하는 오른쪽에서 거의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활로를 찾기 위해 익숙한 왼쪽 전위에서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벨기에전은 이것도 여의치 않았다.
박정아가 좀처럼 결정을 내주지 못하면서 3세트 도중 정지윤을 투입했고 4, 5세트에는 아예 정지윤이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정지윤 역시 아포짓 스파이커가 해줘야 할 후위 공격이나 오른쪽 전위에서 공격 시에는 쉽게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좀 더 익숙한 왼쪽 전위에서는 특유의 힘있는 스윙을 바탕으로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벨기에전 10점, 공격 성공률 30.77%).
벨기에전은 김연경과 이소여이 50점을 합작할 정도로 활약했음에도 승리하지 못해 아쉬움이 더 큰 경기였다. 두 선수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러 차례 득점을 올리며 팀을 이끌었고 윙스파이커 공격 점유율이 좀 더 큰 한국 특성상 리시브와 함께 많은 공격을 소화함에도 활약을 펼쳤다.
리시브도 많이 소화해야 하는 윙스파이커들은 공격에만 집중하는 게 어렵다. 실제로 벨기에전 5세트처럼 상대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면 그 윙스파이커는 공격에 가담하기 어렵다. 혹은 1주차에 여러 팀이 보여준 것처럼 공격 점유율이 높은 전위 윙스파이커에게 서브를 집중하면 그 자체로 공격을 견제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럴 때 공격에 전념하는 아포짓 스파이커 역할이 중요하지만 2주차에는 만족할 만한 화력 지원이 나오지 않았다(박정아 2주차 세 경기 공격 성공률 26.92%, 21/78 / 정지윤 28%, 14/50).
2주차를 3패로 마친 한국은 7일 새벽 2시 이탈리아와 3주차 첫 경기를 치른다. 연패를 끊기 위해서는 기존 두 윙스파이커 활약과 함께 아포짓 스파이커로부터 더 나은 결정력이 나와줘야 한다.
사진=FIVB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