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선수나 감독이나 우승에 대한 열망은 가지고 있다."
KB손해보험 소속 선수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소식과 함께 KOVO 대응 매뉴얼에 따라 2주간 강제 휴식기를 가졌던 남자부 팀들이 다시 코트 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KOVO는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11일 삼성화재와 우리카드의 경기를 시작으로 남자부 경기를 재개한다"라고 전했다.
우리카드는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으며 순위 상승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5위까지 처져 있던 순위가 이젠 1위를 바라보는 2위까지 올라왔다. 우리카드를 이끄는 마법사 신영철 감독은 2주간의 강제 휴식기를 팀의 재정비 시간으로 활용하며 리그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체력 보충도 하고, 기본기 강화 훈련에도 신경을 썼다.
최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에서 신영철 감독은 "큰 변동은 없다. 훈련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체력 보강, 기본기 강화에 신경을 썼다"라며 "우리가 보완해야 될 부분이 분명하다. 수비, 공 다루는 기술, 승우의 패스까지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씩 체크를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던 게 사실이다. 세터 하승우가 패스에서 안정감을 보이지 못했다. 또한 알렉스를 윙스파이커로, 나경복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기용해 새로운 배구를 보여주고자 했는데 쉽지 않았다. 우측 발목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었던 나경복은 복귀 후 윙스파이커로 왔고, 알렉스가 아포짓 스파이커로 이동해 공격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리고 대성공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를 윙스파이커로 기용함으로써 다양한 작전 배구를 구사하고자 했다. 하지만 경복이의 하이볼 처리 능력이 떨어지고 승우가 심리적인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니 쉽게 되지 않더라"라며 "그래도 시즌 초반 어려움을 딛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승우도 처음보다 자신감이 생겼다. 알렉스도 처음 기대감을 가졌을 때의 모습이 계속 나오고 있다. 센스 있는 외인이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신영철 감독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선수는 단연 하승우다. 매 경기 전, 후 인터뷰마다 하승우를 언급하는 신영철 감독이다. 올 시즌이 풀타임 주전으로 뛰는 첫 시즌인 만큼 잘한 부분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더 많은 게 사실. 그래도 신영철 감독은 애제자의 성장 속도를 주목하고 있다.
신영철 감독은 "하승우는 많이 좋아졌다. 시즌이 끝나면 지금까지 알려준 부분 외에 다른 부분도 알려주고 싶다. 본인도 뭐가 부족한 지 알고 있을 것이다. 한선수 같은 세터가 되면 좋겠지만 쉬운 게 아니다. 공 다루는 기술, 경험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이제 풀타임으로 처음 뛴다. 하승우는 하나씩 더 배워가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승우에 대해 말을 이어간 신 감독은 "조금 더 공 다루는 기술이 좋아져야 한다. 수비도 좋아지고 있긴 하지만 더 좋아져야 한다. 세터는 리베로 못지않은 수비 실력을 가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신영철 감독은 외인 알렉스에 대해서도 한마디 보탰다. 뛰어난 실력과 더불어 강한 승부욕을 가진 알렉스. 그는 4라운드 KB손해보험전에서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을 해 신영철 감독을 화나게 한 이력이 있다. 알렉스의 그날 행동은 팀의 사기만 저하시켰고, 팬들 역시 그의 행동을 질타했다.
이후 알렉스는 팀원들에게 진정으로 사과를 했고, 신영철 감독에게도 따로 찾아가 용서를 구했다. 진심이 담긴 사과 이후 알렉스는 더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고, 더 나아가 5라운드 MVP에도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신 감독은 "알렉스는 잘 따라오고 있다. 자신이 존중받으려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이제 알고 있을 것이다. 선수가 팀에 있으면서 지켜야 하는 부분이 있다. 서로의 희생정신이 필요할 때도 있다. 멘탈적으로 강하게 컨트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창단 후 첫 우승 트로피를 들 기회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조기종료되면서 '우승' 대신 '1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올 시즌, 지난 해에 놓쳤던 우승 트로피를 가져와야 한다. 현재 선두 대한항공과 승점 5점차.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승점 차다.
신영철 감독은 "선수나 나나 우승에 대한 열망은 가지고 있다. 욕심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집중력을 가지고, 의욕이 있어야 한다. 때론 운도 필요하다. 흔들림 없는 팀이 되어야 한다. 지금은 나름대로 톱니바퀴가 딱 맞아 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다시 리그가 재개되면 어느 때보다 타이트한 스케줄 속에서 정규리그 일정을 치러야 한다.
끝으로 신 감독은 "어떤 상황이 오든지 간에 선수들을 잘 준비시켜야 한다. 그게 감독의 역할이다. 주어진 일정에 맞춰 잘 준비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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