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의 진심 “러셀, 내 모든 걸 다 바쳐서 도와줄게”

대전/김하림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6 06: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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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이 자신감을 찾아서 더 좋은 선수라는 걸 증명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을 지명했다. 2020-2021시즌 한국전력에서 뛰면서 서브에 있어선 확실한 강점을 보여줬다. 하지만 기복이 있다는 단점도 뚜렷하게 존재했다.

고희진 감독은 강점을 바라보고 동행을 결정했다. 러셀의 강서브와 함께 삼성화재는 올 시즌 서브를 무기로 경기에 나섰다. 서브가 잘 들어가면 경기를 쉽게 풀어갔지만 반대로 고전하는 경우도 많았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1, 2라운드 당시 팀 컬러를 적극 보여주면서 승률 5할을 기록했다. 3라운드에 들어서자 주춤했다. 본인들의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러셀도 세트별, 경기별 기복 차도 컸다. 결국 5연패를 떠안았을 뿐만 아니라 순위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5연패를 하는 동안 승점 1점도 챙기지 못하며 선두권과 승점 간격이 벌어졌다. 승리가 필요한 상황, 삼성화재는 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4라운드 맞대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소중한 2점을 따냈다.
 

러셀은 이날 경기에서 블로킹 1개, 서브 3개를 포함해 35점, 50.81%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3세트 16-15 복통을 호소하면서 급하게 정수용과 교체됐다. 러셀은 “평범한 배탈이 나서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오는 해프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러셀은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다. 클러치 상황에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러셀은 “작년에 V-리그를 경험했기에 외국인 선수에게 원하는 역할을 안다. 그 역할을 하려면 한 점 한 점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최대한 생각을 비웠고 공 하나에 집중해서 경기를 치렀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2세트에 삼성화재는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자 고 감독은 타임아웃으로 선수들을 모아 강하게 호통쳤다. 지난 현대캐피탈과 3라운드 맞대결 당시에도 고희진 감독은 경기 도중 러셀에게 자극을 가했다.

러셀은 그날을 돌아보면서 “경기력이 안 좋았던 건 사실이다. 감독님께서 경고성으로 말씀해주신 걸 겸허히 받아들였다. 듣고 난 이후 좋은 플레이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5연패에서 벗어난 고희진 감독은 경기 직후 눈시울을 붉혔다. 감정을 추스른 후 인터뷰실을 찾았지만 러셀 이야기를 꺼내자 다시 눈가가 촉촉해졌다. 고 감독은 “러셀도 우리 팀이고 우리 선수다. 못할 때가 있어도 그 선수가 잘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 못할 때는 내 탓이라고 마음을 먹고 잘하면 러셀에게 칭찬해 주고 싶다. 자신감을 찾아서 더 좋은 선수라는 걸 증명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끝으로 “러셀에게 ‘내 모든 걸 받쳐서 도와줄게’라고 했다. 배탈로 화장실을 오가면서 끝까지 해줬다. 많이 힘들었을텐데 고맙다”라고 진심을 건넸다.

 

 

사진_대전/유용우 기자, 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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