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런던과 리우, 두 번의 아픔 딛고 다시 도전하는 올림픽 메달의 꿈

서영욱 / 기사승인 : 2021-08-05 01: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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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오랜 시간 한국 여자배구를 이끈 김연경과 언니들은 올림픽 메달을 다시 정조준한다.

극적인 승부 끝에 거둔 감격스러운 승리였다. 터키 상대로 전력상 열세로 평가되던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5세트 끝에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터키를 잡아내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다시 올림픽 4강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올림픽은 개막 전부터 한국 여자배구 간판이자 중심인 김연경의 커리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선수로서 거의 모든 걸 이룬 김연경에게 딱 하나 부족한 게 바로 올림픽 메달이다. 김연경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김연경에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지만 이번 올림픽은 다른 베테랑들에게도 의미가 크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주전 라인업을 이루는 선수들 모두 올림픽 경험자들이다. 김연경을 비롯해 김희진과 양효진은 2012 런던올림픽부터 이번 도쿄올림픽까지 세 번째 올림픽이고 김수지와 박정아, 염혜선은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이다. 이중 양효진과 김수지 역시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기에 더 간절한 마음을 담고 뛰고 있고 좋은 마무리를 위해 몸을 날리고 있다.

한국은 지난 두 차례 올림픽을 슬픈 기억과 함께 마무리했다. 9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1976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4강에 올랐다. 기량이 정점에 올랐다고 평가된 김연경을 필두로 메달 획득에 도전했지만 4강에서 미국,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패했다. 거의 다 잡은 것처럼 보였던 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9년 전 런던이다.

5년 전 리우는 특히 박정아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리우올림픽 당시 네덜란드와 8강전에서 박정아는 상대 서브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고전했다. 경기 후 박정아는 엄청난 비난과 질타를 한몸에 받아야 했다.  

 


도쿄에서는 다르다. 박정아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상대 서브 공세를 받고 있지만 5년 전과 달리 리시브에서 버텨내고 있다. 쉽게 무너지지 않으면서 강점인 공격도 살리고 있다. 조별리그 도미니카공화국전 경기를 끝내는 득점부터 일본전 5세트 14-14를 만드는 득점과 경기를 끝내는 또 한 번의 득점까지, 클러치 본능까지 살아났다.

다른 베테랑들 역시 각자 자리에서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특히 김희진은 완전치 않은 몸 상태로 대표팀에 합류해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서 잘 버텨주고 있다. 대회 전반에 걸친 공격 성공률 자체는 아쉽지만 전위에서 사이드 블로커로서 역할을 확실히 해주고 있고 실제로 결정적인 순간 블로킹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도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현재 김희진의 분전은 높이 살만하다.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들은 지난 두 번의 아픔을 씻어낼 수 있을까. 6일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메달 획득을 향한 첫 번째 관문을 마주한다.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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