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김희진의 미소, 라바리니 감독이 바랐던 모습

강예진 / 기사승인 : 2021-07-28 01: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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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강예진 기자] 김희진이 활짝 웃었다. 모두가 바랐던 미소였다.

한국은 27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A조 케냐와의 2차전에서 3-0(25-14, 25-22, 26-24) 완승을 거뒀다.

팀 내 최다 득점자는 김연경(16점)이 아닌 김희진(20점)이었다. 아포짓으로 선발 출전한 김희진은 주공격수다운 결정력을 뽐내며 한국을 첫 승의 길로 인도했다.

지난 25일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브라질전에서 김희진은 5점에 그치면서 부진했다. ‘결정력 있는 한 방’을 믿고 기용한 라바리니 감독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지만 이날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1세트부터 불을 뿜었다. 김희진은 1세트에만 서브 3개를 포함 7점으로 케냐를 완벽하게 흔들었다.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다소 불안했던 세터 염혜선과 호흡도 맞아떨어졌다. 파워 실린 공격과 강타와 연타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코트를 넓게 내다봤다.

공격에서 자신감을 얻자 서브 위력도 한층 올라갔다. 한국은 김희진의 서브 차례 때 연속 득점을 뽑아냈다. 김희진은 팀 내 가장 많은 서브 에이스(4개)로 팀 분위기를 올리는 데 앞장섰다. 서브 득점을 내고 나서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염혜선도 김희진을 적극 활용했다. 전위와 후위, 그리고 중앙을 파고드는 시간차까지. 김희진을 믿고 점유율을 높였다. 케냐가 김희진을 견제하자 다시 김연경을 활용하면서 블로킹을 따돌리는 효과도 톡톡히 봤다. 한국의 공격 루트는 훨씬 다양해졌다.

위기 상황마다 김희진의 손끝이 빛났다. 2, 3세트, 케냐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한국은 간발의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김희진은 아포짓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디그 후 반격 과정에서 올라온 오픈 공격을 깔끔한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분위기를 탄 케냐의 흐름을 끊어냈다.

“디그 후 점수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내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사실 김희진은 부상으로 지난 5월 열린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라바리니 감독은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의 배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김희진이고, 그를 기용하는 게 가장 좋은 전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김희진의 활약은 라바리니 감독을 더욱 미소짓게 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오른 도쿄행. 몸상태가 완벽하진 않지만 결국 해줘야 할 역할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김희진은 “어느 때보다 내 역할을 잘 수행하고 싶다”라고 바랐다. 첫 승을 챙긴 한국은 오는 29일 도미니카공화국과 A조 3차전을 갖는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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