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Team! One Spirit! GS칼텍스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이야기

이정원 / 기사승인 : 2021-03-25 01: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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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오래 기다렸다. GS칼텍스가 2008-2009시즌 이후 약 12년 만에 달콤한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유의 흥있는 플레이와 끈끈한 팀워크로 결국 시즌 후반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정말 하나의 팀이라는 게 눈으로 보였던 GS칼텍스였다. 

 

기승전 '팀워크'

모두가 말한다. GS칼텍스의 올 시즌은 팀워크로 시작해 팀워크로 끝났다고. 그만큼 ‘GS칼텍스=팀워크’였다. 차상현 감독이 감독 부임 초기부터 선수들에게 성적보다 더욱 강조했던 부분이 팀워크, 화합이다. 

 

차상현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선수들이 감독에게 쉽게 다가가는 게 지금도 쉽지 않은데 그 당시에는 더욱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차상현 감독은 선수들에게 마음을 열었다. 감독이 노력하니 선수들도 노력했다. 

 

선수들끼리도 질투나 시기보다는 서로 잘한 부분은 칭찬해 주고, 실수한 부분에 대해서는 격려해 주며 서로에게 힘을 줬다. 차상현 감독 부임 이후 GS칼텍스는 매 시즌 성적이 상승 곡선을 그려냈다. 2016-2017시즌 5위, 2017-2018시즌 4위, 2018-2019시즌 3위, 2019-2020시즌 2위까지. 팀이 하나로 뭉칠수록 성적이 점점 좋아졌다. 

 

코트 위 선수들도 목소리가 크지만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도 그들 못지않게 목소리를 크게 한다. 컵대회 우승 때도 GS칼텍스의 웝업존은 큰 화제였다. 권민지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칼군무까지 선보였다. 

 

물론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부상 선수가 많이 발생하는 악재도 있었다. 하지만 GS칼텍스 선수들은 차상현 감독이 강조한 ‘원 팀’을 기억하고 있었다. 어떤 선수가 빠져도 다른 선수가 들어가 최선을 다하고, 그 선수의 활약이 부족하면 또 다른 선수가 조금 더 메워주는 진정한 ‘하나의 팀’이 되는 게 차상현 감독이 세우고 싶은 ‘GS칼텍스’란 팀이었다. 

 

 

차상현 감독은 “크고 작은 힘든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있어 이 자리까지 왔다. 이런 팀의 감독으로 있어 선수들이 대견하고 뿌듯하다”라는 말을 남겨 선수들을 뿌듯하게 했다. 

  

‘소영 선배’ 헌신을 잊지 말자

팀워크도 좋다. 그런데 그 팀워크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리더의 존재도 중요하다. GS칼텍스 주장은 이소영이다. 올 시즌 이소영이 보여준 활약과 리더십은 차상현 감독은 물론이고 팬들, 타팀 선수들에게까지 큰 감명과 영향을 줬다. 

 

활약도 뛰어나다. 올 시즌 30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득점 10위(439점), 공격 성공률 4위(41.66%), 리시브 효율 5위(41.82%)에 오르며 맹활약했다. 올 시즌 성적이 커리어 하이 수준이다. 득점은 데뷔 후 두 번째로 많고, 공격 성공률도 데뷔 시즌인 2012-2013시즌에 기록했던 41.89% 이후 가장 높다. 

 

또한 GS칼텍스 주장으로서 그 누구보다 더 많은 역할을 했다. 1994년생. 6개 구단 주장 중 가장 어린 주장이지만 이소영은 성숙함을 보여줬다. 올 시즌 분명 팀이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이소영이 팀원들과 으샤으샤하며 힘을 냈다. 

 

힘든 건 언제나 이소영 본인이 책임지고 가져간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주장으로서 스스로 자책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더 나은 결과를 만들고자 한다. 그래도 그 무게를 가끔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3월 5일 현대건설전. 이소영은 경기 종료 이후 눈물을 흘렸다.

 

 

이소영은 “처음부터 내가 도와줬으면 쉽게 갈 수 있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걸 해결하지 못해 미안하고 많은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동료들이 잘 버텨줬다. 고마웠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어 살짝 눈물이 났다”라고 이야기했다. 

 

차상현 감독은 “정말 잘 버텨주고 있다. 주장이어서 어깨가 많이 무거울 것이다. 소영이 혼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잘나가고 있는 데에는 소영이 역할이 크다. 원래는 소영이가 주장을 안 하려고 했다. 내가 부탁을 했는데 지금은 너무 잘 해주고 있다”라고 이소영을 칭찬한 바 있다. 

 

화수분 백업, 누가 나가도 빈틈이 없다

올 시즌 GS칼텍스가 정규리그를 치르는 데 있어 가장 힘든 순간을 꼽으라면 바로 팀의 맏언니이자 주전 미들블로커 한수지의 이탈이다. 또한 그녀의 대체자로 생각했던 권민지도 부상으로 낙마했다. 하지만 이들의 공백을 화끈하게 메운 선수들이 등장한다. 

 

바로 문지윤과 문명화다. 문명화는 정규리그 후반에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 6라운드에만 블로킹 27개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당 평균 2.7개의 수치다. 문지윤도 2월 28일 흥국생명전에 시즌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문지윤은 맹활약을 펼쳤다. 블로킹 2개 포함 8점을 올리며 팀이 시즌 처음으로 선두로 올라가는 데 조금의 힘을 보탰다. 이후 열린 현대건설전에서는 10점을 올렸다. 

 

 

차상현 감독은 “문명화, 문지윤이 잘 버텨주고 있다.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의 성장이 반갑다. 잘 못하면 혼나니까 잘 버텨야 한다. 못 하면 혼나니 많은 연습을 하고 있다. 명화는 블로킹으로, 지윤이는 공격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친구들이다. 물론 아직 미흡하다. 그래도 지윤이와 명화는 지금 엄청난 경험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큰 친구들이다”라고 칭찬했다.

 

차상현 감독이 뽑은 올 시즌 폭풍 성장한 선수가 있다. 바로 한수진이다. 2017-2018시즌에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GS칼텍스 지명을 받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원정의 1순위 지명이 유력했으나 차상현 감독은 한수진의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높게 샀다. 세터, 윙스파이커 등 다양한 활용법을 구상하고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차상현 감독은 “수진이는 나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나에게 화가 났다. ‘이런 능력 있는 선수를 왜 키우지 못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한 바 있다. 

 

차상현 감독은 결국 올 시즌 한수진의 포지션을 리베로로 고정시켰다. 시즌 초반에 흔들리는 경향을 보였다. 그 과정에서 한수진은 분명 성장하고 있었다. 꾸준히 경기를 뛰니 자신감도 점차 찾았고, 자신감을 찾으니 코트 위에서 웃는 횟수도 늘어났다. 주전 리베로 한다혜에 이어 제2 리베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차상현 감독은" 한 단계가 아니라 두세 단계 올라왔다. 안정감을 찾았다. 시즌 초반이나 지난 시즌에나 나에게 많이 혼났다. 내가 기대하는 것만큼 적응을 못했다. 힘들 때마다 대화를 하자고 했다. 점차 마음을 열고 본인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라. 지금은 본인이 즐기고 있다. 발전 가능성이 많은 선수다”라고 말했다. 

 

내일이 더 기대된다

GS칼텍스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GS칼텍스는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컵대회, 정규리그, 챔프전까지 한 시즌에 세 번의 우승컵을 든 여자부 팀은 지금까지 없었다. 남자부도 2009년 삼성화재가 유일하다. 물론 무언가 다른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건 분명하다. 

 

GS칼텍스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지금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소영, 강소휘가 FA 자격을 얻지만 팀에 남는다면 GS칼텍스의 전성기는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안혜진은 주전 세터로서 안정감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고, 이원정도 차상현 감독의 지도 아래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 외 유서연, 박혜민, 김해빈, 권민지, 이현 그리고 부상으로 시즌 중반부터 결장을 이어오던 신인 김지원까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선수들이 많다. 차상현 감독과 그들이 만들어갈 아름다운 내일이 기대된다. 

 

GS칼텍스는 오는 26일부터 플레이오프에서 IBK기업은행을 꺾고 올라온 흥국생명과 5판 3선승제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4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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