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하니까 재밌네요!” MB로 돌아온 권민지는 이 순간을 즐기며 전진한다

장충/김희수 / 기사승인 : 2024-01-14 06: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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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위해, 또 스스로를 위해 권민지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순간을 즐기며 맹활약을 펼쳤다.

권민지에게 도드람 2023-2024 V-리그는 프로에서 맞이하는 다섯 번째 시즌이다. 그는 다섯 번의 시즌을 치르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미들블로커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아웃사이드 히터로의 포지션 변경을 꽤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도 했고,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아포짓에서도 뛴 적이 있다. GS칼텍스와 차상현 감독에게 어느 자리든 필요한 곳에 기용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권민지의 존재는 그간 적잖이 소중했다.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멀티 플레이어 권민지의 가치는 또 한 번 빛났다. 지난 현대건설전부터 미들블로커로 다시 포지션을 바꿔 경기에 나선 권민지는 이번 경기에서도 선발 미들블로커로 출장해 제몫을 했다. 블로킹 2개‧서브 득점 1개 포함 8점을 올렸다. 특히 5세트 7-8에서 속공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휘어잡은 활약이 백미였다.

권민지의 활약 속에 GS칼텍스는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2(14-25, 25-22, 17-25, 25-23, 15-10)로 꺾고 승점 2점을 챙겼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권민지는 “지난 현대건설전을 너무 아쉽게 져서, 이번 경기는 무조건 이기고 싶었다. 4세트의 고비를 넘기고 극적인 승리를 차지해서 기쁘다”는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권민지에게 가장 먼저 포지션을 다시 미들블로커로 바꾼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감독님께서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중앙에서 내 능력을 발휘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며 운을 뗀 권민지는 “지금 마음은 어느 자리든 내가 들어가면 내 역할을 잘 소화해보겠다는 마음뿐이다. 미들블로커를 오랜만에 하니까 재밌다(웃음). 미들블로커만의 매력이 있다”며 긍정적으로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음을 언급했다. 


신인 시절 미들블로커로 나섰던 경험은 지금 다시 그 자리를 소화해야 하는 권민지에게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신인 때 미들블로커를 했었기 때문에 상대 세터의 패스 길이 어느 정도는 보인다. 그렇게 상대 세터가 갈 길을 미리 파악한 뒤, 확실히 중심을 잡아서 블로킹을 따낼 때는 기분이 정말 좋다”고 밝힌 권민지는 “또 앞 시간차 같은 공격 패턴도 미들블로커를 소화하던 때 많이 해본 거라서 지금 다시 하기 수월하다”며 공수 양면에서 미들블로커 역할을 다시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음을 자신 있는 목소리로 전했다.

정확하게는 권민지에게 현재 주어진 역할은 미들블로커와 아포짓이 8:2 정도의 비율로 혼합된 역할이다. 미들블로커 역할을 주로 수행하면서, 로테이션에 따라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와 위치 및 역할을 스위치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권민지는 “아포짓 포지션에서도 늘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다. 아포짓 자리에서도 나의 임무가 있을 뿐이고, 그것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며 또 한 번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이날 미들블로커 권민지의 존재감이 가장 빛났던 순간은 단연 5세트였다. 7-8에서 깔끔한 속공을 터뜨린 데 이어 황민경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그야말로 세트 중반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권민지는 “5세트 경기를 치를 때마다 점수 하나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그 순간에는 무조건 내 손으로 점수를 내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정말 이기고 싶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미들블로커로 나서면 후위 두 자리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더 좋은지 묻는 질문에는 “좋긴 좋다(웃음). 그렇다고 벤치에 앉아 있기는 좀 눈치 보여서, 웜업존에서 몸을 풀다가 들어간다. 아직 그럴 체력은 충분하다”며 유쾌한 너스레를 떨기도 한 권민지는 “이번 경기는 잊지 못할 경기가 된 것 같다(웃음). 많은 팬 분들이 집에 기분 좋게 돌아가실 것 같아 다행이다”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돌고 돌아 프로 무대에서 처음 소화했던 자리로 다시 돌아간 권민지가 복귀 후 두 번째 경기 만에 인상적인 경기를 치렀다. GS칼텍스의 소중한 멀티 플레이어 권민지의 경험과 개인기가 남은 시즌 동안 중앙에서 어떤 멋진 결과물들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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