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도드람 2020-2021 V-리그가 어느덧 개막한 지 2주가 지났다. 지난 10월 31일부터는 관중들도 경기장에 들어올 수 있기에, 지금부터는 팬들과 함께 소통하는 V-리그다.
<더스파이크>는 매주 월요일마다 지난 한 주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선수 중 남자부와 여자부 각 1인을 소개하는 코너로 ‘스파이크PICK’을 기획했다.
이번주 '스파이크PICK'은 비시즌 팀을 옮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두 선수를 뽑았다. 남자부는 13년간 뛰었던 정든 대한항공을 떠나 OK금융그룹으로 온 베테랑 미들블로커 진상헌, 여자부는 트레이드를 통해 6년 만에 친정 IBK기업은행으로 온 리베로 신연경이다.
남자부 이주의 PICK!
OK금융그룹 중앙을 든든히 지키는 남자, 진상헌
10월 28일 VS 현대캐피탈 3-1 승
11점, 블로킹 6개, 공격 성공률 45.45%
1일 VS 우리카드 3-2 승
15점, 블로킹 5개, 공격 성공률 90.91%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지난 10월 25일 대한항공 전이 끝난 후 이런 말을 남겼다. "최 윤 구단주님, 구단 최초 FA 진상헌 선수를 영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한 마디만으로 진상헌이 OK금융그룹과 석진욱 감독에게 지금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020-2021시즌 진상헌은 OK금융그룹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물론 그전 대한항공에서도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며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그전과는 확실히 다른 임팩트를 시즌 초반 보여주고 있다.
물론 1라운드가 끝나지 않았지만 진상헌은 쟁쟁한 선수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블로킹 1위(세트당 1.27개), 속공 2위(71.88%)를 달리고 있다. 중앙이 약하다는 평을 듣던 OK금융그룹에 힘이 되는 동시에 새로운 무기가 되었다.
특히 우승 후보 두 팀과의 2연전, 현대캐피탈, 우리카드 전에서의 그의 활약은 '빛' 그 자체였다. 두 경기에서 기록한 블로킹만 11개다. 중요한 순간마다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거기에 주전 세터 이민규와의 속공 호흡은 찰떡궁합이다. 몇 년 맞춰본 듯 완벽하다. 석진욱 감독도 두 선수의 호흡을 칭찬했다. 그의 빛나는 활약에 팀도 어느덧 4연승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석진욱 감독은 "진상헌은 열정이 대단하다. 해외 배구 영상에서 새로운 블로킹 훈련법을 보면 나한테 와 적극적으로 '이런 훈련법을 도입해보면 어떨까요'라고 의견을 낸다. 그러면 나도 코치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다음 훈련 때부터 실시하려고 한다"라고 그를 칭찬했다.
이전까지 진상헌은 '세리머니 장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세리머니 장인'과 더불어 'OK금융그룹의 든든한 미들블로커'이자 '올 시즌 최고의 이적생'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진상헌은 이적 후인 지난 5월에 <더스파이크>와 인터뷰를 가진 바 있다. 당시 그는 "리그 BEST7을 타보고 싶다"라는 작은 소망을 전했다. 아직까지 진상헌은 데뷔 후 단 한 번도 개인 상을 타 본 적이 없다. 지금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BEST7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시즌 초반 OK금융그룹 선두 질주의 큰 힘이 되고 있는 진상헌. 팀과 함께 인상적인 시즌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여자부 이주의 PICK!
공 가는 곳엔 그녀가 있다! IBK기업은행 리베로 신연경
10월 30일 VS 현대건설 3-1 승
리시브 효율 53.33%, 디그 성공 34개
IBK기업은행 김우재 감독은 지난 시즌 리시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윙스파이커 포지션은 물론이고 박상미-한지현으로 이뤄진 리베로 라인도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 6년 만에 팀에 돌아온 신연경이 김우재 감독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있다. 신연경은 사실 리베로로 포지션 변경을 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리베로로 포지션 변경은 지난 시즌부터 꾀했지만 올 시즌처럼 주전 리베로로 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불안함은 없었다. 든든하고 깔끔한 수비로 팀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신연경은 현대건설전 1세트부터 맹활약했다. 1세트 디그 시도 11개를 모두 성공하며 팀의 공격 기회를 제공했다. 현대건설전에서 리시브효율 53.33%, 디그 34개를 성공시켰다. 팀에는 시즌 2승을, 현대건설에는 시즌 첫 패를 안겼다.
김우재 감독 역시 그녀의 플레이를 바라보며 "영입할 때부터 믿고 선택했다. 연경이가 많은 걸 조율할 줄 안다. 항상 믿고 있다. 우리 팀 분위기메이커라고 생각한다"라고 칭찬했다.
물론 몸을 날려 공을 살려내는 디그는 수준급이지만, 리시브는 좀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 디그는 리그 2위(세트당 6.54개)지만, 리시브효율은 13위(36.36%)에 머물러 있다. 신연경 역시 "리시브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서로 사인을 잘 주고받아야 하는데 아직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전 리시브효율 정도만 유지해 준다면 IBK기업은행의 고질병 '리시브 불안' 해소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신연경은 이번 비시즌 두 번의 이적을 겪어야 했다.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이다영 보상 선수로 현대건설로 이적한지 얼마 되지 않아, 2대2 트레이드로 IBK기업은행으로 왔다. 10일이라는 짧은 기간 두 번의 이적을 맞봤다. 선수로서는 가슴 아프고 힘든 일이다.
그녀는 이 기회를 자신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고자 노력 중이다. 6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과 함께 말이다. IBK기업은행 '든든한 주전 리베로'로 자리 잡은 신연경의 2020-2021시즌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까.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