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실도 습관” 김형실 감독의 표정이 굳어간다

광주/강예진 / 기사승인 : 2021-12-17 06:00:2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사령탑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패해서가 아니다. 과정에서의 아쉬움 때문이다.

 

페퍼저축은행은 16일 한국도로공사에 0-3으로 완패했다. 11연패를 떠안았다. 

 

올 시즌 막내 구단으로 야심 차게 출발한 페퍼저축은행. 모두의 예상과 달리 첫 승을 이르게 맛봤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IBK기업은행을 잡으면서 축포를 터뜨렸다.

 

기쁨도 잠시 첫 승 후 “2라운드부터가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다”라고 했던 김형실 감독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었다.

 

가장 경계하는 건 ‘범실’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여자부 7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335개의 범실을 범했다. 300개를 넘는 팀은 페퍼저축은행이 유일하다.

 

경기당 21개의 범실을 쏟아낸다는 의미다. 김형실 감독은 “근본적으로 욕심이 생기니까 범실이 많아지고 있다. 거의 한 세트를 내주고 경기하는 거나 다름없다. 이길 수 없는 구조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사실 호흡 맞춰가는 단계에서 범실은 나올 수 있다. 특히 페퍼저축은행은 ‘신생팀’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범실도 어느 순간에 나오냐에 따라 달라진다. 추격하는 상황, 20점 이후 승부처에서 나오는 범실은 한 개 그 이상의 데미지를 주기도 한다.

 

김형실 감독은 도로공사전 직후 “자체로 맥을 끊었다. 범실은 습관이다. 혼이 나갔다고 해야 할까. 영혼 없이 내주는 범실이 많았다. 두드려맞을 만큼 맞았는데 또 그런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페퍼저축은행은 20점 이후 연속 서브 범실, 잡을 수 있는 볼도 콜 사인 미스로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가 잘해서 내주는 점수 외에 아쉬움이 남는 플레이가 자주 연출됐다.

 

김형실 감독은 ‘범실 줄이기’를 위한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훈련할 때 선수들의 서브 루틴을 바꾸기도, 강타에서 연타로 넣기 등 여러 가지를 시도했다. 김형실 감독은 “선수들을 긴장한 상태로 만들기, 타이밍 조절, 자신 있게 또는 찬스로 때리기 등 동원해봤지만 맥 끊는 범실이 언제 없어질지는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스스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 김 감독. 그는 “한 번쯤은 자신감으로 극복하고 넘어가면 다른 세상이 보일 텐데 넘지 못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하면서 “볼을 다룰 때 냉정하고, 차분하게 하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범실 하지 않고 이기는 경험을 한다면 달라질 듯하다”라고 바랐다.

 

사진_광주/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