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과 함께 울고 웃는 사람이 될게요!” 장하랑은 선수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성장한다

수원/김희수 / 기사승인 : 2024-03-31 06: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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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장하랑에서 KB손해보험 장하랑이 된 뒤 맞은 첫 시즌이 끝났다. 장하랑은 쉬지 않고 그 다음을 바라본다.

KB손해보험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이 과정에서 후인정 감독이 중도에 팀을 떠나기도 했다. 김학민 감독대행이 후 전 감독의 빈자리를 메웠지만, 팀의 최하위 마무리를 막을 수는 없었다.

팀의 고전 속에서 희망찬 첫 시즌을 기대했던 새내기 미들블로커 장하랑도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시즌을 마쳤다. 시즌 중에 치러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6순위로 KB손해보험의 유니폼을 입은 장하랑은 총 5경기‧6세트에 나서 3점을 올렸다.

아쉬웠던 데뷔 시즌을 뒤로한 채 마무리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장하랑을 <더스파이크>가 수원 인재니움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장하랑은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은 마무리 훈련 동안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웨이트와 볼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미겔 리베라 감독님의 체계에 맞춰가는 과정에 있다”며 마무리 훈련의 내용을 소개했다.

이후 장하랑과 마무리된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하랑은 “아쉽다면 많이 아쉬운 시즌이었다. 프로 무대에 적응을 빠르게 하지 못한 부분이 특히 그랬다. 지금은 운동 능력이나 적응력 면에서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 더 빠르게 리그에 적응했다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다”며 솔직하게 시즌 전반을 돌아봤다. 


장하랑이 꼽은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자신의 데뷔전이 성사됐던 2라운드 삼성화재전이었다. 그는 그 경기에서 김준우의 속공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데뷔전에서 V-리그 첫 득점까지 뽑아냈다. 당시의 블로킹에 대해 장하랑은 “나에게는 정말 큰 의미였다. V-리그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점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회고를 들려줬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었다. 장하랑은 시즌 내내 코트 위보다는 웜업존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초반에는 모든 게 처음이었고 관중과 카메라도 있다 보니 알 수 없는 위압감에 짓눌려 있었다. 나도 모르게 멍하니 서 있게 되는 때도 있었다”며 웜업존에 서있는 것조차도 쉬운 일은 아니었음을 솔직히 전했다.

그러나 장하랑은 조금씩 V-리그 무대에 적응하면서, 웜업존에서 자신이 해야할 일을 찾았다. 그는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정신적으로 조금 적응을 할 수 있었고, 그 이후에는 우리 팀과 상대 팀 미들블로커들의 움직임, 그리고 서버들의 서브 코스를 관찰했다”며 웜업존에서도 이런저런 연구들을 했음을 밝혔다.

이어서 장하랑과 이번 시즌을 함께 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먼저 시즌 동안 그의 스승이었던 후 전 감독과 김 대행에게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 물었다. 장하랑은 “후 감독님은 점프라는 저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내가 프로 무대에서도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심어주신 따뜻한 분이었다. 김 대행님은 내가 앞으로 쓰고자 하는 서브를 구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두 스승과 함께 했던 시간을 소개했다.


장하랑은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힘이 돼준 선배로 한국민을 먼저 꼽은 장하랑은 “(한)국민이 형과는 같은 중학교를 나왔다. 처음 팀에 왔을 때부터 친근하게 대해주셨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셨다. 경기장 안에서도 항상 의지하게 되는 형이다”라며 한국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그는 “(우)상조 형과 (김)홍정이 형도 꼽고 싶다. 내가 긴장을 많이 하거나 좋지 않은 플레이를 할 때 꼭 필요한 조언들을 해주시는 형들”이라며 우상조와 김홍정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장하랑은 성균관대에서 동고동락하다가 함께 V-리그에 입성한 팀 동료 권태욱과 삼성화재의 자르갈척트 엥흐에르덴(등록명 에디)에 대한 애정도 표현했다. 그는 “(권)태욱이와는 대학 때도, 지금도 함께 붙어서 훈련을 하고 경기를 치른다. 대학 때부터 가다듬은 호흡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걸 많이 느낀다. 에디는 상대 팀이지만 만나면 정말 반갑다. 적이지만 웃으면서 즐겁게 맞붙을 수 있는 선수”라는 정겨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제 장하랑의 데뷔 시즌은 끝났다. 그에게도, 팀에게도 다가올 다음 시즌은 진정한 시험대다. “이번 시즌에 뭔가를 많이 보여드리진 못했지만, 그건 기회가 부족해서였지 내가 가진 게 없어서가 아니라는 걸 다음 시즌에는 꼭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싶다”며 전의를 다진 장하랑은 “동료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끈끈한 팀의 일원이 되고 싶다. 또 동료들을 믿으면서 선수로서도 더 성장하고 싶다. 다음 시즌은 내 이름을 더 많이 알리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목표를 당차게 밝혔다.

루키 장하랑은 인터뷰를 마치며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앞으로 더 성장할 저를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늘 감사드리고 사랑한다”며 수줍게 마음을 전했다. 그에게 조금은 아쉬웠던 1년차였지만, 그렇기에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하며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한다. 장하랑은 더 나은 배구선수이자 사람이 되기 위해, 또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사진_수원/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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