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서 프로로 돌아온 이예림의 3번째 시즌, 절실함 안고 코트 위에 오른다

김천/이보미 / 기사승인 : 2023-12-30 12: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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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아웃사이드 히터 이예림이 팀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이예림은 지난 29일 오후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4라운드 GS칼텍스전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11월 30일 현대건설전 선발 출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 이예림은 공격으로만 3점을 기록했지만 그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을 아포짓으로 기용했고, 이예림을 선발로 기용하면서 사실상 리베로 임명옥과 이예림의 2인 리시브 체제로 나섰다. 타나차의 리시브 부담감을 덜고 공격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심산이었다. 전새얀과 문정원은 경기 도중 교체로 투입돼 각각 전위, 후위에 배치되곤 했다.

이예림은 GS칼텍스전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았다. 이날 팀 내 리시브 비중은 51.22%로 절반 이상이었다. 리시브 42회 중에 16회 정확하게 받아냈고, 2개를 실패했다. 리시브 효율 33.33%로 준수한 활약을 선보였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예림에 대해 “타나차가 아포짓으로 들어가면서 양쪽 분배가 됐다. 이 또한 보이면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었는데 예림이가 잘 버텨줘서 끝까지 가져갈 수 있었다”면서 “리시브와 수비는 좋은 선수다. 공격, 블로킹은 약하다. (이)윤정이랑은 잘 맞는 부분도 있어서 선발로 넣었다”고 밝혔다.

이예림은 “오늘 스타팅이라 떨렸는데 연습한대로만 하자고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면서 “2인 리시브를 많이 하고 있다. 감독님은 리시브만 버티라고 하셨다. 공격은 다음이고 받는 것 위주로 하라고 하셨다. 버티자고 생각했는데 알려주신 것 생각하면서 했다. 그래서 감독님도 좋게 말해주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예림은 실업팀에서 프로팀으로 돌아온지 3년이 됐다. 1998년생 이예림은 당초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로 현대건설 지명을 받았지만, 2017년 자유신분 선수가 됐다. 이후 실업팀 대구시청, 수원시청 소속으로 배구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2021년 새로운 기회를 얻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 입단에 성공했다. 그렇게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세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만큼 절실한 마음이 크다.

이예림은 “처음에 프로에 와서는 자리에서 밀렸기 때문에 공을 줍거나 물을 옮겼던 기억밖에 없다. 그렇게 두 시즌을 하고 실업에 갔다. 실업에 있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경기를 주도적으로 뛸 수도 있었다”며 지난 기억을 떠올렸다.

주전 세터 이윤정 역시 고교 졸업 후 바로 실업팀에서 뛰다가 2021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V-리그 무대에 올랐다. 이에 이예림은 “실업에서도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많고, 다시 오고 싶은 선수들도 많다. 실업에 있는 친구들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나도 정말 오고 싶었다. 운이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팀에서 언니가 되기도 했고, 연차가 올라갈수록 좀 더 절실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도 이예림에 대해 “프로에서 본인이 갖고 있는 장점만 살린다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본다”며 두터운 신뢰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안정감도 돋보인다. 이예림도 “원래 덤벙거리는 스타일이다. 약간은 침착해진 것 같다. 언니들 보면서 저렇게 해야지 생각했다. 마인드컨트롤도 하면서 침착한 플레이가 나왔던 것 같다. 그래도 아직 덤벙거린다”며 미소를 지었다.

올해는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타나차까지 팀에 오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이예림은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항상 교체로 들어가는 포지션이라 들어가서 도움만 되자, 민폐만 끼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했다. 감독님이 계속 기용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윤정에 대해서는 “내가 들어가면 윤정이 토스가 더 부드러워진다. 넘어가서 ㅈ바는 것도 더 잘 잡는다. 내가 어디로 공을 주는지 알고 자리를 잡고 토스를 한다. 또 내게도 내가 좋아하는 토스를 준다. 득점을 못 내면 내 잘못이다”며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예림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 안정적인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바람대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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