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원래 우리 경기력” 최태웅 감독의 빠른 인정과 믿음

인천/강예진 / 기사승인 : 2021-11-11 06: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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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할 건 빠르게 인정한다.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둔다. 당장 눈앞의 순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을 믿으며 천천히 기다리고 있다.

“1세트는 운이라고 본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10일 대한항공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이렇게 말했다. “흔들린 게 아니고, 그게 원래 우리 경기력이다. 대한항공과 하면 항상 그런 경기가 나타난다”라며 패배를 빠르게 인정했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손쉽게 따냈다. 허수봉이 11점에 공격 성공률 83.33%를 마크했다. 리시브 효율 46.67%로 안정감을 바탕으로 김명관의 패스도 좋았다. 하지만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역전패를 떠안았다.

2연패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현대캐피탈은 1라운드를 2위(4승 2패 승점 12)로 마쳤다. 당초 목표했던 승점 7을 훌쩍 넘긴 것. 최 감독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말과 함께 2라운드 역시 승점 7을 목표로 잡았다. 1라운드에서 여유로운 승점 확보에 성공했지만, 목표 승점에는 변화가 없었다.

시즌 초반 고전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현대캐피탈은 치고 올라갔다. 외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끼리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특히 지난 시즌 리빌딩 선언 후, 기회를 부여받은 신인급 선수들의 성장과 베테랑급 선수들의 조화가 잘 어우러지고 있었다.

리빌딩을 선언한 지 2시즌째. 범실이 줄었고, 위기관리 능력이 좋아졌지만 수장은 더 많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 최 감독은 “비록 졌지만 어린 선수들에게는 한 경기, 한 세트로 경험을 쌓고 있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라고 했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도 보였다. 최태웅 감독은 경기 중간 벤치에 앉아서 조용히 코트를 지켜봤다. 어떠한 리액션도, 움직임도 없었다.

최태웅 감독은 “감독이 선수들을 도와줄 수 있겠지만, 선수들끼리 풀어나가는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면서 “내가 앞에 있으면 잔소리를 하기에 뒤로 물러나서 믿고 맡겼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순위에 크게 의미 부여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태웅 감독은 “순위에 전혀 의미를 두지 않는다. 매 경기를 치를수록 선수들이 리그에 적응하고, 그들이 성인 배구에 우뚝 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에 그걸로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서두르지 않는 감독과, 감독의 믿음 아래에 성장하는 선수들.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은 지난 시즌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수 있을까.

사진_인천/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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