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장충/이정원 기자] 이소영이 경기 후 흘린 눈물은 무엇을 의미할까.

GS칼텍스는 5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17-25, 25-18, 26-24, 15-13)로 승리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GS칼텍스(승점 55점 19승 9패)는 2위 흥국생명(승점 53점 18승 9패)과 승점 차를 2점으로 벌렸다.

스코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GS칼텍스는 1, 2세트를 어렵게 풀어갔다. 상대 서브에 당황하고, 수비는 흔들리고, 공격에서도 흐름이 자주 끊겼다. 차상현 감독은 2세트 강소휘를 미들블로커 자리에 기용하는 변화도 줬다. 하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3세트부터 GS칼텍스는 우리가 알던 GS칼텍스의 모습을 되찾았다. 끈끈한 조직력, 공 하나의 소중함을 알고 몸을 날리는 수비 그리고 화끈한 공격 결정력까지 모두 살아났다. 그리고 이소영도 3세트부터 살아났다.

이소영은 1, 2세트 6점에 그쳤지만 3, 4, 5세트에만 18점을 몰아쳤다. 특히 마지막 5세트에서는 6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다. GS칼텍스는 4-9 위기 상황에도 침착하게 쫓아갔다. 결국 러츠의 마지막 득점과 함께 경기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이소영은 이날 24점에 공격 성공률 44.9%, 리시브 효율 40%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팀원들이 모두 환호하는 가운데에서도 이소영은 크게 웃지 못했다. 이소영은 경기 종료 후 털썩 주저앉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그녀가 흘린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주장으로서 경기 초반 제 역할을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녀는 "처음부터 내가 도와줬으면 쉽게 갈 수 있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걸 해결하지 못해 미안하고 많은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동료들이 잘 버텨줬다. 고마웠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어 살짝 눈물이 났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 이소영은 GS칼텍스의 주장이다. 팀의 주장으로서, 어느 선수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 이소영이다. 주장은 코트 위 플레이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코트 위에서보다 코트 밖에서 해야 될 역할이 많을 때가 있다. 어느 자리에서든 주장은 책임감을 가지고 많은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 이소영의 어깨에도 책임감이 한가득 있는데, 그 책임감을 완수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이소영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안다. 이소영이 올 시즌 GS칼텍스 주장으로서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올 시즌 28경기(115세트) 429점, 공격 성공률 41.38%, 리시브 효율 41.73%로 공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5라운드 MVP도 이소영의 것이었다. 이소영의 활약이 없었다면 GS칼텍스의 선두 등극도 없었을 것이다.

경기 후 차상현 감독도 "정말 잘 버텨주고 있다. 주장이어서 어깨가 많이 무거울 것이다. 소영이 혼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잘나가고 있는 데에는 소영이 역할이 크다"라고 이소영을 칭찬했다.

차상현 감독이 말한 것처럼 주장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오히려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그 부담감을 즐기기 위해서는 선수들과 코트 위에서 재밌게 뛰어다니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는 방법밖에 없다. 이소영도 그럴 때일수록 팀원들과 으샤으샤하며 힘을 얻으려고 한다.

이소영은 "우리가 제일 위에 있지만 다른 팀을 절대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우리 할 것만 하자'라고 항상 생각한다. 팀원들도 항상 파이팅을 불어넣어 준다. 그러면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오늘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팀원들 덕분에 잘 버텨줬다"라고 말했다.

각 팀의 주장은 언제나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 이소영이 이날 경기 종료 후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주장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올 시즌 GS칼텍스와 이소영의 마지막은 그렇게 간절하게 염원하던 우승이라는 달콤한 결말로 마무리될까. 꼭 우승이라는 해피엔딩이 나오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소영이 보여준 투혼과 눈물을 기억할 것이다. 

현대건설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한 GS칼텍스는 오는 12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IBK기업은행과 경기를 가진다.


사진_장충/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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