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KE프리뷰] ‘10년 vs 5년’ KB-OK, 더 오래 봄을 느끼고픈 두 팀의 단판 승부

서영욱 / 기사승인 : 2021-04-04 02: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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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10년과 5년. 다시 봄 배구를 치르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KB손해보험은 전신인 LIG손해보험 시절 치른 2011년 준플레이오프가 마지막이었고 OK금융그룹도 OK저축은행 시절 시몬과 함께 챔프전 2연패를 달성한 2016년이 마지막 포스트시즌 기억이다. 오랜 봄 배구 갈증을 푼 두 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 오랜만에 올라온 봄 배구지만 한 팀은 이 한 경기로 포스트시즌 여정을 마쳐야 한다. 좀 더 오랫동안 봄 내음을 느낄 팀은 어디가 될까.

좋지 않았던 막판 경기력, 반등이 필요하다
우여곡절 끝에 준플레이오프에 오르는 데는 성공했지만 두 팀 모두 6라운드 막판 경기력은 그리 좋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은 정규리그 마지막 세 경기에서 모두 팀 공격 성공률 50% 이하였고 마지막 두 경기에서는 블로킹과 서브가 시즌 평균에 못 미쳤다.

주전 세터 황택의가 부상으로 빠지고 최익제가 뛰면서 잘 버텨줬지만 불완전한 호흡은 어쩔 수 없었다. 케이타와 김정호 모두 정규리그 막판 세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이 50% 이하였고 특히 김정호는 3월 22일 현대캐피탈전 공격 성공률이 38.89%까지 떨어졌다. 케이타와 함께 서브에서도 힘을 보태야 하는 김정호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세 경기에서 서브 에이스는 2개에 그쳤다. 서브 기록 역시 다소 아쉬웠다. 

 


OK금융그룹 역시 정규리그 막판 경기력은 그리 좋지 않았다. 리그 재개 이후 3연패를 당했고 삼성화재 상대로 연패를 끊었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는 백업이 다수 출전한 대한항공에 경기 대부분을 끌려다니면서 패했다. 1일 경기 패배 후 “너무 경기력이 떨어져서 기대한다는 게 미안할 정도”라고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이 말할 정도로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특히 고민이 될 만한 부분은 공격 기복이었다. 펠리페는 준수한 성적을 남기는 선수임에 분명하지만 상대적으로 폭발력은 조금 부족하다. 국내 선수 지원이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할 윙스파이커진 공격력이 꾸준하지 않다. 리그 재개 이후 김웅비-차지환 조합을 많이 꺼내 들었지만 만족스러운 공격력을 매 경기 보여주지는 못했다. 조재성, 최홍석까지 더해 여러 조합을 활용하면서 경기를 치러야 했지만 2% 부족했다.

‘케이타 도우미-WS 활약’ 명확한 양 팀의 과제
앞선 내용과 이어서 생각해본다면 두 팀에 필요한 부분은 명확하다. OK금융그룹은 어떤 윙스파이커 조합이 나오든 처음 나온 윙스파이커 조합이 교체 없이 꾸준히 코트를 밟으면서 공격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1세트 선발로 나온 조합이 마지막까지 코트 위에서 뛴다는 건 그만큼 그 두 선수 경기력이 좋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 윙스파이커 중 6라운드 들어 활약이 가장 나았던 건 김웅비였다. 6라운드 여섯 경기에 모두 출전해 총 58점을 기록했고 공격 성공률도 51.49%를 기록했다. 6라운드 OK금융그룹 윙스파이커 중 가장 많은 공격 시도(101회)를 기록하는 와중에 남긴 공격 성공률이기에 의미가 있다. 6라운드 리시브 시도도 OK금융그룹 윙스파이커 중 가장 많았고(138회) 리시브 효율은 30.43%였다. 아쉬웠던 점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서 부진했다는 것인데(5점, 공격 성공률 28.57%) 김웅비가 준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6라운드 평균 기록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줘야 OK금융그룹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케이타를 도울 김정호 활약이 필수다. 김정호가 부진하면 승리로 가는 길이 더 험난해진다. 물론 올 시즌 KB손해보험은 케이타 ‘원맨쇼’로 이긴 경기도 꽤 있다. OK금융그룹과 맞대결 중에도 5라운드 경기가 그랬다. 당시 김정호가 5세트까지 11점, 공격 성공률 40%로 좋지 않았음에도 케이타는 혼자 41점, 5세트에도 혼자 8점을 책임지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케이타 혼자 활약하는 그림은 KB손해보험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케이타가 올 시즌 워낙 뛰어난 활약을 펼치긴 했지만 혼자 활약하는 경기는 승패 요인이 매우 간단해진다. 케이타가 지치기 전에 경기를 끝내거나 케이타가 마지막까지 버텨주면 이기고 경기가 길어지면서 케이타가 지치면 패한다. 최근 경기 중에는 한국전력과 6라운드 경기가 그랬고 OK금융그룹과 1, 6라운드 맞대결이 그랬다. 김정호 활약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주전 세터 부상 변수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 모두 주전 세터진에 부상 변수가 있다. OK금융그룹은 이민규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로 복귀했지만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무릎이 좋지 않아 리시브가 흔들려 움직임이 많아질수록 특히 더 어려움을 겪는다.

이민규 몸 상태를 고려해 곽명우를 리그 재개 후 선발로 내세웠지만 경기력이 만족스럽진 않았다. 이민규가 6라운드 삼성화재전 1세트 초반 투입 후 쭉 선발로 나서고 이어진 대한항공전에도 1, 2세트 선발로 나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몸 상태에서 오는 변수를 무시할 순 없는 만큼,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선발로 나올 수도 있고 구원투수 역할을 맡을 수도 있는 곽명우가 경기력을 회복해야 한다.


 

세터 변수가 더 크게 다가올 팀은 KB손해보험이다. KB손해보험 이경수 감독대행은 3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황택의가 준플레이오프 출전이 어렵다고 밝혔다. 최익제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최익제는 황택의가 빠진 경기에서 잘 버텨주면서 정규리그 막판 자신이 나선 네 경기 중 두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공격수와 호흡은 불안한 부분이 분명 있었다. 케이타와 김정호 공격 성공률이 세터 교체와 함께 떨어진 건 우연이 아니다. 오랜 시간 합을 맞춘 세터가 아닌 백업 세터와 손발을 맞춰야 하기에 불안요소도 클 수밖에 없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3월 30일 한국전력전에는 최익제가 흔들리거나 세트를 마무리해야 하는 후반에 황택의가 투입됐다. 이번에는 최익제 혼자 힘으로 헤쳐나가야 한다. “최익제가 내일 하루 정도 미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이경수 감독대행 바람에 부응해야 할 최익제다.


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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