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지난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한국도로공사 전을 끝으로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각 팀은 모두 다섯 경기를 치르며 2020-2021시즌 초반 탐색전을 마친 상황이다.
1라운드 여자부 순위
1위 흥국생명 (승점 14점, 5승)
2위 IBK기업은행 (승점 10점, 3승 2패)
3위 GS칼텍스 (승점 6점, 2승 3패)
4위 KGC인삼공사 (승점 6점, 2승 3패)
5위 현대건설 (승점 5점, 2승 3패)
6위 한국도로공사 (승점 4점, 1승 4패)
역시 흥국생명은 강했다. 1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치며 흥벤져스의 힘을 과감하게 보여줬다. 흥국생명은 출범 후 처음으로 1라운드 전승을 기록했다. 2위는 초반 고전할 거라 예상했던 IBK기업은행이다. IBK기업은행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를 3-0으로 완파하며 1R 목표로 삼았던 3승과 동시에 2위 자리를 수성했다. GS칼텍스, KGC인삼공사, 현대건설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1라운드와 똑같은 승점 4점에 1승 4패를 기록했다. 출발이 매끄럽지 않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1라운드를 마쳤으니, 개인 기록 TOP5를 통해 어떤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는지 살펴본다. 득점, 공격 종합(공격 성공률), 블로킹, 서브, 리시브, 디그, 속공까지 어떤 선수들의 이름이 있는지 살펴보자.
(모든 기록은 10일 경기 종료 기준)
득점
1위 러츠 (GS칼텍스) 5경기 21세트, 151점
2위 디우프 (KGC인삼공사) 5경기 18세트, 144점
3위 라자레바 (IBK기업은행) 5경기 20세트, 142점
4위 켈시 (한국도로공사) 5경기 18세트, 119점
5위 김연경 (흥국생명) 5경기 20세트, 117점
공격 종합(공격 성공률)
1위 김연경 (흥국생명) 5경기 20세트, 47.37%
2위 디우프 (KGC인삼공사) 5경기 18세트, 43.56%
3위 러츠 (GS칼텍스) 5경기 21세트, 43.00%
4위 라자레바 (IBK기업은행) 5경기 20세트, 40.80%
5위 이재영 (흥국생명) 5경기 20세트, 39.44%
득점 1위, 2위 자리가 지난 시즌 1라운드와 자리만 바뀌었다. 두 시즌 연속 V-리그 무대를 밝고 있는 러츠가 1위, 디우프가 2위다. 러츠는 151점, 디우프는 144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지난 시즌 1라운드 득점 1위 디우프 167점, 2위 러츠 116점). 공격 성공률 역시 43%가 넘는다. 두 선수 모두 공격 시도(러츠 307회, 디우프 303회)가 많음에도 안정적인 득점력과 더불어 성공률까지 가져가는 효자 외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 선수는 공격력에 부침을 겪고 있는 국내 선수들의 몫까지 대신해주고 있다. 디우프는 외롭다. 10위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러츠의 옆에는 이소영(9위, 69점)이 있지만, 디우프의 짝꿍은 여기에도 없다. 디우프와 가장 가까운 순위가 15위 최은지다. 최은지는 47점을 올렸다. KGC인삼공사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디우프의 몫을 덜 국내 선수가 필요하다.
득점 3위는 라자레바다. 라자레바는 올 시즌 IBK기업은행 공격의 핵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개막 초반 김희진의 완전치 않은 몸 상태, 들쑥날쑥한 윙스파이커 공격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제 몫을 해냈다. 후위 공격은 최고라는 평이 따른다. 이 부문 1위다(성공률 47.69%). 또한 공격 성공률 순위에서도 4위에 올라있다. 라자레바는 여자부 선수 중에 가장 공격을 많이 시도한 선수다. 326회를 시도했다. 그럼에도 40%가 넘는 공격 성공률을 기록한 것을 보면, 왜 라자레바가 외인 드래프트 1순위로 뽑혔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34개의 범실도 낳았다.
외국인 선수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흥국생명 김연경과 이재영이다. 특히 김연경은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득점 상위 5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영 역시 지난 시즌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공격 성공률 5위에 오르며 변함없는 기량을 보여줬다. 이재영의 득점 순위는 7위(106점)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두 선수는 공격뿐만 아니라 윙스파이커로서 수비도 책임지고 있다. 김연경은 리시브점유율 20.87%에 리시브효율 32.93%를, 이재영은 리시브점유율 36.64%에 리시브효율 33.33%를 기록 중이다. 국내 선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들과 흥국생명 삼각편대를 이루는 루시아는 득점 8위(75점)에 올라 있다. 루시아가 타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부진해도 흥국생명이 1라운드 전승을 거둘 수 있는 이유는 김연경과 이재영이 있기 때문이었다.
반면, 득점 4위 켈시는 고득점을 올린 것과 달리 공격 성공률 40%를 넘기지 못했다. 범실도 라자라바에 이어 28개, 두 번째로 많다. 아직까지 이고은과 호흡이 맞지 않다 보니 성공률에서 많은 아쉬움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속공
1위 정지윤 (현대건설) 5경기 18세트, 57.89%
2위 이주아 (흥국생명) 5경기 16세트, 54.55%
3위 김수지 (IBK기업은행) 5경기 20세트, 53.33%
3위 한수지 (GS칼텍스) 5경기 21세트, 53.33%
5위 양효진 (현대건설) 5경기 19세트, 52.63%
블로킹 (세트당 개수, 괄호 안은 총 블로킹 득점)
1위 한송이 (KGC인삼공사) 5경기 18세트, 세트당 0.89개(16개)
2위 김세영 (흥국생명) 5경기 20세트, 세트당 0,85개(17개)
3위 한수지 (GS칼텍스) 5경기 21세트, 세트당 0.76개(16개)
4위 루소 (현대건설) 5경기 19세트, 세트당 0.63개(12개)
5위 러츠 (GS칼텍스) 5경기 21세트, 세트당 0.62개(13개)
여자부 속공 부문은 선수들의 속공 시도 횟수가 지난 시즌보다 현저히 적다. 판단하기가 애매하다. 정지윤이 1위지만 속공 시도 횟수가 19회(성공 11회)에 불과하다. 2위 이주아부터 공동 3위 김수지-한수지까지 모두 속공 시도 횟수가 20회가 넘지 못한다. 성공 횟수 역시 모두 10회를 넘기지 못했다(이주아 6회, 한수지-김수지 8회). 지난 시즌 5위 안에 든 선수 중 속공 시도 횟수가 20회도 넘기지 못한 선수는 김주향(9회)이 유일했다.
그런 상황에서 꾸준히 속공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양효진이 대단할 뿐이다. 여전히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황민경-고예림이 다소 부침을 겪고 있기에 언제든지 세터진이 믿고 올릴 수 있는 선수가 양효진이다. 양효진은 지난 시즌 보다 4회 많은 38번 속공을 시도해 20번을 성공시켰다. 이 과정에서 범실은 단 네 개였다. 공격 점유율도 18%다.
순위권에는 없지만 최근 과도기를 겪고 다시 일어나고 있는 박은진도 6위에 올라 있다. 박은진도 22회 시도해 11회를 성공시켰다. 물론 지난 시즌보다 많은 속공을 시도한 건 아니지만(지난 시즌 38회), 팀이 필요할 때 득점을 올려주며 이영택 감독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경기 분위기를 단번에 바꾸는 데에는 블로킹이 최고다. 블로킹에서는 새로운 선수가 눈에 띈다. 바로 지난 시즌부터 미들블로커로 뛰고 있는 한송이다. 한송이는 지난 시즌 1라운드에는 블로킹 14위(세트당 0.26개)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에는 당당히 1위에 올라있다. 무려 세트당 개수가 0.63개나 뛰어올랐다. 엄청난 발전이다. 미들블로커로 뛰면서 꾸준히 공부를 했고, 명 미들블로커 출신 이영택 감독의 지도력이 한 몫 했다. 왜 지난 시즌 한송이를 보고 회춘했다고 하는지 보여주는 증거가 여기 있다.
김세영과 한수지도 각각 2, 3위에 오르며 베테랑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든든하게 팀의 중앙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로서 비교적 작은 190cm 신장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루소의 활약도 눈에 띈다. 남다른 운동능력과 점프력으로 블로킹 득점을 올리고 있다. 러츠 역시 높은 타점에서 때리는 고공 폭격과 더불어 207cm 장신 블로커로 GS칼텍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차상현 감독은 이런 러츠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종종 미들블로커로 세우기도 한다.
양효진의 이름이 없다는 게 의외다. 양효진은 세트당 0.37개를 기록 중이다. 이 부문 13위다.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의외인 수치다. 다음 라운드에서 양효진의 철벽 블로킹이 위력을 발휘할지 기대를 모은다.
서브 (세트당 개수, 괄호 안은 총 서브 에이스 수)
1위 김연경 (흥국생명) 5경기 20세트, 세트당 0.65개(13개)
2위 문정원 (한국도로공사) 5경기 18세트, 세트당 0.39개(7개)
3위 안혜진 (GS칼텍스) 5경기 20세트, 세트당 0.35개(7개)
4위 조송화 (IBK기업은행) 5경기 20세트, 세트당 0.30개(6개)
5위 러츠 (GS칼텍스) 5경기 21세트, 세트당 0.29개(6개)
경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는데 있어 서브는 큰 역할을 한다. 특히 김연경의 서브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위력적이다. 여자부 선수 중 유일하게 세트당 0.5개가 넘었으며, 또한 유일하게 서브에이스 10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다. 폭발적인 강서브가 아니더라도 예리한 서브로 상대에 혼을 빼놓는다. 시즌 첫 경기인 GS칼텍스전에서 4개를 기록했으며, 매 경기 2개 이상의 서브에이스를 올리는 '배구여제'다. 2위는 문정원이다. 문정원은 지난 시즌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서브 7개를 기록했다. 다만 10개 서브 범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아쉬움이다.
날카로운 서브를 소유한 안혜진은 지난 시즌 1라운드에 이어 이번에도 순위권에 올랐다. 세트당 개수는 지난 시즌 기록한 0.563개보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그녀의 서브에 많은 팀들이 당황해한다. 지난 시즌 총 8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는 데 그쳤던 조송화가 1라운드부터 6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4위에 오른 게 눈에 띈다. 조송화의 서브 최다 개수는 36개로 흥국생명에서 뛰던 2014-2015시즌에 올린 바 있다. 과연 서브 커리어 하이를 세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높은 타점에서 때리는 서브가 매력적인 러츠도 5위에 올랐다. 모든 공격 부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대단한 선수다.
리시브 (효율)
1위 임명옥 (한국도로공사) 4경기 14세트, 50.00%
2위 오지영 (KGC인삼공사) 5경기 18세트, 46.51%
3위 이소영 (GS칼텍스) 5경기 21세트, 46.34%
4위 한다혜 (GS칼텍스) 5경기 21세트, 45.05%
5위 지민경 (KGC인삼공사) 3경기 8세트, 41.94%
디그 (세트당 개수)
1위 신연경 (IBK기업은행) 5경기 20세트, 6.60개
2위 오지영 (KGC인삼공사) 5경기 18세트, 6.56개
3위 임명옥 (한국도로공사) 5경기 18세트, 6.11개
4위 이고은 (한국도로공사) 5경기 18세트, 4.78개
5위 이재영 (흥국생명) 5경기 20세트, 4.75개
임명옥은 대단한 선수다. 문정원이 지난 시즌에 비해 흔들리고 있어도, 그녀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문정원은 1라운드 마친 시점에서 리시브효율 40.46%를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리시브효율 42.75%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수치도 올라갔다. 지난 시즌 1라운드 45.03%였지만, 올 시즌에는 50%다. 디그 역시 3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리시브 2위, 디그 3위에 올랐던 오지영도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젊은 리베로들 사이에서 리시브와 디그 부문 동시에 이름을 올린 두 선수다.
지난 시즌 리시브효율 11위였던 이소영이 3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이소영은 강소휘가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4위에 오른 한다혜와 함께 GS칼텍스 리시브 라인을 책임지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장점이다. 왜 차상현 감독이 GS칼텍스에는 이소영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디그 1위는 신연경이다. 올 시즌 팀을 옮겨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는 신연경. 상대 공격을 모두 막아낸다. 상대 공격 1차 방어 후, 팀의 다시 한번 공격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연경의 든든한 후방 방어에 김우재 감독도 엄지 척을 보낼 수밖에 없다. 빠른 발과 함께 순발력이 돋보인다. 세터 이고은도 디그 4위에 오르며 팀내 수비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패스가 커서 인지 디그 기록이 돋보이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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