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천/서영욱 기자] 4연패에 빠진 흥국생명을 구하라, 그러기 위해선 김연경을 도울 누군가가 필요하다.
흥국생명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0-3으로 패하면서 4연패에 빠졌다. 그중 16일 경기 포함 최근 세 경기는 모두 0-3 패배였고 이 아홉 세트 중 20점 이상 기록한 세트는 한 세트뿐이었다. 이재영과 이다영이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주전 라인업 두 자리에 공백이 생긴 여파는 그만큼 컸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선두 수성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정규리그 6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2위 GS칼텍스와 승점 차이는 5점이다. 추락하는 흥국생명과 상승세의 GS칼텍스 분위기가 대조적이어서 역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16일 IBK기업은행전은 흥국생명에게 올 시즌 최다 점수차 패배이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1세트 21점으로 세 경기 만에 한 세트 20점 이상을 올렸지만 이어지는 2, 3세트는 모두 10점에 그쳤다. 그 정도로 공격에서 무기력했다는 얘기다.
김연경 개인 능력도 막지못한 흥국생명 4연패
20점을 넘긴 16일 경기 1세트 역시 과정은 쉽지 않았다. 김미연이 상대 서브에 집중 공략당하며 흔들렸고(1세트 김미연 리시브 시도 13회) 점수차는 한때 13점까지 벌어졌고 팀 공격 성공률은 1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큰 격차를 추격할 수 있었던 건 김연경의 힘이었다. 김연경은 수비와 공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연속 득점을 올렸고 세트 후반 김미연 공격이 살아나면서 21-24까지 점수차를 좁힐 수 있었다. 김연경은 1세트 팀 공격 성공률이 30.23%에 그친 와중에도 홀로 7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다. 1세트에는 디그 성공도 13개에 달했다.
1세트는 힘을 냈지만 이어지는 세트는 쉽지 않았다. 세터와 불완전한 호흡으로 제대로 된 공격을 시도하기 쉽지 않았다. 김연경을 제외한 다른 공격 옵션이 여의치 않으면서 상대 수비는 더 적극적으로 김연경만 바라볼 수 있었다. 연결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김연경은 팀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12점)을 올렸고 디그도 팀 내에서 가장 많이 성공(18회)하는 등, 공수에 걸쳐 분전했다. 하지만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린 김미연(8점)이 공격 성공률 22.86%로 저조했고 브루나도 1점에 그치는 등 공격에서 김연경 짐을 덜어주는 선수가 없었다.
어느덧 4연패에 빠진 흥국생명은 경기 내적인 측면에서도 분위기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김연경을 확실하게 도와줄 선수가 필요하다. 김연경이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라고 해도 혼자 힘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 수는 없다.
브루나 분발과 세터진 코트 적응이 관건
특히 좀 더 힘을 내줘야 하는 자리는 외국인 선수와 세터진이다. 팀 적응과 합을 맞추기에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브루나가 폼이 올라와 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경기 후 박미희 감독이 브루나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팀 합류 이후 브루나는 아직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경기가 없다. 지금보다는 좀 더 높은 성공률과 많은 득점이 필요하다.세터진 역시 좀 더 안정적인 연결을 보여줘야 한다. 16일 경기에 선발로 나선 김다솔과 백업으로 출전한 박혜진 모두 공격수와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다. 남은 시즌을 두 선수로 치러야 하는 만큼, 경기를 치르며 최대한 빨리 호흡을 끌어올리고 안정적인 패스를 보내줘야 한다.
4연패 중인 흥국생명은 19일 홈에서 KGC인삼공사를 만난다. 준비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 상황에서 김연경에게 힘을 보탤 새로운 도우미는 등장할 수 있을까.
사진=인천/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