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조차 가리지 못한 박은서의 빛나는 과정

광주/김희수 / 기사승인 : 2022-11-13 08: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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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특히 단체 종목에서 패배라는 결과는 과정이 아무리 좋았더라도 그것을 가리곤 한다. 그러나 이날 박은서의 3세트 대활약은 페퍼저축은행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깊은 인상을 남겼다.

페퍼저축은행이 12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1-3(18-25, 20-25, 25-19, 21-25)로 패했다. 서브(5-3)와 범실 관리(20-23)에서 앞서고도 공격 득점에서 48-62로 크게 뒤지면서 패배를 면치 못했다. 니아 리드가 팀 내 최다인 17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 32%, 공격 효율 22%로 실속이 부족했다.

이날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이 1, 2세트를 손쉽게 가져오며 일방적으로 진행됐다. 페퍼저축은행은 직전 경기였던 한국도로공사전에 이어 2경기 연속 0-3 패배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한 선수는 박은서였다.

 

박은서는 3세트 페퍼저축은행이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를 구사했고, IBK기업은행 리시브 라인의 빈틈을 공략하며 득점을 기록했다. 이 서브에이스는 양 팀 통틀어 이날 경기에서 처음 나온 서브 득점이었다.

박은서의 서브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두 번째 서브의 결말이 이한비의 오픈 공격 성공으로 이어지며 찾아온 세 번째 서브. 박은서는 신연경을 공략해서 서브 득점을 올렸다. 흐름을 탄 박은서의 서브에 속수무책이었다. 네 번째 서브는 리시브가 이뤄졌지만, 최정민의 이동공격이 이한비의 블로킹에 걸리며 박은서의 서브는 계속됐다.

기세가 오른 박은서의 서브는 도무지 끝날 줄을 몰랐다. 다섯 번째 서브도 신연경의 리시브를 무력화시키며 서브 득점이 됐다. 김호철 감독은 타임아웃으로 흐름을 끊어보고자 했지만, 타임아웃 이후 박은서가 구사한 여섯 번째 서브 역시 여지없이 서브 득점이었다. 페퍼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일곱 번째 서브가 아쉽게 네트에 걸리면서 박은서의 연속 서브는 막을 내렸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완벽하게 경기 흐름을 장악하고 3세트를 승리로 장식했다.

물론 박은서의 이날 경기력에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박은서의 리시브 효율은 9.09%로 10%가 채 되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정착하려면 리시브 능력을 반드시 끌어올려야 한다. 또한 공격 효율 역시 6.67%에 그치며 결정력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이날 박은서의 연속 서브는 경기를 본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게 박혔다. 패배라는 아쉬운 결과조차 박은서의 빛났던 과정은 미처 가리지 못했다.

사진_광주/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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