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배구는 축제라 생각해요. 즐기고 싶어요."
한국전력이 극적인 봄배구 티켓을 따냈다. 한국전력은 30일 의정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16-25, 25-23, 34-32, 25-19)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점 3점을 획득한 한국전력(승점 56점)은 3위 우리카드(승점 59점)와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히는 데 성공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2016-2017시즌(3위)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날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고, 2세트 초반도 끌려갔다. 그러나 이때 장병철 감독의 용병술이 통했다. 흔들리던 다우디 오켈로(등록명 다우디)를 빼고 박철우를 넣었는데, 적중했다. 1세트 중반부터 코트를 지킨 박철우는 팀 내 최다인 22점에 공격 성공률 55%를 기록했다. 특히 34-32까지 갔던 3세트에는 11점을 몰아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경기 후 만난 박철우는 "20대 때는 플레이오프에 밥 먹듯이 올라갔는데(웃음), 우리에게는 중요한 순간이 왔다. 경기를 더 가질 수 있어 감사하고 축복 같은 시간이다. 선수들에게도 봄배구는 축제, 보너스라 생각하자고 했다. 긴장하지 말자고 했다. 행복하게 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경기 종료 후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너무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를 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박철우도 수장의 의견에 동조했다.
"이날 같은 경기가 가장 힘들다"라고 말문을 연 박철우는 "배구라는 게 코트를 갈라놓고 하는 운동이다. 우리 플레이를 못하면 고등학교를 상대로도 질 수 있다. 이날은 부담감에 짓눌려 무거웠다. 어떻게 되든 간에 승점 3점을 따는 게 중요했다. 선수들이 어려운 순간을 잘 이겨냈다"라고 힘줘 말했다.
말을 이어간 박철우는 "3세트에 서브 점수를 많이 허용했다. 압박감을 느끼다 보니 움직임이 많이 느려졌다. 또한 잘 될 때는 공이 잘 보이는데, 안 될 때는 옆 사람 눈치만 계속 보게 되더라. 긴장감보다 압박감에 의해 적정 불안 수치를 유지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31일 하루 휴식 후, 내달 1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3위 우리카드와 준플레이오프 단판 승부를 펼친다. 한국전력은 올 시즌 우리카드를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8연패 중이다.
박철우는 "올 시즌 한국전력에 6연패를 했다. 한 번의 승리와 함께 복수할 기회가 왔다. 체력이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 안 쓴다. 이 시간은 되게 감사한 시간이다. 압박감이 아니라 즐기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 소리 지르며 해보고 싶다"라고 미소 지었다.
끝으로 박철우는 "올 시즌 우리 팀을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 많다.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이번 시즌 종료 후에도 더 좋은 모습 보일 거라 생각한다. 선수들이 더 힘내서 좋은 모습 많이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의정부/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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