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서 존재감 뿜으며 2015년 데뷔 이후 커리어 하이 기록중
[더스파이크=수원/서영욱 기자] 한국전력 윙스파이커 이시몬(28)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15일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챙기며 트레이드 후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매 세트 큰 기복 없이 좋은 공격력을 보여준 러셀이 21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박철우를 비롯해 여러 국내 선수도 고루 득점을 올렸다.
공격에서 러셀 활약이 두드러졌다면 수비에서는 이시몬 역할을 빼놓을 수 없었다. 이날 이시몬은 팀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 시도(25회)를 기록하면서 리시브 효율 60%에 달했다. 디그도 팀 내에서 황동일과 함께 가장 많은 9개를 성공했다.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격 성공률 75%에 8점을 기록했다. 8점은 올 시즌 이시몬의 한 경기 개인 최다득점 타이기록이다(2020년 11월 22일 삼성화재전에서도 8점 기록).
경기 후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 역시 이시몬 플레이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 감독은 “궂은일을 다 해준다. 빛이 안 나는 역할이지만 빛이 많이 나는 선수”라며 “블로킹이나 공격 위력은 떨어져도 수비에서 그걸 커버하는 선수다. 우리가 양 사이드 높이가 좋은 반면 러셀 리시브가 조금 약한 데 이걸 이시몬이 많이 도와준다.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외국인 선수 러셀이 윙스파이커로 뛰는 팀이다. 공격력 극대화가 최우선인 외국인 선수이기에 리시브와 수비에서 짐을 조금은 덜어줄 파트너가 필요하다. 장 감독이 컵대회를 시작으로 정규시즌에 이르기까지 이시몬을 러셀 파트너로 지정하고 오랜 시간 코트에 내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 감독은 컵대회 조별리그 OK금융그룹과 경기 이후에도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다. 재치 있는 플레이, 수비 연결 부분에서 100%를 해주고 있다. 빛나는 자리가 아니지만 팀 적으로는 굉장히 중요한 선수다”라고 이시몬이 지니는 가치를 강조한 바 있다.
이시몬은 장 감독이 바라는 역할을 지금까지 확실히 수행하고 있다. 15일 경기까지 치른 시점에서 이시몬은 리시브 효율 전체 3위(49.48%), 디그 부문 5위(세트당 1.903개)에 올라있다. 팀 내에서 리시브 점유율도 가장 높다(33.3%). 리시브 효율과 디그 모두 현재까지는 커리어 하이이다. 데뷔 후 어느 때보다 많은 기회를 받은 덕분에 아직 3라운드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데뷔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세트(62세트)를 소화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 데뷔 후 가장 많은 세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가장 많은 세트를 소화한 건 2019-2020시즌으로 95세트에 출전했다). 데뷔 후 가장 꾸준히 출전하면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이시몬은 OK금융그룹에서 옮겨온 이적생이다. 여기에 전역 후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는 오재성이 2019-2020시즌과 비교해 훨씬 나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한국전력 리시브 라인은 안정감을 찾았다. 러셀이 리시브 효율 15.95%로 좋지 않음에도 한국전력이 지난 시즌(팀 리시브 효율 33.35%)보다 올 시즌 더 나은 리시브 효율(38.76%)을 보이는 것도 오재성과 함께 이시몬이 상당히 넓은 범위를 커버한 덕분이다.
어느 종목이든 수비는 공격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어려운 자리다. 하지만 팀을 꾸리고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이다. 한국전력에서는 이시몬이 주 공격수와 비교하면 빛나진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될, 그런 역할을 해내며 한국전력 상승세에 일조하고 있다.
사진=수원/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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