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현대건설 상승여력은' 2020-2021 V-리그 여자부 중간점검

이정원 / 기사승인 : 2020-12-31 03: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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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편집부] 도드람 2020-2021 V-리그가 어느덧 3라운드가 지나 4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시즌 전 예상대로 흘러간 부분도 있는 반면, 반전이 나온 부분도 있었다. 30일에는 치열한 중상위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남자부를 살펴봤다. 이번에는 남자부와 마찬가지로 시즌이 지날수록 순위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는 여자부다.

(기록은 3라운드 종료 시점 기준)

여자부 순위
1위 흥국생명 승점 35점, 12승 3패
2위 GS칼텍스 승점 25점, 9승 6패
3위 IBK기업은행 승점 24점, 8승 7패
4위 KGC인삼공사 승점 20점, 6승 9패
5위 한국도로공사 승점 17점, 5승 10패
6위 현대건설 승점 14점, 5승 10패

우승 향해 달려가는 흥국생명, 쫓아가는 GS칼텍스

흥국생명은 올 시즌 개막 전부터 가장 강력한 1위 후보로 떠올랐다. 물론 3라운드에만 3패를 기록하며 1, 2라운드 페이스를 잇지 못했으나 결과만 보면 2위 GS칼텍스와 승점 10점 차로 1위를 지켰다.

루시아가 12월 초부터 뛰지 못했지만 김연경과 이재영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어느 팀과 비교해도 공수에서 독보적이다. 김연경은 공격 성공률 1위(48.92%), 서브 2위(세트당 0.35개), 득점 4위(386점), 디그 6위(세트당 3.85개), 리시브 14위(30.66%)에 올랐다. 이재영 역시 디그 5위(세트당 3.947개), 공격 성공률 6위(38.49%), 득점 7위(297점)에 오르는 등 김연경과 함께 에이스의 역할을 다했다. 이다영이 3라운드에 여러 이유로 다소 흔들렸지만 타 팀 세터진과 대결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가졌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1, 2라운드처럼 다른 팀을 압도할 경기가 다시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 한 번씩 이겼고, 흥국생명 약점도 상대에게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루시아가 장기 휴업 중이다 보니 김연경, 이재영의 체력 부담이 크다. 상대 역시 두 선수만 막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임하다 보니 흥국생명 역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루시아는 교체로 가닥이 잡혔다. 새 외인이 빨리 팀에 와 국내 공격수들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흥국생명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국가대표 주전 3인방이 건재하고, 이주아도 조금씩 힘을 내고 있기에 극강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크게 미끄러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GS칼텍스도 흥국생명을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이소영-러츠의 활약이 고무적이다. 러츠는 득점 1위, 공격 2위, 서브-블로킹 5위에 오르는 등 에이스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소영도 강소휘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코트 위를 든든하게 지켜줬다. 안혜진도 주전 세터로서 시즌 초반에 비해 더 나은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강소휘만 정상 궤도로 올라오면 된다. 지난 시즌 파괴력을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하는 강소휘다. 공격 어느 부분에서도 TOP10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3R에는 평균 14.4점에 공격 성공률 35.96%를 기록하며 조금씩 올라오고 있음을 알렸다. 강소휘 본인 스스로 현재 컨디션이 50~60%라고 밝힌 가운데, 강소휘가 얼마만큼 올라오냐에 따라 GS칼텍스의 성적도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IBK-KGC-도로공사 3위 싸움은 어떻게 진행될까?

1위 흥국생명, 2위 GS칼텍스가 봄 배구 티켓을 가져갈 것으로 유력한 가운데, 남은 한 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3위 IBK기업은행, 4위 KGC인삼공사에 넓게 보면 5위 한국도로공사까지 포스트 시즌 진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5위에 그쳤던 IBK기업은행은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 그 중심에는 라자레바가 있다. 라자레바는 지난 시즌 어나이가 보여주지 못한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라자레바는 득점-서브 3위, 공격 성공률 4위에 오르는 등 공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터 조송화의 합류 역시 올 시즌 IBK기업은행이 순항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라자레바와 찰떡 호흡은 물론이고 미들블로커 김수지와 이동 공격 호흡이 척척이다. 김수지는 이동공격 3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윙스파이커진 밸런스가 여전히 아쉽다. 표승주가 건재하나 나머지 한 자리가 문제다. 김주향과 육서영이 번갈아 나서고 있는데 두 선수 모두 기복이 심하다. 다행히 번갈아가며 터져주고 있긴 하지만 마냥 좋은 현상만은 아니다. 또한 지난 시즌부터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던 리시브는 여전히 불안 요소다. 여자부 리시브 효율 6위로 꼴찌에 머물고 있다. 김우재 감독도 리시브 안정이 경기를 치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하지만,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리시브 불안이 해소되어야 한다. 그리고 라자레바의 체력을 얼마만큼 관리해 주고 윙스파이커진이 빨리 자리를 잡는 게 IBK기업은행의 후반기 과제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부터 호흡을 맞춘 멤버가 그대로 남아 있다. 국가대표 세터 염혜선이 안정적인 패스로 디우프와 동료들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특히 디우프의 활약은 놀랍다. 디우프는 득점 2위, 공격 성공률 3위, 블로킹 6위에 오르며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매 라운드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디우프는 3라운드 MVP에도 선정됐다. 또한 한송이와 오지영도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한송이는 세트당 블로킹 0.712개를 기록하며 블로킹 1위에 올라 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블로킹 1위 타이틀에 도전한다. 오지영도 디그 3위, 리시브 4위에 위치하고 있다. 디우프와 세 명의 베테랑이 건재하다.

하지만 KGC인삼공사 역시 IBK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윙스파이커 한자리가 고민이다. 최은지의 짝을 여전히 찾지 못했다. 이영택 감독도 "얼른 이 자리에 주인이 나왔으면"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지민경, 고의정, 이선우 최근에 선발 출전하고 있는 고민지까지 여러 선수가 그 자리를 메우고자 노력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한 경기 반짝 활약이 아닌 꾸준한 활약이 필요한데, 그런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시즌 개막 전에도 FA 영입을 통해 윙스파이커 보강을 꾀했으나 실패한 바 있는데 여파가 크다. 교체로 나오면 잘 하지만 이상하게 선발로만 나오면 흔들리는 게 아쉽다고 말한 이영택 감독이다.

 

 

한국도로공사는 4연승 후 3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3연패가 모두 5세트 풀세트 패배여서 더욱 아쉽다. 연승 당시를 떠올리면 박정아가 부활한 모습을 보였다. 박정아는 최근 7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켈시 역시 발군의 활약을 펼쳤고, 문정원 대신 선발로 나서고 있는 전새얀 역시 리시브에서 다소 흔들리는 부분이 있었으나 블로킹과 공격으로 힘을 줬다.

한국도로공사는 시즌 전이나 지금이나 열쇠는 세터 이고은이다. 김종민 감독도 계속해서 패스의 일관성을 언급하고 있는 만큼, 조금 더 안정감을 가져다줄 필요가 있다. 리시브도 잘 되고, 초반 패스가 잘 풀리면 '완벽한 이고은'을 볼 수 있지만, 한 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없이 크게 흔들리는 이고은이다. 이고은이 기복을 줄이고, 공격수들을 살리는 패스를 연구해야 한다.

세 팀에게 다 약점이 있다.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는 윙스파이커 한자리, 한국도로공사는 이고은의 안정감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어느 팀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냐가 중요하다. 과연 세 팀 중 3위에 오를 팀은 어디일까. 혹시 모른다. 현대건설이 반전을 이륙할 수 있다.

지난 시즌 1위, 현대건설의 추락

지난 시즌 1위 현대건설은 전반기 최하위로 추락했다. 주전 세터였던 이다영 이적으로 쉽지 않을 것은 예상됐지만 최하위로 내려가는 건 쉽게 예측할 만한 그림이 아니었다.



이다영이 떠나고 이나연이 IBK기업은행에서 넘어왔지만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도희 감독은 시즌 개막을 얼마 안 남기고 김다인 주전 체제를 준비했지만 이마저도 아직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양효진 블로킹 기록 저하도 팀 부진과 연관이 있다. 블로킹이 강점이던 이다영이 이적하고 높이가 낮은 김다인, 이나연이 그 자리에 들어오니 상대 공격수들도 공략 지점이 생겼다. 올 시즌 양효진의 블로킹 기록은 예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2019-2020시즌에는 87개를 기록하며 블로킹 1위에 올랐으나, 3라운드까지의 블로킹 개수는 24개뿐이다. 블로킹 순위 10위까지 밀려났다. 이도희 감독은 "양효진은 자신의 공격이 잘 될 때 블로킹 타이밍이 좋아진다. 또한 지난 시즌에는 이다영이 옆에 있었다. 사이드에서도 높이가 좋았다. 자기 자리만 지키면 됐는데 지금은 아니다. 한수지나 한송이 블로킹 기록이 좋은 이유도 상대가 러츠와 디우프를 피하려 그쪽을 공략하다 막혔기 때문이다. 효진이도 옆에 루소나 정지윤이 있을 때는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주장 황민경의 부진도 뼈아프다. 황민경은 지난 시즌에 비해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2019-2020시즌 공격 성공률이 36.90%였지만, 올 시즌에는 19.19%에 불과하다. 커리어 로우 시즌이었던 2018-2019시즌 26.35%보다 더 떨어진다. 발바닥 부상에서 아직까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윙스파이커 한 쪽이 무너지니 다른 한쪽에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시즌 초반 계속됐다. 

이도희 감독은 최근 정지윤을 측면으로 돌리고 루소에게 리시브와 공격을 모두 맡겼고, 공격력이 좋은 이다현이 양효진과 함께 선발 미들블로커로 나서고 있다. 물론 뚜껑을 더 열어봐야겠지만 현재까지는 좋은 흐름이다. 루소 역시 리시브하는 게 경기 호흡이나 리듬 면에서 괜찮다고 밝혔다. 이도희 감독도 흥국생명전 이후 당분간 이 포메이션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황민경이 당분간 조커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빨리 경기력을 회복해 팀에 도움을 준다면, 현대건설 후반기도 기대할 만하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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