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리뷰①] ‘남녀부 동반 전승팀 탄생’ 1라운드에 일어난 주목할 요소는?

서영욱 / 기사승인 : 2020-11-11 03: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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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지난 10월 17일 개막한 도드람 2020-2021 V-리그가 어느덧 1라운드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번 시즌은 1라운드부터 눈여겨 볼만한 몇 가지 소재를 남겼다. 1라운드 남녀부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 몇 가지를 짚어봤다.  

 


OK금융·흥국생명,13년만에 탄생한 1R 전승팀
개막 5연승 팀끼리 맞대결이었던 10일 OK금융그룹과 KB손해보험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이 승리하면서 1라운드를 6전 전승으로 마쳤다. OK금융그룹 창단 후 첫 라운드 전승이다. 남자부뿐만 아니라 여자부에서도 좀 더 일찍 1라운드 전승팀이 나왔다. 흥국생명이 그 주인공으로, 흥국생명은 지난 7일 IBK기업은행 상대로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챙기며 1라운드를 5전 전승으로 마감했다. 1라운드에 남녀부 모두 전승팀이 나온 건 지난 2007-2008시즌 남자부 삼성화재와 여자부 KT&G가 동반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흥국생명은 시즌 전부터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평가됐고 그 힘을 1라운드에 보여줬다. 경기마다 위기는 있었지만 모두 이겨냈고 1라운드를 마친 시점에 뺏긴 승점은 1점에 불과했다. 김연경-이재영-루시아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매 경기 누군가 부진하더라도 이를 메우며 팀을 이끌었고 승부처에는 그 힘이 더 빛났다. 김연경과 이재영, 루시아 모두 득점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김연경 5위, 이재영 7위, 루시아 8위).

여기에 김연경, 이다영이 가세하면서 높아진 블로킹 위력도 상당했다. 전위 블로킹 라인업에 전체적으로 약점이 사라지면서 흥국생명은 1라운드 팀 블로킹 2위(세트당 2.3개)에 올랐다. 팀 서브 1위(세트당 1.3개)에 오를 정도로 날카로운 서브 역시 블로킹 위력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OK금융그룹이 1라운드를 전승으로 마감한 건 예상하기 어려웠다. 진상헌을 영입하고 외국인 선수를 빠르게 펠리페로 교체하는 등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변화가 있긴 했지만 이게 어느 정도 파급력을 가져올지는 알 수 없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적어도 1라운드에는 두 선수 영입 효과가 확실히 나왔다.

두 베테랑이 더해지면서 그간 화려하지만 범실도 많았던 OK금융그룹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으로 바뀌었다. OK금융그룹은 올 시즌 세트당 범실 4.59개로 가장 적은 세트당 범실을 기록하고 있다. 서브 역시 2019-2020시즌은 세트당 서브 1.512개로 2위였지만 서브 범실도 세트당 4.17개로 적지 않았다. 올 시즌은 1라운드까지 세트당 서브 1.074개로 3위, 세트당 서브 범실은 2.56개로 줄였다.

미들블로커 관련 수치에서도 지난 시즌 대비 상승폭이 눈에 띈다. 지난 시즌 OK금융그룹은 팀 속공 4위(성공률 54.23%), 블로킹 5위(세트당 2.04개)였다. 올 시즌 1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 속공 1위(성공률 68.6%), 블로킹 2위(세트당 2.889개)에 올랐다. 진상헌 영입 효과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남녀부 모두 1라운드 전승팀이 등장한 가운데 두 팀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2라운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엄청난 득점력, KB손해보험 상승세 중심에 선 케이타
비록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패했지만 패배 속에서도 KB손해보험 케이타 활약은 빛났다. 케이타는 1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10일 OK금융그룹전에서 46점, 공격 성공률 55.84%를 기록했다. 이날 역시 공격 점유율은 65.25%에 달했다. KB손해보험이 흔들리는 리시브에도 1세트를 가져오고 2세트도 막판까지 리드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케이타 덕분이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어려운 볼을 때린 케이타도 4세트에는 힘에 부치면서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1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케이타는 총 249점으로 득점 1위, 공격 성공률 55.99%로 2위에 올랐다. 서브도 세트당 0.538개로 2위다. 외국인 선수에게 특히 중요한 지표인 오픈 공격 성공률도 50.47%로 1위다. 1라운드 기준 오픈 공격 성공률 50% 이상인 유일한 선수다.

KB손해보험이 1라운드를 5승 1패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데도 케이타의 힘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케이타가 어려운 상황, 20점 이후 접전 상황에서 득점을 꾸준히 만들어내면서 KB손해보험도 힘을 낼 수 있었다. 케이타에게 상대 블로킹과 수비가 집중되면서 김정호도 1라운드 공격 성공률 60.63%로 활약할 수 있었다.

케이타가 1라운드에 남긴 기록은 엄청나다. 지난 11월 3일 삼성화재와 경기에서는 무려 54점을 몰아치며 V-리그 남자부 역대 한 경기 개인 최다득점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당 득점도 무려 41.5점에 달한다. 공격 점유율이 58.76%로 매우 높은 와중에도 성공률 역시 상당히 좋은 편이다. 어마어마한 기록과 함께 과거 V-리그를 풍미한 외국인 선수, 가빈과 레오 등의 이름도 언급되고 있다. 역대 득점 1위 중 경기당 득점이 가장 많았던 건 2014-2015시즌 삼성화재 레오(37.71점)였다.

관건은 케이타가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점유율을 소화하면서 1라운드 수준의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느냐이다. 2014-2015시즌 당시 레오는 시즌 공격 점유율 56.66%에도 공격 성공률이 56.89%에 달했다. 이상렬 감독도 케이타 체력 문제를 염려하는 가운데 케이타가 과거 레오나 가빈이 보여준 득점력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케이타 비중이 워낙 큰 KB손해보험이기에 이는 KB손해보험 향후 라운드 성패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접전 늘어난 남자부, 비슷한 구도의 여자부
2019-2020시즌 1라운드 기준 남자부에서는 3-0으로 끝난 경기가 여섯 경기, 5세트까지 간 경기는 일곱 경기였다. 2020-2021시즌에는 조금 변동이 있었다. 3-0 경기는 네 경기로 줄었고 5세트 승부가 아홉 경기로 늘었다. 상대적으로 접전이 늘어난 셈이다.

남자부에서 5세트 경기를 가장 많이 치른 팀은 삼성화재로 총 네 번 풀 세트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그중 승리한 경기는 한 경기에 그쳤다. OK금융그룹은 세 번의 5세트 승부에서 모두 승리했고 KB손해보험 역시 5세트 승부 두 번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여자부는 지난 시즌과 같은 수치를 남겼다. 2019-2020시즌 1라운드에 다섯 번 나온 3-0 경기는 올 시즌에도 1라운드에 다섯 번 나왔다. 5세트 승부도 지난 시즌 세 번, 올 시즌도 세 번으로 같았다. 지난 시즌 5세트 경기를 가장 많이 치른 KGC인삼공사(2019-2020시즌 5세트 경기 13번)는 1라운드에 한 번도 5세트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슬로우스타터 가능할까?’ 주춤한 양효진 블로킹 수치
1라운드를 마친 시점에 개인 성적 중 눈에 띄는 요소 중 하나는 여자부 블로킹 순위다. 2019-2020시즌까지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를 지킨 양효진은 1라운드 기준 세트당 블로킹 0.37개로 13위에 머물러 있다. 세트당 블로킹 0.37개는 양효진이 데뷔 시즌인 2007-2008시즌 기록한 세트당 0.27개 이후 1라운드에 기록한 가장 낮은 기록이다. 1라운드 블로킹 순위 13위는 데뷔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전까지 양효진은 1라운드 종료 시점 블로킹 순위에서 10위 밖으로 밀린 적이 없었다.

V-리그 여자부 미들블로커 중 블로킹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양효진이기에 이런 기록은 낯설다. 함께 주전 미들블로커로 나오는 정지윤은 1라운드 세트당 블로킹 0.611개로 지난 시즌(세트당 0.465개)보다 좋은 수치를 기록 중이기에 양효진의 1라운드 저조한 블로킹 페이스는 좀 더 눈에 들어온다.

올 시즌 현대건설은 라인업에 변화가 조금 있었다. 특히 블로킹에서는 세터 자리가 이다영에서 김다인과 이나연으로 바뀐 게 크게 다가온다. 블로킹에 강점이 있던 이다영과 달리 이나연과 김다인은 블로킹이 약점이다. 사이드 블로커 한자리 위력이 떨어지면서 양효진도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올 시즌 1라운드 최하위인 팀 서브(세트당 0.684개)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전무후무할 11년 연속 블로킹 1위를 지킨 양효진은 반등에 성공해 다시 한번 블로킹 1위에 오를 수 있을까. 1라운드 2연승 후 3연패로 주춤한 현대건설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양효진이 손맛을 보는 횟수도 늘어야 한다.



두 시즌 만에 탄생한 국내 선수 40점
지난 11월 1일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 경기에서 나경복은 표현 그대로 ‘인생 경기’를 펼쳤다. 이날 나경복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41점을 몰아쳤다. 공격 성공률도 63.93%에 달했다. 41점은 나경복의 한 경기 개인 최다득점 신기록이면서 역대 V-리그 남자부에서 국내 선수가 기록한 여섯 번째 한 경기 40점 이상 기록이었다. 나경복이 분투했지만 경기는 OK금융그룹이 5세트 끝에 승리했다.

이날 나경복이 41점을 올리면서 남자부에서는 2018-2019시즌 서재덕 이후 두 시즌 만에 국내 선수 40점 이상 기록자가 나왔다. 서재덕은 2018년 11월 27일 현대캐피탈전에서 41점을 기록했다. 41점은 V-리그 남자부 역대 국내 선수 한 경기 최다득점 공동 3위다. 역대 1위는 박철우가 2009-2010시즌 기록한 50점, 2위는 2011-2012시즌 김요한이 기록한 43점이다.

한편 올 시즌 남자부에서는 총 여섯 차례 한 선수가 40점 이상 올린 경기가 나왔다. 그중 네 번을 케이타가 기록했고 나경복이 한 번, 한 번은 삼성화재 바르텍(10월 24일 현대캐피탈전 42점)이 기록한 바 있다. 여자부에서는 KGC인삼공사 디우프만이 한 차례 40점을 올렸다(11월 1일 GS칼텍스전).


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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