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은에게 오랜만에 기회가 왔다. 김다은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2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25-23, 25-27, 30-28)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흥국생명은 시즌 2승에 성공했다.
이날도 '괴물'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화력이 빛났다. 37점에 공격 성공률 43.9%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 선수를 빼고, 흥국생명 승리를 논할 수 없다. 바로 3년차 윙스파이커 김다은이다. 박미희 감독은 4세트 초반(8-8) 흔들리는 최윤이를 대신해 김다은을 넣었는데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김다은은 4세트에만 7점-공격 성공률 75%를 기록했다. 서브에이스도 1개 곁들였다. 캣벨의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김다은의 활약은 박미희 감독에게 한 줄기 빛이었다.
박미희 감독도 경기 후 "다은이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들어갔고, 그 자리가 부담스러운 자리다. 다은이는 지난 시즌보다 뛰는 횟수가 많아졌다.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해줬다. 좋은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갖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다은은 "초반에는 집중력이 좋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분위기를 타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는데, 다행히 경기 막판 집중력을 끌어올려 이길 수 있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다은은 2019년 11월 30일 KGC인삼공사전 이후 처음 인터뷰실을 찾았다. 약 2년 만에 인터뷰실 방문이다. 사실 지난 시즌에는 기회를 전혀 잡지 못했다. 2018-2019시즌에 10경기 39점을 기록했지만 2020-2021시즌에는 7경기 4점에 머물렀다. 김연경(상하이), 이재영(PAOK 테살로니키), 이한비(페퍼저축은행)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웜업존에서 보내야 했다.
하지만 김다은은 포기하지 않았다. 비시즌 열심히 훈련했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김다은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잘 살렸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구세주처럼 등장해 힘을 발휘했다. 3년차 그녀에게 찾아 온 기회, 김다은은 쉽게 놓지 않으려 한다.
김다은은 "지난 시즌보다 출전 기회가 많아졌다. 항상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경기를 뛴다. 항상 들어가면 분위기를 띄우고, 리시브에서 흔들리지 말고 또한 나에게 오는 공격을 책임감 있게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미소지었다.
김다은은 아직 시즌 다섯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32점을 기록 중이다. 현 페이스라면 데뷔 시즌 기록했던 39점을 넘어 세 자릿수 득점도 기대할 수 있다. 더 나은 기록을 위해서는 윙스파이커 선수들이 이겨내야 하는 리시브 부담감, 김다은도 이겨내야 한다. 이겨낸다면 분명 좋은 기록이 따라올 것이다.
"어깨가 무거울 수 있지만 제가 다 견뎌야 해요. 솔직히 부담이 안 가는 건 거짓말이죠. 저에게 좋은 기회잖아요. 뛸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올 시즌 잘 받고 잘 때리는 게 제 목표입니다. 감독님께서도 리시브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하세요. 항상 '너에게 서브가 갈 거다'라고요. 그럴 때마다 부담감 갖지 않고 자신 있게 하려 합니다." 김다은의 말이다.
김다은이 흔들릴 때마다 힘이 되어주는 두 언니가 있다. 바로 리베로 김해란과 팀의 주장 윙스파이커 김미연이다. 두 선수는 많은 어린 선수들에게 본보기 같은 존재다.
김다은도 "언니들은 책임감도 강하고 리더십도 강하다. 운동할 때는 운동, 생활할 때는 생활. 친언니처럼 챙겨주시고 다독여주는 부분이 있다. 감사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다은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지명된 선수이며 흥국생명 미래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즌 개막 전, 김해란은 "다은이가 이전까지는 잠깐, 잠깐 경기를 뛰어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열심히, 잘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김다은은 아포짓과 윙스파이커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자원이다. 활용 가치가 충분하다.
흥국생명의 새로운 날개가 되어줄 김다은. 더 높이 날을 준비를 마친 김다은의 활약을 다 같이 기대해 보자.
사진_광주/문복주 기자, 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