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라 생각해요" 삼성화재 떠나 우리카드로 간 지태환

이정원 / 기사승인 : 2021-07-11 06: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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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삼성화재 원클럽맨으로 남을 것 같았던 지태환(35). 하지만 그는 지난 6월 11일 웨이버 공시됐다. 한때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삼성화재 왕조 시절 주역으로 활약했던 지태환이었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지태환은 2019년 11월 22일 무릎 수술을 받은 이후 경기에 나선 적이 없다. 2019-2020시즌 6경기 출전에 그쳤고, 2020-2021시즌에는 아예 경기 출전 수가 '0'이다.

한국 나이 36세, 어쩌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유니폼을 벗을 수 있었지만 다행히 그에게 함께 하자며 손을 내민 팀이 있다. 바로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경험 있는 백업 미들블로커를 찾고 있었다. 지태환 역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신영철 감독이 내민 손을 단번에 잡았다. 명예 회복의 기회가 왔다.

지난 10일 기자와 전화 통화를 가진 지태환은 "우리카드에서는 적응 잘 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천천히 잘 준비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컨디션은 한 70~80% 정도까지는 올라온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지태환은 201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삼성화재의 지명을 받았다. 이후 지태환은 군 복무 시절(2016.4~2018.4)을 제외하곤 단 한 번도 삼성화재의 유니폼을 벗지 않았다. 삼성화재 중앙에 언제나 큰 힘이 되어준 선수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2019년 11월 말부터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고, 결국 지태환은 삼성화재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우리카드로 넘어와야 했다.

지태환은 "삼성화재에는 너무나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열심히 했지만 무언가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내가 많이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에서 느꼈던 행복과 아쉬움은 뒤로하고,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지태환이다.

그는 "팀에 나이 어린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이랑 조금 어색한 부분도 있는데, 그래도 잘 해주려고 해줘서 감사하다"라고 웃으며 "또한 선수들의 열정이 뛰어나다. 나도 선수들의 열정을 보면서 배우려 한다. 정말 재밌고, 새롭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2021년 컵대회 개막이 약 한 달 정도 남았지만, 컵대회에서 지태환의 모습은 보기 힘들 수 있다. 그는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컵대회보다는 정규 시즌을 바라보며 준비하는 게 맞다고 본다. 컵대회 뛸 욕심은 안 가지고 있다. 더 조심스럽게, 완벽하게 정규 시즌을 준비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에 2승 3패로 밀리며 창단 첫 우승에 실패했다. 한 끗 차이, 경험에서 밀렸다는 평도 있었다. 삼성화재 왕조 구축 주역 중 한 명이었던 지태환의 우승 경험이 팀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지태환은 "우리카드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우승권이라고 보고 있다. 선수들, 감독님, 스태프분들까지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내가 큰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팀에 마이너스만 되지 않으면 될 것 같다. 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내 역할에 충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경복이, (하)승우는 물론이고 (한)성정이, (이)상욱이 등 모든 선수들이 잘 한다. 팀워크도 좋다. 세세한 부분만 조금 더 가다듬어 간다면 분명 좋은 성적이 있을 거라 본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장충 팬들에게 인사를 드리게 된 지태환. 그는 '마지막'이라는 세 글자를 가슴속에 품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카드의 'V1'에 조금이나마 일조하는 게 지태환의 마지막 꿈이다.

끝으로 지태환은 "경기에 나서지 않더라도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삼성화재에 있을 때도 물론 최선을 다했지만, 여기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고의 팀에 왔으니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해보겠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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