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막내구단 AI페퍼스의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10년 만에 생긴 여자부 제7구단 AI페퍼스는 지난 9월 30일 광주광역시청 대회의실에서 공식 창단식을 열며 팀의 진정한 시작을 알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미루고 미뤄져 오던 창단식도 마무리됐고, 선수 부족으로 진행하지 못했던 연습경기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AI페퍼스는 GS칼텍스, 한봄고 등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신인 선수 7명 지명과 대구시청 박경현 영입으로 선수 층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
사실 AI페퍼스가 2021~2022시즌 상위권에 있을 거라 예상하는 이는 극히 드물다. 일단 호흡 맞춘 시간이 적다. 더군다나 신인 선수들은 전국체전 출전을 위해 시즌 개막 전 잠시 자리를 비워야 한다. 박사랑, 박은서, 서채원, 김세인 등 시즌 초반부터 중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들이 이탈한다.
그리고 특출난 에이스가 없다. 이한비, 하혜진, 박은서 등이 있지만 이들이 타 팀 국내 주 공격수보다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KGC인삼공사에서 주전으로 시즌을 소화한 바 있는 지민경은 여전히 부상 재활로 시즌 초반 투입이 어려울 수 있다.
시즌 1승이 언제 나올지 모른다. 시즌 막바지 들어서야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김형실 감독도 시즌 목표를 5승으로 잡았고, AI페퍼스 장매튜 구단주도 창단식에서 "우리 팀이 언제 1승을 할지 나도 궁금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AI페퍼스 훈련장에는 밝고, 생기 넘치는 미소가 가득하다. 이들에게 지금 당장 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다. 코트를 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김형실 감독도 "신바람 나게 하는 데에는 칭찬이 최고의 보약이라고 생각한다. 같이 뛰지는 못하지만 계속 박수 쳐주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영혼이 깃든 칭찬이 체육관에 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AI페퍼스의 선수 구성을 보면 프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넘어온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꾸준하게 주전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 온 선수가 거의 없다. 코트 위에 있는 시간보다 웜업존에 있는 시간들이 더욱 많았다.
그래서 AI페퍼스에 있는 선수들에게는 코트 위에 머물고 싶은 간절함과 절실함이라는 무기가 장착돼 있다. 이 선수들의 마음이 하나가 된다면 승부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배구공은 둥글다. 선수들의 간절한 힘과 단합이 이루어진다면 AI페퍼스의 첫 시즌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김형실 감독 역시 "우리는 한 사람의 테크닉보다는 전체적인 팀워크를 발휘해 원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AI 인공지능처럼 조직력 있는 배구를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는 모른다. 1승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배구는 어느 팀이 됐든 간에 리듬이 중요하다. 리듬의 스포츠다. 나는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자신감을 주고 싶다. 노련미도 중요하지만 젊은 패기로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 또한 "우리는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라고 했고, 리베로 문슬기도 "맞춰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흐름이 좋다. 기대 이상으로 팬들에게 좋은 성적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절실함과 간절함을 무기로 V-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AI페퍼스. 선수들도 성적에 대한 마음은 비웠다. 하지만 쉽게 상대에게 승리를 내줄 생각은 전혀 없다. 끈질기게 신생팀 다운 패기로 상대를 끝까지 흔들고자 한다.
하혜진은 "올 시즌 멋진 모습, 패기 있는 모습 보여드릴 테니 많이 기대해달라"라고 했으며, 이한비도 "활발하고 열정 넘치는 모습 보여주려고 준비 중이다.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라고 다짐했다.
V-리그 막내 구단 AI페퍼스는 오는 19일 페퍼스타디움에서 KGC인삼공사와 창단 첫 경기를 갖는다.
사진_광주/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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