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역할은 코트 위에서 존재감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가게 된다면 묵묵히 코트를 지키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
KB손해보험 배상진은 2022-2023시즌 2라운드 2순위로 프로 무대를 밟게 됐다. 그리고 지난 시즌 팀의 원포인트 서버로의 역할을 맡으며 29경기 86세트에 출전했고, 가끔 아웃사이드 히터에 자리해 공격수로의 활약도 보여줬다.
자신의 데뷔 시즌을 마무리한 뒤 처음으로 프로에서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강원도 동해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지훈련에서 만난 배상진은 “비시즌 들어가기 전엔 프로 비시즌이 힘들다고 들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적응을 빨리했는지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재밌게 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원포인트 서버로 꾸준히 경기를 밟았다. 다만 처음 경험하는 역할이었다. 옥천고, 경기대 재학시절 모두 리시브부터 공격까지 주포로 활약했기에 짧은 시간만 코트에 들어가는 건 어색하고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서브만 때리는 것도 경험이었다. 들어갈 때마다 더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서브만 때리는 게 경기를 처음부터 뛰는 것보다 힘들었다. 클러치 상황에서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또 아웃사이드 히터로 들어가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번 시즌에 기회를 받으면 더 잘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그리고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황경민과 함께 대각을 이루며 처음부터 끝까지 교체 없이 경기를 소화했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배상진은 수비 2위에 자리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첫 경기는 너무 떨렸다. 그래도 경기를 치르면서 긴장이 풀렸다. 두 번째 경기는 긴장이 더 풀리니까 재밌었고, 세 번째는 재밌게 해보자고 했다. 리시브도 많이 받았지만 주눅들지 않았다”라고 돌아봤다.
뒤이어 “아웃사이드 히터로 키가 작다 보니 수비랑 리시브에 중심을 잡았다. 이 부분에 있어선 자신 있는 만큼 잘 소화할 수 있었다. 나머지 부분은 더 연습해서 시즌 때 끌어올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2023-2024시즌에는 황경민에 이어 리우 훙민까지 주전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이에 “리시브랑 수비는 더 안정적으로 받고 싶다. 세 명 중 내가 높이가 가장 낮기 때문에 서브를 공격적으로 때리겠다. 공격이랑 블로킹은 연습을 더 많이 하겠다”라고 시즌을 앞둔 각오를 들려줬다.
목표도 자세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들어가게 된다면 공격으론 100점, 서브 득점도 작년보다 2-3배 더 많이 넣고 싶다. 리시브 효율은 평균적으로 40%에 웃돌고 싶다.”
끝으로 “공격을 많이 하지 않아서 눈에 안 띌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공격하는 선수가 더 잘 때릴 수 있도록 잘 받아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KB손해보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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