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 다녀온 게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정호영은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미들블로커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바꾼 이후 다녀온 첫 대표팀이었다.
비록 3주 차에는 발목 부상으로 인해 경기엔 나서지 못했지만 끝까지 선수들과 함께하고 지난 5일 귀국했다. 정호영은 소속팀인 KGC인삼공사로 돌아와 지난 12일부터 실시한 하계 전지훈련에 함께하고 있다.
제주에서 만난 정호영은 “이번 VNL에서 아시아권 이외 선수들이랑 경기를 하면서 처음에는 힘들었다. 지고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적응되고 성장하는 기분이 들어 대표팀에 들어간 게 굉장히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대표팀에 다녀온 소감을 전했다.
정호영은 팀에 본인뿐만 아니라 한송이, 박은진까지 출중한 미들블로커가 자리하고 있기에 많은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지난 시즌 28경기 79세트에 출전했지만 대표팀에선 달랐다.
부상으로 뛰지 못한 3주 차를 제외하곤 VNL 첫 경기였던 한일전부터 주전 미들블로커로 코트를 밟았다.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으면서 도미니카공화국 경기에선 블로킹 5개를 잡아냈고, 튀르키예전에선 1세트를 따내는 활약을 보여줬다.
정호영은 “같이 대표팀에 갔던 (이)주아 언니, (이)다현이는 팀에서 각자 주전을 맡았지만 나는 아니었다. 경기 리듬이 처음엔 많이 없었는데, 한 경기를 치를 때마다 스스로에 책임감도 느끼고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라고 말했다.
국제무대에서 외국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소중한 경험을 쌓았지만. 발목 부상으로 인해 완주하지 못했다. 누구보다 가장 아쉬워할 정호영 역시 “3주 차 때 경기를 해보고 싶었던 나라가 많이 있었다. 태국, 브라질 등 꼭 상대해보고 싶었지만 못한 게 너무 아쉽다. 연습 경기하다 다쳤기에 ‘내가 조금만 더 집중했더라면 덜 다쳤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토로했다.
정호영은 이번 제주 전지훈련에서도 열심히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선수단이 12일 표선해수욕장에서 해변 훈련을 진행할 때도 뒤에서 보강 운동을 진행했다. 정호영은 “직업이 운동하는 사람인 만큼 남이 운동을 하는 걸 보고만 있으면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진다. 같이 하게 되면 나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텐데…”라면서 “하루빨리 뛰고 싶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번 VNL을 통해 미들블로커로 많은 경험을 쌓고 온 정호영. 이제는 국가대표 주전뿐만 아니라 KGC인삼공사 주전을 바라본다. “VNL에서 느꼈던 블로킹이나, 공격, 동작 등을 팀원들과 호흡을 맞춰보려고 한다. 나 혼자 된다고 가능한 게 아닌 만큼 연습을 많이 해보려고 한다”라고 다음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시즌마다 다쳐서 걱정하실 것 같아 속상하지만, 나는 생각한 것 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다. 좌절보단 ‘이 정도쯤이야’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 안 하셨으면 좋겠고, 더 다치지 않도록 시즌 때는 건강한 모습만 보여드리겠다.”
사진_제주/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