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르호의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첫 상대는 일본이다. 일본 역시 한일전을 시작으로 예선 12경기를 펼친다.
한국과 일본의 인연은 깊다. 모든 스포츠에서 한일전은 ‘전쟁’과도 같다.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다르다.
최근 들어 가장 큰 이슈였던 한일전은 작년 2020 도쿄올림픽에서의 맞대결이었다.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5세트 혈투가 펼쳐졌다. 9-9에서는 일본이 2점 차 우위를 점했고, 일본은 14-12로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한국은 김연경이 후위에 있는 상황에서 박정아가 해결사로 나섰다. 수비 후 박정아의 반격 성공으로 14-14가 됐다. 일본 이시카와 마유 공격이 아웃됐고, 박정아의 마지막 공격 득점으로 대역전의 짜릿함을 맛봤다. 한국은 일본전 승리로 올림픽 8강 진출을 확정짓고 감동의 눈물을 쏟아낸 바 있다. 일본은 안방에서 예선 탈락으로 고개를 숙였다.
일본 TBS에 따르면 남자배구대표팀의 주장 이시카와 유키의 여동생인 마유는 “도쿄올림픽에서 마지막에 결정을 짓지 못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번에는 우리가 이긴다는 강한 느낌을 보여줄 것이다”며 힘줘 말했다. 일본 언론에서도 한일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경기로 꼽고 있다.
일본 대표팀 역시 이 순간을 잊지 못한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이후 나카다 구미 감독 대신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이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일본 대표팀을 맡은 그는 5년 만에 돌아온 것.
주장은 그대로 고가 사리나다. 캡틴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해부터 파리올림픽을 향한 중요한 경기들이 펼쳐진다. 매경기가 세계 랭킹에 영향을 준다. 팀 일원으로서 강한 팀을 만들어 가고 싶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주장을 그만 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시 팀 그리고 나 자신도 강해지자는 마음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현재 우리 팀은 공격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공격을 살리기 위한 수비도 중요하다”며 포부를 밝혔다.
일본 대표팀은 4월 초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1, 2주차에 참가하는 원정 멤버로 17명을 선발했고, 한국과 같은 날인 지난 25일 1주차 경기가 열리는 미국으로 떠났다. 17인 중에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던 세터 모미 아키가 제외됐고, 대학생 신분의 윙스파이커 미야베 아메제와 사토 요시노가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미야베 자매는 25인 예비 명단에 나란히 포함되기도 했다. 언니 미야베 아이리는 2015년 당시 고교 재학 중 마나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일본인 어머니, 나이지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자매가 동시에 마나베 감독의 호출을 받은 것이다. 언니는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뛰기도 했다. 아포짓으로 뛴 경험도 있어 추후 어떻게 활용할지도 주목된다. 지난 30일에는 일본리그 빅토리나 히메지에 입단했다.
일본은 미국에 도착한 뒤 브라질과의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이기기도 했다.
1주차 4경기를 앞두고 14인 명단도 발표했다. 마나베 감독 체제에서 함께 했던 세터 미야시타 하루카의 이름은 없었다. 미야베 아이아세도 마찬가지다.
세터진은 마츠이 타마키와 1999년생 세키 나나미로 꾸렸다. 일본 역시 아포짓 자원이 귀하다. 도쿄올림픽에서는 구로고 아이가 그 자리에 올랐지만 이번 대표팀에는 발탁되지 못했다. 14인 중에서도 아포짓 포지션은 없다. 윙스파이커만 7명이다. 고가와 이시카와, 대학생 사토를 포함해 우치세토 마미, 이노우에 아리사, 후유미 하위 오구무 오바, 하야시 고토나가 그 대상이다. 미들블로커 시마무라 하루세, 오가와 에리나, 야마다 니치카, 리베로 야마기시 아카네, 고지마 만나미가 함께 한다.
일본 역시 2024 파리올림픽 본선행을 목표로 세웠다. 특히 VNL 첫 경기인 한일전을 앞두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은 그동안 일본을 상대로 높이의 우위를 점한 바 있다. 상대의 탄탄한 조직력과 빠른 스피드에 맞불을 놓을 수 있었다. 한국 역시 베테랑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이 없는 첫 경기에서 일본을 만난다. 앞서 김희진은 “경험이 없고 어린 선수들이 이번 대표팀에 많기에 일본을 상대로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한일전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코트에서 하고 나오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일전은 오는 2일 오전 10시 펼쳐진다.
사진_일본배구협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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