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의 지오반니 구이데티 감독이 ‘세계 명장’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1972년생 구이데티 감독은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자랐고, 1994년 이탈리아 2부리그 팀 어시스턴트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 아드리아노 구이데티는 이탈리아 남자배구 감독이었고, 그의 작은 아버지는 이탈리아 여자배구 감독으로 지냈다. 가족의 영향을 받고 그도 같은 길을 걸었다.
유럽배구연맹(CEV)에 따르면 구이데티 감독은 “가족들이 스포츠를 좋아했고, 이탈리아 모데나에서는 축구보다 배구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후 이탈리아 최고의 팀으로 모데나가 등장한 이유다”며 “내 꿈도 프로배구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좋은 선수가 되기에는 키가 크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배구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18, 19살 때 아버지처럼 배구 지도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현재 구이데티 감독은 터키 여자배구리그 최강팀으로 꼽히는 바키프방크 사령탑이다. 2008년부터 바키프방크 지휘봉을 잡고 무수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에서만 2011, 2013, 2017, 2018년 정상에 올랐다. 3차례 준우승을 거두기도 했고, 두 번의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클럽선수권에서도 2014년 우승을 차지한 뒤 2018, 2019년 연속으로 챔피언이 됐고, 올해 이 대회에서도 정상에 등극했다. 대회 최초로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한 팀이 바키프방크다.
터키리그에서도 상위권에만 있었다. 2012-2013시즌 첫 우승 이후 2014, 2016, 2018, 2019, 2021년 우승 축포를 터뜨렸다.
이 가운데 2014년에는 73경기 연속 승리로 기네스 기록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이탈리아 이모코 발리 코넬리아노가 76연승을 질주하며 이 기록을 뛰어넘었다.
바키프방크에서도 구이데티 감독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 2024년까지 계약을 연장하기도 했다.
대표팀 지도 경험도 풍부하다. 2003년 불가리아 여자배구대표팀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 2014년까지는 독일 대표팀을 맡았다. 2015년에는 1년간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끈 뒤 2017년부터 터키 대표팀의 수장이 됐다. 가장 최근에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 8강에서 한국과 격돌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이 극적인 3-2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오른 바 있다.
CEV에 따르면 구이데티 감독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한다면 서로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면서 “내 코칭의 포인트는 하모니와 안정감이다. 팀원들을 같은 목표를 향해 하나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목표에 대한 의지를 갖고 함께 해야 좋은 결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매일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는 양치질을 하는 것처럼 일상이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구이데티 감독은 경기 중에도 열정이 넘친다. 신경질적인 반응도 거침이 없다. 이에 그는 “내 리더십은 열정을 기반으로 한다. 내 흥분, 열정, 분노, 야망 등을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난 그 순간에 내 정신과 마음, 영혼까지 모두 그 곳에 있기 때문이다”며 “난 이기는 것을 좋아한다. 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 화를 내기도 한다. 동시에 선수들을 포용해야 한다. 균형이 필요한 일이다. 또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구이데티 감독의 롤모델은 미국 여자배구대표팀의 사령탑인 카치 키랄리 감독이다. 어린 시절 구이데티의 방 벽에 키랄리 감독의 포스터가 등장할 정도였다. 그는 “나중에 키랄리 감독을 직접 만나서 무척 좋았다. 지금은 아주 친한 친구다”면서 “내가 존경하는 감독들이 많다. 그들에게 배울 점들이 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끝으로 구이데티 감독은 “난 아직 최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일 미소와 의지를 안고 훈련에 나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화려한 발자취에도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고 있는 구이데티 감독이다.
사진_C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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