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브만으로는 이기지 못한다.”
OK금융그룹을 이끈 일본 출신이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말이다. 작년 OK금융그룹 지휘봉을 잡고 강조한 ‘OK 배구’다.
OK금융그룹은 올 시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면서 3년 만에 봄배구 진출에 성공했다. OK금융그룹의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시즌 후반 레오 활용도를 높였고, 신호진-송희채가 가세하면서 경기력을 끌어 올렸다. 바야르사이한의 속공도 팀 안정에 기여했다.
결국 OK금융그룹은 현대캐피탈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세트 스코어 3-2 승, 정규리그 2위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연속 승리로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상대는 V-리그 최초로 4년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이었다.
OK금융그룹은 인천 원정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모두 패했지만, 안방에서 열린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가며 매서운 반격을 선보였다. 4, 5세트 상대 교체 선수들의 활약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4, 5세트를 내주면서 OK금융그룹의 봄배구가 막을 내렸다.
오기노 감독은 올 시즌 내내 강서브가 아닌 범실 없는 서브 그리고 범실 없는 공격을 강조했다. 서브 범실로 쉽게 득점을 내주지 않고, 준비한 블로킹-디그 시스템을 토대로 반격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오기노 감독은 지난 2일 시즌 마침표를 찍은 뒤 “챔피언결정전까지 온 것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기 때문이다. 진 것은 내 책임이다. 긴 시즌 동안 다들 감사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서브, 공격에 대해 “서브는 코스로 때리는 연습을 매일 했다. 강서브만으로는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 팀은 사이드아웃 성공률이 낮아서 서브 미스를 하면 점수를 두 배로 줄 수 있다”면서 “공격 미스도 줄었다. 매일 연습한 결과 수정이 됐다. 실점이 줄었고, OK 배구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힘줘 말했다.
OK금융그룹의 역대 세 번째 사령탑인 오기노 감독은 1988년부터 2010년까지 일본 프로배구 산토리 선버즈에서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고,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과 2008 베이징올림픽 등에 출격하면서 국가대표로도 존재감을 알린 바 있다. 현역 은퇴 후에는 2010~2012, 2017~2019년 산토리 감독을 역임했다.
선임 당시 OK금융그룹은 “오기노 감독은 한국과 라이벌 관계였던 일본 국가대표 경험자로서 한국의 플레이 방식과 경기력에 대한 높은 이해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땅을 밟은 오기노 감독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셈이다. 그는 한 시즌 만에 선수들에게 새로운 스타일의 배구를 입히려고 노력했다. 그는 “한국 배구 1년차다. 오늘까지도 한국배구 공부를 해왔다. 새로운 시스템에서 선수들이 배구를 했다. 이러한 배구도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미스를 쉽게 주면 안된다. 연습을 통해서 바꾸려고 했다. 기본에 한국 V-리그 팀들과는 다른 배구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를 유지하면서 수정할 부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모든 선수들이 성장을 잘 해줬다. 다들 열심히 따라왔다. 오늘 나온 선수들은 물론 엔트리에 들어온 선수들, 그렇지 못한 선수들까지 같은 매뉴얼로 연습을 한다. 모든 선수들에게 같은 것을 전달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후보 선수들이 기량이 올라와야 스타팅 멤버들 기량도 올라올 수 있다. 원 팀으로 모든 선수들이 성장했고 실력이 발휘된 시즌이었다”며 한 시즌을 돌아왔다.
이어 “마지막으로 대한항공의 4연패 축하한다. 올 시즌 감사했다”고 말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오기노 감독과 손을 잡고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가오는 오기노 감독의 두 번째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사진_더스파이크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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