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트까지 이어진 치열한 승부, 한국이 9년 만에 다시 한번 올림픽 4강 무대를 밟았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 터키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했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번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터키는 여자배구 첫 4강 진출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연경과 서브가 만들어낸 승리였다. 김연경은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8점을 기록했다. 5세트 막판 연이은 다이렉트 득점과 경기를 마무리하는 득점까지 그의 손에서 나왔다. 여기에 2세트와 5세트에는 날카로운 서브가 터키 리시브를 흔들었다. 특히 5세트 박은진 서브 타임 때 연속 다이렉트 득점으로 한국은 흐름을 가져왔다. 여기에 박정아가 16점, 양효진이 11점을 보탰다. 터키에서는 메르엠 보즈가 24점으로 분전했다.
한국은 1세트 초반 김연경 후위 로테이션에서 공격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끌려갔다. 3-7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한국은 유효 블로킹을 만들면서 반격을 노렸다. 서브 위력이 살아났고 김연경이 전위로 돌아와 연속 득점을 올리면서 9-9 동점에 이르렀다. 터키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중앙을 계속해서 파고들었고 빈 곳을 노리는 노련한 공격으로 득점을 올리며 격차를 더 벌렸다. 김희진이 좀처럼 터지지 않자 한국은 김희진 대신 이소영을 투입했다.
양효진이 상대 속공을 블로킹으로 잡아내기도 했지만 쉽지 않은 추격전이었다. 이소영 투입으로 낮아진 블로킹을 공략당했고 미들블로커를 활용한 공격 역시 상대 블로킹에 가로막혔다. 한국은 에브라르 카라쿠르트에게 서브 에이스를 허용하며 1세트를 내줬다.
1세트를 내준 한국은 2세트 초반 상대 리시브를 흔들면서 앞서나갔다. 여기에 양효진의 두 차례 블로킹이 터졌고 김연경도 에르뎀 이동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12-6으로 격차를 벌렸다. 염혜선 서브 타임에는 연이어 효과적인 서브가 들어가면서 10점차 리드를 잡기도 했다. 보즈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양효진 블로킹으로 상대 흐름을 끊었고 박정아 활약이 더해져 여유로운 격차를 유지했다. 세트 후반에는 김연경이 해결사 면모를 보여주면서 한국이 세트 스코어 1-1을 만들었다.
한국이 3세트 초반까지 기세를 이어갔다. 서브가 3세트에도 효과적으로 들어갔고 터키 범실이 계속되며 5-1로 앞섰다. 한국은 앞선 세트보다 초반 양효진 활용도를 높인 가운데 터키도 2세트와 달리 곧장 추격에 나서며 격차를 좁혔다. 양효진을 활용하며 근소한 리드를 유지하던 한국은 김희진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히며 15-15 동점을 허용했다. 세트 후반은 한 점씩 주고받는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세트 막판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승부는 듀스로 흘러갔다. 한국은 정지윤 득점으로 24-22로 앞섰다. 이후 플레이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고 24-24가 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있었다. 듀스 끝에 한국에서는 박정아가 다시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마지막 득점을 책임지며 박정아가 한국에 3세트를 안겼다.
4세트 초반 박정아를 공략하는 터키 서브가 효과적으로 들어왔다. 여기에 다시 한번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오면서 김연경은 항의 과정에서 레드카드를 받기도 했다. 한국은 박정아 대신 이소영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한국은 선수 교체를 통해 조금씩 추격에 나섰다. 터키 리시브가 조금씩 흔들리면서 한국은 12-14까지 점수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2점차에서 그 이상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공격이 막히기 시작하며 다시 점수차는 벌어졌다. 이동 공격 빈도를 높이면서 다양한 공격으로 상대를 공략하고자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승부는 5세트로 향했다.
한국은 5세트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김수지 대신 박은진이 합류했다. 세트 초반 팽팽한 흐름 속에 터키가 앞서나갔다. 투그바 세뇨글루 공격을 막지 못했고 블로킹 견제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3-6으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한국은 다시 서브를 바탕으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고 상대 범실과 박정아 득점을 묶어 7-7 동점을 만들었다.
세트 후반 박은진 서브가 빛났다. 점수를 주고받는 공방전 속에 박은진 서브가 연이어 상대 리시브를 흔들면서 13-10으로 격차를 벌렸다. 마무리는 김연경이었다. 14-13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김연경이 마지막 득점을 올리면서 한국이 4강에 올랐다.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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