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완파한 이탈리아 결승행...폴란드와 우승컵 놓고 격돌[男세계선수권]

김희수 / 기사승인 : 2022-09-11 11:50:2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자그마치 24년 만이다. 이탈리아가 실로 오랜만에 세계선수권 결승에 올랐다. 슬로베니아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지만, 이탈리아는 시종일관 한 수 위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11일에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이탈리아가 슬로베니아를 세트 스코어 3-0(25-21, 25-22, 25-21)으로 제압했다. 우승을 차지했던 1998년 이후 24년 만에 결승에 오른 이탈리아는 개최국 폴란드와 우승 트로피를 두고 맞붙는다. 리베로 파비오 발라소가 안정적인 리셉션으로 팀을 지탱했고, 유리 로마노와 다니엘레 라비아가 공격에서 날아올랐다. 슬로베니아는 선발 출전한 아포짓 톤첵 스턴이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며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1, 3세트 초반 주도권을 쉽게 내준 것도 패배의 주된 원인이었다.

1세트 초반, 슬로베니아는 경기력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다. 시모네 지아넬리의 서브 타임에 무려 1-7까지 뒤지면서 어려운 초반을 보냈다. 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린 슬로베니아는 얀 코자메르닉의 효과적인 서브와 클레멘 체불의 공수 활약을 토대로 7-8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이후 중반 양상은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미켈레토-로마노 듀오와 슬로베니아의 체불-틴 우르나트 듀오의 화력전으로 흘러갔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는 슬로베니아보다 효과적인 블로킹을 구사하면서 2~3점의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시모네 안자니의 속공과 로마노의 블로킹으로 19-14까지 앞서나갔다. 질세라 슬로베니아도 알렌 파옌크의 속공으로 반격에 나섰고, 이탈리아의 범실까지 겹치면서 점수 차는 17-20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지아넬리가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세트 후반부를 차근차근 풀어갔다. 지아넬리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싱글 핸드 토스와 패스 페인트도 선보이며 마음껏 기량을 펼쳤다. 슬로베니아는 우르나트가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탈리아가 25-21로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는 1세트보다 치열한 초반이 전개됐다. 이탈리아는 라비아를 앞세워 공세를 펼쳤고, 슬로베니아는 1세트보다 효과적인 블로킹으로 방어에 나섰다. 코자메르닉이 지안루카 갈라시의 속공을 막아내며 5-6을 만드는 장면은 1세트와 달라진 슬로베니아의 블로킹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슬로베니아는 체불의 득점으로 9-9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양 팀의 치열한 랠리가 전개됐다. 이탈리아가 1점 도망가면, 슬로베니아가 바로 뒤쫓았다.

팽팽한 경기에 균열을 일으킨 건 라비아였다. 라비아는 이탈리아가 14-12로 앞선 상황에서 재치 있는 공격으로 리드를 3점 차로 벌렸다. 기세가 오른 이탈리아는 다소 부진하던 갈라시까지 공격에 가담하면서 공격 옵션을 다양화했다. 슬로베니아도 강한 서브를 바탕으로 반격했지만, 이탈리아는 좀처럼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발라소가 서브 리시브와 디그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이탈리아는 라비아와 로마노의 화력을 앞세워 24-20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다. 슬로베니아는 록 모지치의 공격과 사소 스탈레카의 블로킹으로 맹추격했지만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모지치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이탈리아가 2세트 역시 25-22로 가져갔다.



3세트 역시 이탈리아가 기분 좋게 출발했다. 로마노가 체불의 공격을 완벽하게 가로막으며 2-0을 만들었다. 안자니의 블로킹과 슬로베니아의 범실까지 겹치면서, 점수 차는 순식간에 5-0까지 벌어졌다. 슬로베니아는 모지치를 앞세워 점수 차를 점점 줄여갔다. 이 시점에서 지아넬리의 볼 분배가 다소 단조로워지면서 슬로베니아의 수비에 걸리기 시작했고, 체불의 공격까지 터지며 슬로베니아가 8-9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이탈리아는 1세트에 이어 또 한 번 지아넬리의 서브 타임에 연속 득점을 올렸다. 12-10에서 서브 라인에 선 지아넬리는 서브는 물론 토스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3연속 서브를 구사했다.

이탈리아의 무난한 흐름으로 흘러가던 경기는 슬로베니아의 블로킹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슬로베니아의 블로커들은 14-16으로 뒤진 상황에서 2연속 블로킹을 터뜨리며 16-16 동점을 만들었다. 쫓기는 입장이 된 이탈리아는 지아넬리가 심판 판정에 지나치게 항의하는 등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흔들리는 이탈리아를 지탱한 선수는 로마노였다. 로마노는 18-17 이탈리아의 아슬아슬한 리드에서 112.5km짜리 폭발적인 스파이크를 구사하며 사기를 끌어올렸다. 뒤이어 미켈레토도 쓰리 블록을 뚫는 공격을 성공시키며 이탈리아가 20점에 선착했다. 승기를 잡은 이탈리아는 라비아의 파이프와 오픈으로 24-20 매치 포인트까지 곧바로 내달렸다. 마침표는 로마노가 찍었다. 호쾌한 스파이크로 25점째를 뽑아냈다. 이탈리아의 25-21 승리였다.

사진_FIVB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